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보도는 실종되고 「특종」 보도에만 열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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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 피플 영웅 전제용 선장 취재 과정서 한인언론들 추태

“왜들그래” 중앙일보 「특종 보도」
한국일보 「취재 특종」

월남 ‘보트피플’ 구조한 전제용(64) 선장의 미국방문은 연일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으며 이를 계기로 미국내 한인-베트남 친선무드도 고조되고 있다. 전 선장의 구조로 한국의 수용소에 있다가 나중 미국에 정착한 피터 누엔(60)씨가 생명의 은인인 전 선장을 미국에 초청해 한인과 베트남 커뮤니티는 물론 미국사회까지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985년 11월14일 당시 전 선장은 고려원양의 참치어선 ‘광명’호를 몰다가 중국해에 표류중인 ‘보트피플’ 96명을 구조했다. 회사측에서는 ‘보트피플을 발견하더라도 무시하라’는 지침이 내려졌으나 전 선장은 선원들과 토의를 거친 후 이들을 구조했다. 이 ‘보트피플’을 보고도 50척의 선박들이 지나쳤으나 51번째 나타난 전 선장의 배도 처음 이들을 지나쳤으나 10분 후에 전 선장의 지시로 구조에 나섰다. 부산항에 입항한 전 선장은 중앙정보부의 조사를 받았고 ‘보트피플’들은 임시수용소로 보내졌다. 전 선장은 ‘보트피플’에 대한 회사 방침을 어겼다는 이유로 퇴사 압력으로 선장 직을 잃었다. 구조된 ‘보트피플’들은 나중 미국,프랑스,캐나다 등지로 떠났다. 그로부터 ‘보트피플’들은 전 선장의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 미국에서 자리잡은 ‘보트피플’의 한사람인 피터 누엔은 간호사로 일하면서 자신들을 구해 준 한국인 선장을 잊지 않았다. 생전에 그를 다시 만나고 싶어 했던 피터 누엔은 병원동료인 한국인 金순자씨의 도움으로 전 선장의 소재를 찾는데 성공해 전 선장과 가족들을 미국에 초청했다. 전 선장의 미국방문을 계기로 전미국내 베트남 커뮤니티는 거족적인 환영무드에 젖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 베트남 커뮤니티의 준비에 비해 한인 커뮤니티의 비협조적인 자세가 문제점으로 떠 올랐다. 다인종사회에서 한인사회는 새로운 각오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요구되고 있다

제임스 최 <취재부기자>[email protected]

베트남 커뮤니티 대대적 환영행사 불구, 한인커뮤니티 형식치레만 급급

한국-중앙 취재권 다투며 소란
전선장 일행 당혹감 언론기피증
두 언론사 고질적 병폐 또 드러나


전제용 선장이 미국 LA공항에 지난 5일 도착하자마자 한인언론과 베트남언론 그리고 미주류 언론들의 취재경쟁에 돌입했다. 이들 취재진들은 전 선장 일행이 움직이는 곳 마다 따라 다녔다. 전 선장과 그를 초청한 피터 누엔씨는 그들만의 시간을 가질 수 없을 정도로 각계의 초청이 잇따랐다. 태평양을 건너온 전 선장 가족은 시차적응도 못한 채, 도착 이튿날 6일 코리아타운 방문, 언론사 방문 등을 포함해 저녁에는 다저스 구장에서 게임을 관람해 자정이 가까워서야 숙소인 오렌지카운티 가든 그로브 라마다 인에 올 정도로 강행군에 시달렸다. 특히 코리아타운 방문을 앞두고 한국일보와 중앙일보가 서로 취재권을 다투면서 소란을 피워 전 선장 일행 등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나중에 전 선장도 초청측인 베트남 사람들 보기에 민망했다고 했다.

이 같은 소동이 있은 후부터 전 선장은 물론 초청자인 피터 누엔씨 조차 한인언론 기피증에 빠지고 말았다. 그후 이들은 한인언론을 따돌리는데 신경을 곤두세웠다. 애초 전 선장 도착 당시에는 이들의 예정 스케쥴이 발표되곤 했으나 한인언론 소동 이후부터 언론에 전 선장 일행의 동정을 감추기에 급급했다. 전 선장 일행은 한국기자들만 보면 경직되기가 일쑤였다.
지난 8일에는 공식적으로 한-베트남 커뮤니티가 전 선장을 환영하는 환영행사가 ‘리틀 사이공’의 뉴 리젠시에서 열렸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장장 4시간 동안 진행된 환영행사에는 한-베트남 커뮤니티는 물론 미주류사회의 정치인들까지 대거 참석했다. 이날 약 700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룬 환영회에서 주인공인 전 선장은 ‘마땅히 할 일을 한 사람에게 베트남 사회가 뜨겁게 환대해 주어 감격스럽다’고 겸손하게 인사말을 했다. 전 선장이 통역을 통해 ‘25년 동안 어부생활 중 잘 한 일이 없었으나, 하느님의 은총으로 바다에서 베트남 사람들을 구하게 됐다’는 말과 함께 약 5분간 인사말을 하는 도중 간격마다 베트남인들은 매번 박수로 이에 화답할 정도로 전 선장의 인사말은 솔직하고 순수했다.

