“철옹성 삼성 왕국 베일 벗겨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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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삼성그룹을 향해 칼들었다”

검찰이 드디어 삼성 일가(一家)를 향해 제대로 칼날을 뽑아 들었다.

지난 22일 삼성 에버랜드 지분 변칙상속과 과련 배임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허태학 전 에버랜드 사장(현 삼성 석유화학 사장) 및 박노빈 에버랜드 전 상무(현 에버랜드 사장)에 대한 서울 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재판장 이현승 부장판사) 심리 첫 공판에서 검찰 측은 예상보다 강도 높은 주장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 처남매부지간인 이건희 회장과 홍석현 회장간의 ‘수상한 거래’가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즉 검찰은 “전환사채(CB) 변칙 발행을 통해 에버랜드 그룹의 최대주주가 중앙일보(회장 홍석현)에서 이재용 씨를 포함한 이건희 회장의 4남매에게 넘어간 것은 사전에 계획된 시나리오로 보여진다”며 “삼성 이건희 회장이 중앙일보의 지분을 넘겨주면서 얻어낸 대가성 거래로 보여진다”는 주장을 강력히 제기한 것.

즉 “이건희 회장이 본인 소유의 중앙일보 지분을 처남인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에게 넘겨주는 방식을 취해 결국 중앙일보가 에버랜드의 전환사채(CB) 인수를 포기함으로써 이재용 씨가 최대주주로 등극하는 것이 가능했다”는게 검찰 측의 의혹제기다.

사실 에버랜드 전환사채 관련 수사는 하마터면 지난해 말부로 공소시효가 끝날 수도 있는 사안이었다. 지난 96년 경 이뤄진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이용 증여행위에 대해 업무상 배임혐의를 적용할 경우 배임에 따른 이득액이 50억원 미만이면 공소시효(7년)가 마무리되게 되어 있어 ‘검찰’이 철옹성과도 같은 ‘삼성그룹’을 향해 칼날을 들이댈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은 예상을 뒤엎고 지난해 12월 서울 지검 특수2부가 ‘삼성 에버랜드 CB 저가발행 고발사건’과 관련해 이를 ‘삼성 이건희 회장 자녀들에 대한 ‘CB 배정이 불법’이라고 규정하고, 지난 96년 당시 CB(전환사채) 발행을 담당했던 허태학 삼성석유화학 사장(전 에버랜드 사장)과 박노빈 현 에버랜드 사장(전 상무)을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함에 따라 공소시효가 10년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삼성그룹 내부적으로도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었고, 삼성 이건희 회장 일가를 포함 ‘전환사채 편법 저가발행’ 의혹을 받고 있는 관계 계열사 또한 검찰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던 것이다.

<특별취재팀> www.sundayjournalusa.com

에버랜드 최대주주 중앙일보에서
이건희 회장 4남매로 이전
“사전에 계획된 시나리오” 대가성 거래의혹

이건희 회장 소유 중앙일보 지분
처남 홍석현 회장에게 넘겨주는 조건으로
에버랜드 전환사채 인수 포기












▲ 좌측부터 장남 재용, 장녀 부진, 차녀 서현, 3녀 윤형.

검찰의 움직임이 확연히 달라졌다. 지난 2000년 6월 곽노현 한국 방송대 교수 등 법학교수 43명이 “삼성 이건희 회장이 에버랜드 CB를 저가에 발행, 장남인 이재용 씨 등 본인의 4남매에게 넘겨주는 방식으로 편법 증여했다”며 이 회장 등을 고발한 사건에 대해 3년이 넘도록 수사가 지지 부진함에 따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이를 끊임없이 문제 삼아오더니 마침내 네티즌들을 비롯한 많은 국민들이 ‘엄정수사’를 촉구하는 등 비판여론이 드세졌다.

이러한 비판여론을 의식했는지 검찰은 지난해부터 수사착수의 움직임을 내비치더니 마침내 공소시효(7년) 만료를 코 앞에 두고 전격적으로 칼날을 빼어 든 것.

아무튼 지난해 12월 전격적으로 에버랜드 전환사채 관련수사에 있어 검찰은 예상을 깨고 허태학 삼성 석유화학 사장(전 에버랜드 사장)과 박노빈 현 에버랜드 사장(전 에버랜드 상무)을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강수를 둠으로써 공소시효가 7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난 것은 엄청난 사건이었다. 즉 공소시효가 끝남에 따라 잊혀질 수 있는 고발사건에 대해 검찰이 3년이라는 시간을 버는 셈이 되어버려 ‘본격수사 불가피’라는 초강수를 선택한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22일 마침내 허태학 전 에버랜드 사장에 대한 첫 심리 공판이 열렸던 것이다.

