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한인신문들, 전문성·정체성 부재로 한계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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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LA 한인 일간신문
부도설 「한국일보」… 푸대접 「한겨레」… 혼란성 「중앙일보」

아마추어 스타일 신문편집 기사 취재가 가장 큰 문제

LA지역의 한인 일간지들이 고민에 싸였다. 미주사회에 진보사상의 전파를 기치로 지난해 9월 선 보인 ‘한겨레 미주판’(발행인 이장희)에 대한 평가가 이곳과 본국에서 각각 다르게 나타나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서울의 한겨레측은 LA에서 한겨레가 제대로 대접 받지 못하고 있어 “철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주목이 되고 있다.

한편 전미주에 지사망을 지니고 있는 한국일보미주본사(회장 장재민)는 서울본사가 존폐위기에 다달아 이에 대한 파장을 헤처갈 대안 모색에 시달리고 있다. 만약 서울본사의 ‘한국일보’ 제호가 문을 닫을 경우 미주한국일보는 어느 신문 깃발을 달아야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경쟁지 중앙일보미주본사(사장 박인택)는 최근 본국지의 협력으로 일간스포츠지를 발행하고 있으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전전긍긍이다. 최근 LA지역의 한인신문 판도를 소개한다.

<특별취재팀> www.sundayjournalusa.com

각 신문마다 스포츠지 발간으로 승부수… 공멸 위기감
신문끼리 정도 벗어나 사사건건 쌈박질로 동포들 외면


서울의 한겨레와 제휴해 스포츠서울 USA가 발행하는 한겨레 미주판은 존재 의미에 대한 도전을 받고 있다. 지난달 서울의 한겨레 미주 시찰반은 LA코리아타운 신문 가판대에서 서성거렸다.

분명히 있어야 할 한겨레신문이 보이질 않았기 때문이다. 혹시나 해서 꺼내 본 스포츠서울USA판에서 속에 끼어 있는 한겨레를 보고 심한 굴욕감을 느꼈다. 한국에서는 당당히 “4대 일간지”로 평가 받는 한겨레가 스포츠 연예신문의 삽지로 끼워 무료로 배부되고 있다는 사실에 이들 시찰반은 말을 잇지 못했다. 그 동안 간간히 미주로부터 “한겨레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라는 제보를 받아 왔으나 실지로 현장을 보자 울화통이 터져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서울의 한겨레 노보가 최근 이 같은 사정을 그대로 보도했다. 지난 2일 발행된 한겨레 노보(전국언론노조 한겨레지부 발간)는 회사 쪽으로부터 출장 보고서를 받아 요약한 글을 실었다. 한겨레 최영선 경영기획실장은 스포츠서울 USA와의 계약 1주년을 맞은 지난달 11일 출국해 1주일 동안 현지조사를 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LA지역의 한인 인사들과 단체 관계자들로부터도 한겨레에 대한 여론을 광범위하게 청취했다. 수집된 정보는 기대 이하였다.

한겨레 노보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지에서는 한국일보와 중앙일보가 판촉을 강화하고 있는데다 최근 중앙일보가 일간스포츠를 별도 발행하기 시작했고 한국일보도 스포츠한국을 추가로 발행할 예정이어서 스포츠서울 USA 역시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라는 것.

보고서는 “(한겨레가) 보너스 섹션으로 삽지 배포됨으로써 독자적인 매체로서 미주 동포들에게 인식되기 어려운 실정”이며 “현재의 상태가 지속된다면 스포츠서울USA는 물론 한겨레도 장래의 희망을 찾을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겨레 노보는 또 “미주판 창간과 함께 꾸려진 취재 팀은 경력 2년차 여기자 한 명을 빼고는 전원이 퇴사했다”며 “이런 상황 때문에 한겨레의 미주 진출에 크게 기대를 걸었던 청년 단체나 노동상담소, 기타 우호적 인사들의 경우 한겨레에 대해 매우 실망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겨레는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는 한겨레의 브랜드와 정체성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스포츠서울USA측에 계약 내용의 변경을 요구했다. 한겨레는 구체적인 요구사항으로 △책임 데스크와 전담팀 확보 △보너스 섹션을 탈피한 독립배포 △미주판 신문과 편집 파일의 서울 본사 전송 등을 제시했다. 한겨레는 스포츠서울USA 쪽에 이 달 15일까지 답변을 보내줄 것을 요구해놓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스포츠서울USA 쪽은 “지난 10개월 동안 한겨레 미주판을 위해 80만 달러를 투자한 만큼 현 시점에서 철수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9월15일 창간한 한겨레 미주판이 미국 현지에서 한겨레의 브랜드와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 부진 등을 이유로 지난해 말부터 지면을 줄여 감면해 발행되고 있는 한겨레 미주판은 ‘스포츠서울USA’의 보너스 섹션 형태로 삽지 배달되고 어떤 때는 한겨레가 아닌 연합뉴스 기사가 주요기사로 실리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이 한겨레미주판이 제자리를 잡지 못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신문에 대한 전문성을 지닌 인력이 없다는 점이다. 가장 중요한 기자직에 전문 훈련을 받은 사람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신문편집에 있어서도 아마추어 스타일을 벗어 나지 못하고 있다. 한겨레 미주판 지면은 우선 특징이 없다. 본국기사와 미주기사가 복합되어 기사영역의 구분이 되어 있지 않다. 기사 작성에서도 해설기사나 본문기사 르포기사 등 구별이 없어 기본적인 문제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한겨레 미주판을 발행하는 스포츠서울 USA는 중앙일보에서 새로 일간스포츠를 발행함으로 최대 위협을 받고 있다. 일간스포츠는 일부 지역에서는 무료로 배포해 현재 유료, 무료를 병합하고 있는데 독자들에게 혼란성을 주고 있다.