또 이날 ‘보트피플’의 피터 누엔씨는 인사말을 하면서 내내 격앙된 감정을 이기지 못한 채 재회의 기쁨을 토해냈다. 이날 미주류사회와 한인 및 베트남 커뮤니티 단체들이 전 선장의 용기있는 행동에 감사를 표하는 각종 결의문과 감사패들을 전달했으며 가든 그로브 시장은 ‘명예시민증’을 웨스트민스터시는 ‘기념열쇠’를 증정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의 공동 환영행사를 두고 뒷말도 많았다. 베트남 커뮤니티에서는 마음에서 울어나는 참여의식이 많았으나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름만 내기 좋아하는 행태가 여전했다고 한다. 이름이 날만한 행사에는 기부금도 내지만 그렇지 않으면 인색하다는 코리아타운의 작태가 이번 행사에도 여실히 나타났다는 것이다. 전 선장의 휴먼스토리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자 일부 전현직 단체장들을 포함해 타운 인사들이 행사에 관여해 언론에 생색을 내려 했다.

환영행사 내용 중 특히 예술공연에서 베트남 커뮤니티는 진심에서 울어나는 작품들을 준비했고 한인커뮤니티는 생색내는데 그쳐 크게 대조를 보였다. 베트남측의 공연내용은 전 선장의 행동을 추앙하며 감사하는 레퍼토리로 꾸몄다. ‘보트피플’을 주제로 무용극을 공연했으며 베트남 여인들이 한복을 입고나와 ‘아리랑’을 불렀다. 이들의 환영행사 공연의 모든 내용이 전 선장을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한인 커뮤니티가 준비한 것은 사물놀이나 부채춤 등 국악무용 등 일상적인 공연내용에 그쳤다.

이번 행사에는 오렌지카운티 한인단체들이 베트남 커뮤니티와 공동으로 환영행사를 준비하는 바람에 LA한인단체들은 철저하게 외면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일부 한인 예술단체들은 환영행사 참가를 놓고 상업적으로 참가비를 요구해 우정출연한 베트남 문화단체들과 좋은 대조를 보였다.

전 선장을 위한 통역에도 한인관계자들이 서로 맡으려고 했다. 통역을 맡게되면 자연언론에 나타나게 되기 때문이다. 이번 환영행사에 전 선장 통역을 맡은 한인관계자는 자신이 주인공이나 되는 것처럼 행동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또 통역내용에도 오류가 있었으며 전 선장이 하는 말을 그대로 전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가미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일반적으로 통역자는 주인공의 뒤에 있어야 하는데도 주빈들과 나란히 서서 마치 주인공 행세를 했다.

이번 전 선장의 스토리는 중앙일보가 처음으로 보도했다. 평소 베트남인들과 교류가 있던 한인 인사가 중앙일보에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종보도한 중앙일보는 한-베트남 공동환영행사를 단독 후원한다고 선전했다. 그러자 한국일보에서 주최측에 항의를 했다고 한다. 특종보도를 했다는 계기로 환영행사를 단독 후원한다고 나선 것도 어색했지만 그 것을 문제삼고 나선 것도 보기가 좋지 않았다. 이 같은 사정을 들은 베트남 커뮤니티가 한인사회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한편 처음 보도를 낙종한 한국일보는 피터 누엔씨의 수기를 입수 보도하면서 취재수완을 발휘했다. 그 후 한국일보는 다각적으로 취재를 벌여 6명의 취재진이 출동한 중앙일보 기사보다 질적으로 우수한 면모를 보였다. 한국과 중앙일보 기사에는 오류도 많았는데 중앙쪽이 더 심했다. 전 선장 일행이 아주관광의 무료관광을 떠날 예정이라고 보도한 것이 좋은 예였다. 환영행사가 열린 장소는 ‘리젠트 레스토랑’인데 중앙과 한국은 ‘리젠트 호텔’로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보도에 낙종 했으나 취재면에서 특종을 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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