검찰,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배정은 상속을 위한
준비된 시나리오극”


우선 검찰 측은 불구속 기소한 허태학 전 에버랜드 사장 및 박노빈 전 상무의 첫 심리 공판에서 “다른 주주들이 고의로 전환사채(CB) 인수에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재용 남매와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에게 각각 에버랜드 CB와 중앙일보 CB를 배정해 이들이 각각 회사의 지배권을 획득하는 것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검찰은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에버랜드와 중앙일보의 CB 발행 시기가 비슷한 시기이고 또한 발행 조건이 매우 흡사하며 이들 두 회사의 전환사채 인수자격이 있는 대주주들 가운데 제일제당(CJ 이재현 회장)만이 두 회사의 CB 발행에 참여한 정황 등이 명확치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 같은 검찰의 주장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다른 계열사들은 전환사채 인수자격을 포기한 채 실권주 처리를 함으로써 이건희 회장의 4남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CJ의 경우 삼성그룹의 지배회사 격인 에버랜드 및 중앙일보 CB 인수에 유독 참여했던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CJ 이재현 회장이 故 이병철 회장의 장손이라는 점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故 이병철 회장의 장손인 CJ 이재현 회장은 논란의 소지가 있는 ‘에버랜드 전환사채’ 지분을 원가에 되팔아 환원시킴으로써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4남매와 대비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병철 회장은 생전에 자신의 뜻을 거스른 장남 맹희 씨와 차남 창희 씨가 아닌 3남 이건희 회장에게 그룹대권을 넘겨주었으나 장손인 이재현 씨만큼은 끔찍이 아꼈다는 일화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즉 ‘상속’에 있어 장손 이재현 회장을 배제할 수 없어 계열사 중 CJ만이 혜택을 보았다는 것으로 보여진다는 것이다. 할아버지 ‘이병철 회장’을 쏙 빼 닮았다는 평을 듣는 CJ 이재현 회장은 이와 관련 중대한 결정을 내림으로써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6월26일 CJ(제일제당, 이재현 회장)는 과거 96년 12월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B) 2억 9천 2백만원을 이재현 회장이 매수하여 97년 주식3만8천23주(1.52%)로 전환해 보유해 온 사실과 관련하여 이재현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전량을 최초 매입 가격인 7,700원에 에버랜드에 되팔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편법상속 의혹을 받고 있는 문제의 주식들을 원 위치화 시켰던 것이다.

이 같은 이재현 회장의 결정에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 또한 CJ(주)와 이재현 회장이 ‘업무상 배임 및 변칙증여 의혹’에 대해 해당 CB를 전량 반환함으로써 문제의 소지를 신속하게 제거한 점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었다. 바로 대한민국 최고기업 삼성그룹의 미래를 이끌 3대 후계자들의 ‘대처’가 대비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검찰, ‘이재용 상무 에버랜드
CB 인수자금 문제점 많다”
















▲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씨의 남동생이기도 한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이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상속 의혹과 관련 ‘수상한 거래의혹’에 휩싸였다.

다시 지난 22일 열린 에버랜드 편법상속 관련 첫 심리공판으로 돌아가 보자.

검찰은 삼성의 에버랜드 주식 편법 증여사건에 연루돼 불구속 기소된 에버랜드 사장 허태학 삼성석유 사장과 당시 상무인 박노빈 에버랜드 사장에 대한 재판에서 “다른 주주들이 고의로 CB 인수에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용 씨 남매와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에게 각각 에버랜드 CB와 중앙일보 CB를 배정함으로써 이들이 각각 에버랜드와 중앙일보의 지배권을 획득하게 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검찰은 이런 의혹의 정황으로 “에버랜드와 중앙일보의 CB 발행시기가 각각 96년 12월과 10월로 두 달 남짓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점, 이건희 회장이 포기한 에버랜드 CB 인수분과 이후 홍석현 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포기로 취득한 중앙일보 CB 등의 발행가액이 유사한 점을 들어 두 사람간의 거래가 아니냐”며 따져 물었던 것이다.

검찰에 의하면 “에버랜드 주주들을 상대로 한 CB 발행에서 당시 최대주주였던 중앙일보는 48억 여 원에 달하는 인수권이 있었으나 이를 포기했고, 두 달 전에는 중앙일보 CB발행시 최대주주였던 이건희 회장이 인수권을 포기했었다. 이 같은 일이 있은 후 이건희 회장은 지난 98년 홍석현 회장이 회장직에 있었던 보광 그룹에 중앙일보 주식 52만 여주를 무상증자 했고, 바로 이 무상증여한 금액을 합치면 47억 8000 여 만원에 달하는데 이는 홍 회장이 포기한 에버랜드 CB 인수 가능액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해 불구속 기소된 허태학 씨와 박노빈 씨는 “생각해보지 않아 모르는 일이다”라고 밝히기는 했으나, 검찰이 어느 정도 증거를 확보하고 추궁하는 인상이 엿보였다.











