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사회 역사 유물이 훼손되고 있다
관련기관·단체 등 소장유물 목록 대장도 없고 분실자료 파악조차 못해
LA 한인 이민사회의 역사유물들이 제대로 보존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한인이민사의 유물들이 보관이나 소장되어 있는 대표적인 곳은 한미박물관, 국민회관, 동지회관, 흥사단, 라디오코리아 도산홀 등이다. 그러나 이들 중 어느 한 곳도 유물이나 사료들을 제대로 보관·보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 한심한 것은 이들 중 대부분 기관,단체들은 자신들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들의 목록대장 조차 구비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어떤 자료가 있었는지 또는 무슨 자료가 없어졌는지도 모를 형편이다.
이들 기관 단체들이 보관 내지 소장했던 유물들은 단순히 그들 기관, 단체의 지엽적인 사료가 아니라 미주한인 이민사에서 중요한 사료들이다. 이같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기관, 단체들이 자신들에게 부여된 사명을 망각하고 있어 책임추궁이 요구되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사료보존에 대해 한인대학생들이 한국과 미국 관계 당국에 시정을 건의하는 서명작업도 벌여 주목 되고 있다.
성진<취재부 기자> [email protected]
한미 박물관 「최소한의 행정체제도 없어 우왕좌왕… 소장자료 몇차례 이사중에 분실」 국민 동지회 「이해 관계자들이 알력으로 방치현상… 사료 불법반출 보존파악 불가능」 한인 대학생들 「불법 반출 사료 반환 서명작업 돌입… 도산 외손자 필립 커디씨 사료보존 실태 대책위원회 구성 특히 최근 2년간은 2차에 걸처 동포사회로부터 25만 달러에 이르는 성금을 거두었으나 그 용도가 아리송 하기만 하다. 모금만 하고서는 깜깜 무소식이다. 모금파티에서는 화려한 계획들을 밝히곤 했으나 결과보고가 없었다. 우선 한미박물관은 관장이 공석인채 수개월이 지나고 있는데도 이사회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이 박물관은 코리아타운 100년을 조명하는 전시회 준비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물관을 운영하기 위해 최소한의 행정체계는 갖추어야 하는데도 손을 놓고 있다. 한미박물관은 지난동안 이민사회의 귀중한 사료들을 어느 정도 소장해왔다. 최근 박물관의 한 관계자는 “소장됐던 많은 자료들이 분실된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미박물관이 현재의 KOA 빌딩으로 오기까지 몇 차례 사무실을 옮기는 과정이 있었다. 이전을 하드라도 박물관 소장 재산대장 등을 제대로 구비했더라면 최소한 소장자료의 분실에 대한 조치를 강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같은 현실은 매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한미박물관을 믿고 귀중한 자료들을 기증했다. 만약 이들이 기증한 자료들의 관리에 대해서 묻는다면 한미박물관측은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한미박물관의 이사들 중에는 부동산 거부로 알려진 데이빗 리 제미슨 프로퍼티 대표, 홍명기 밝은미래재단 이사장, 장재민 한국일보미주본사회장 등이 포함되어 있다. 미주류사회에서도 건축설계가로 인정을 받는 박기서 이사장은 지난 2002년부터 한미박물관을 책임맡아 오고 있으나 별다른 리더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909년 2월 1일 창립된 대한인국민회의 본부건물인 국민회관은 수년동안 방치됐다가 지난해 12월9일 복원되어 지금은 ‘국민회관 기념관’으로 불리고 있다. 이 건물에는 미주한인 이민 한세기의 역사적 유물이 다른 어떤 기관, 단체보다도 가장 많이 보존되어 왔었다. 그러나 건물 소유주인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측과 과거 이 건물에서 신문을 발행했던 金운하씨측이 사료 관리를 억망으로 해서 많은 손실을 가져왔다. 특히 金운하씨는 국민회관 사료중 일부를 서울의 도산기념사업회에 기증하는 과정에서 불법반출 의혹을 받고 있는 현실이다. 일차적으로 건물 소유주인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측은 한인이민사의 핵심적인 유물들에 대해 수년동안 방치해 이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가 없다. 현재 국민회관의 사료들도 오랜 세월을 지나오면서 손상이 되고 있는데 여기에도 사료목록대장이 없다. 미주한인 독립운동사에서 국민회와 한 축을 이루고 있는 동지회관에도 많은 역사적 유물이 보존되어 있었으나 관리가 부실해 이제는 남아 있는 유물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동지회는 이승만 박사가 주도해 조직한 단체인데 수년전부터 회관에 종교단체가 이주하면서부터 문제가 발생해 법정소송까지 벌이는 과정에서 회관에 비치된 사료들의 보존에 신경을 쓰지 않아 대부분 손실이나 분실로 현재는 중요한 자료는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흥사단(미주위원장 백영중, LA위원장 송재승)은 도산 안창호가 창립한 수양단체로 원래 많은 자료가 보존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80년대 한국의 독립기념관으로 많은 사료들이 기증됐다. 그러나 일부 중요한 자료들은 남겨졌었다. 이러한 흥사단은 카타리나에 소재한 단소를 매각할 때 그나마 남겨진 중요한 사료들을 제대로 관리치 않아 분실됐다. 한 관계자는 흥사단 단소가 이사갈 때 모습에 대해서 “여기저기 서류들이 팽겨쳐저 있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흥사단은 국민회관이 복원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국민회관 기념관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힌바 있다. 흥사단 단소 자체 정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단체가 어떻게 국민회관을 운영하겠다고 나선 것에 한인사회가 어이없어 하고 있다. 현재 흥사단에도 사료 보존에 대한 자료목록이 비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지난 달 25일부터 28일까지 동부 예일대학교에서 개최된 미주한인학생지도자대회(KASCON)에 참가한 학생들은 국민회관에서 불법반출된 사료의 반환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이들은 대회 연사로 나온 도산 외손자 필립 커디(코리언헤리테이지재단 대표)씨로부터 국민회관 사료보존실태를 듣고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들 대책위원회는 앞으로 미국과 한국 등 관계 정부 당국과 단체들에게 국민회관 사료반환요구에 대한 협조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미주한인사회에 가장 중요한 유산인 이민사 유물들에 대한 보존 관리에 한인사회 각 단체나 뜻있는 사람들이 나서지 않는한 이 시간에도 귀중한 유산들은 썩어 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