▲ 삼성전자 이재용 상무.

이날 공판에서는 삼성가 황태자 이재용 상무의 에버랜드 전환사채 인수자금과 관련해 ‘조성경위’를 놓고 공방전이 벌어졌다. 검찰조사 결과 이재용 씨가 삼성 에버랜드의 전환사채(CB)를 구입하는 데 사용한 인수자금은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이재용 씨에게 수백억의 시세차익을 안겨주는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조성된 것으로 어느 정도 드러난 것이다.

검찰은 “재용 씨가 이 회장에게서 증여받았던 돈으로 에스원, 삼성 엔지니어링, 제일기획 등 삼성그룹 계열사 주식과 CB 등을 저가에 매입한 뒤 해당 회사의 주식이 상장되면 되파는 수법으로 많게는 본인 취득가의 10배에 이르는 수백억 원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며 “바로 이러한 돈으로 에버랜드의 전환사채를 인수할 자금을 마련했다”고 밝힌 것이다.

이어 검찰은 “에버랜드 전환사채도 조만간 상장을 예상해 시세 차익을 남겨주기 위해 재용 씨에게 매매한 것이다”라며 “이는 교묘하게 상속세를 내지 않고 삼성 에버랜드의 경영권을 넘겨주기 위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검찰은 먼저 근거로 “이재용 씨가 에버랜드로부터 에스원 비상장 주식 9만여 주를 주당 1만9천원에 사들인 뒤, 96년 1월 되팔아 279억원의 시세차익을 냈다”고 밝혔다. 또 “이 자금으로 에버랜드에서 배정받은 전환사채를 구입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고 이어 “이재용 씨는 95년 4월 이건희 회장이 준 돈으로 삼성 엔지니어링 비상장 주식 47만 여 주를 사서 263억원의 차익을 냈고, 96년 3월에는 제일기획 전환사채를 배정 받음으로써 약 141억원의 이득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이 같은 주장에 에버랜드 허태수, 박노빈 당시 두 전직임원들은 “상속세법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다. 당시 전환사채는 에버랜드의 적자경영을 벗어나 장기적 투자계획에 따라 투자자금을 확보할 목적으로 발행한 것이다. 그런데 실권이 발생해 이재용 씨 등이 인수하게 된 것 뿐이다”라고 해명하기에 급급했다.

이번 심리공판의 의미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배정 및 불법상속 의혹. 이러한 의혹을 지난 2000년 처음으로 제기한 43명의 한국 법학교수들의 합동고발부터 심상치가 않았다. ‘삼성그룹’이라는 대한민국 최고기업의 편법상속 의혹에 대해 일선 법학교수들이 적극 그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던 것이다.

결국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김상조)를 비롯 시민단체들은 “에버랜드의 기존주주들이 주식을 취득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전환사채를 발행해 실권을 의도적으로 유도하고, 이건희 회장의 장남 재용 씨 등에게 전환사채를 넘긴 것은 그룹 차원의 사전기획에 따른 것임을 뜻한다”며 “전환사채 발행 외에 다른 자금조달 수단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었는지, 다른 자금조달 수단을 찾기 위한 노력을 충실히 했는지를 엄정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촉구해 왔던 것이다.

삼성가 황태자 이재용 상무는 전환사채를 인수해 에버랜드의 대주주가 된 직후 에버랜드가 지난 97년과 98년 두 차례에 걸쳐 삼성생명 주식 3백 87만주를 인수함에 따라 [이재용→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다른 계열사]로 이어지는 삼성의 지배구조를 확보함으로써 삼성그룹을 이끌 후계자로 낙점 받았다. 이는 이재용 씨 등 삼성 이건희 회장의 자녀 4남매가 약 96억원의 에버랜드 전환사채 인수금을 납입하고 그 해 주식으로 모두 전환함으로써 한국 재계 1위인 삼성 그룹의 후계 경영구도 및 상속문제를 해결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번 첫 심리공판을 통해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문제를 대대적으로 짚고 넘어갈 인상을 풍겼다. 삼성그룹 내부도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및 소액주주들의 반발 뿐만 아니라 검찰의 이러한 ‘강공책’을 적잖이 우려하고 있는 눈치다. 검찰이 CB 저가발행을 통해 변칙 상속을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이재용 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하는 방안까지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혹 있을 지도 모를 ‘이건희 회장 및 이재용 상무의 소환’을 놓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검찰 VS 삼성’ 맞대결 구도 속에 과연 대한민국 법원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초미의 관심사다. 과연 이 사건을 배정 받은 서울 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이현승 부장 판사)의 판결이 무엇일지 그 결과에 세인들의 관심이 점차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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