과거 한국일보에서 각광을 받아오던 일간스포츠를 중앙일보가 투자제휴로 미주에서도 중앙일보가 발간하고 있다. 그러나 미주에서 재편집하는 과정에서 스포츠와 연예면을 다루는데 미비점이 노출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일간스포츠를 지휘하는 경영진측에서 시대감각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서도 전문 프로페셔널리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근 중앙일보 미주판도 기자들의 이직이 심하고 일간스포츠 주간중앙 월간중앙 미주판 등에 인원이 분산되어 미주판 편집진의 약화를 가져와 취재능력에 공백이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데스크 진용이 약해 일선 기자들의 취재능력의 한계를 보여 주고 있다. 최근의 전제용 선장 관련사항의 취재가 좋은 본보기이다. 전제용 씨 동정을 두고 일정안내 등을 확인도 하지 않고 남의 말만 듣고 써내려 갔다. 그리고 가끔 중앙일보의 다른 기사들도 출처가 불분명해 소설 같은 기사가 종종 나타나 신뢰감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렇게 되면 기사가 선정성으로 흐르게 된다.

한편 한국정부의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흘러 나온 신문관련 문건이 파장을 낳고 있다.

이 위원회의 한 관계자가 작성한 보고서는 각 신문사별 생존가능성과 관련, “종교계의 지원을 받는 국민일보와 세계일보, 현대의 지원을 받는 문화일보는 생존하지만 경영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한국-경향-한겨레-서울신문은 회생이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같은 신문사 이름 거명은 객관적 사실 여부를 떠나 최근 한국일보가 창사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하면서 마이너 신문들의 위기감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부처를 통해 나왔다는 점에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한국일보의 존폐 위기 상황은 최근 본국의 대부분 언론이 이를 취급해 일부에서만 알려졌던 한국일보의 심각성이 국민들에게 알려지고 있다.

이번 4개지 부도위기설에 가장 충격을 받은 신문사는 한겨레였다.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구애를 받고 있다고 알려지기도 해서 새로운 재기를 꿈꾸는 한겨레로서는 이번 공정위원회 문건은 치명타라고 볼 수 있다. 우선 이들 4개사에 대한 광고가 줄어 들고 있으며 덩달아 신뢰도 마저 잃어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물의를 일으킨 ‘신문시장 문건’ 파문과 관련, 4일 문건을 작성한 신문고시 담당 박 모 사무관을 포함한 관련자 3명을 문책했다고 한다. 공정위는 박 사무관에 대해 국가공무원법상 기밀을 누설한 책임을 물어 본부에 대기 발령시키고 담당 과장과 국장은 관리감독상의 책임을 물어 주의를 촉구했다.

한편 한국일보서울본사의 장재구 회장은 7월말 부분 증자 약속을 지키지 않은 데다 현재까지 7월 임금도 일부만 지급해 회사에 대한 사원들의 불만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기자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위원장 고재학)는 임금미지급과 관련해 민·형사상 소송절차에 들어가는 한편, 미주한국일보 제작편의를 위해 그 동안 앞당겨왔던 마감시간도 정상화 했다.
이 바람에 한국일보 미주 본사도 바빠지게 됐다. 또 지난달 27일부터 사옥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한 전국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위원장 전민수)도 노조 비상대책위원회를 투쟁대책위원회로 전환한 가운데 2일 “회사 경영정상화를 위한 목숨 건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장기 근속자들을 중심으로 한 탈출러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일보 임종호 인사부장은 2일 현재 51명의 사원들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미 사표를 제출했던 박진열 편집국장도 3일 또 한번 사의를 표명하고 한 때 잠적해 여러 소문을 낳기도 했다. 여기에 자택에서 투신자살한 이병규 논설위원 사건의 후유증도 계속 되고 있다.

한국일보는 지난 2002년 9월 연내 500억원 출자를 전제로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약정(MOU)을 체결한 바 있다. 장재구 회장과 장재민 미주 한국일보 회장은 2002년 8월과 9월 각각 100억원을 증자했으나 그 후 2년 동안 이런저런 핑계로 증자를 하지 못했다. 그 동안 장재구 회장은 미주에 있는 방송사 매각을 하여 증자하겠다면서 지연 작전을 펴왔다. 한국일보미주본사 일부 직원들은 장재구 서울회장의 무책임한 운영으로 미주본사까지 피해를 입히고 있다며 분노감을 표시하고 있다. 한 직원은 “만약 한국일보 본사가 간판을 내리게 되면 우리도 난감한 입장이 될 것”이라면서 “본국지를 받아야 하는데 어느 신문을 받아야 하는지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직원은 “경쟁지인 중앙일보 본지와 대응할 신문을 제작하는 것이 가장 큰 난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미주본사는 지난 2000년대 뉴욕에서 조선일보뉴욕지사에 일부 투자했었다. 당시 이를 두고 뉴욕에서는 한국일보 본사가 망할 경우 조선일보를 미주판에 삽입하는 계획일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이 같은 소문을 전해들은 본국의 조선일보 측이 진상조사에 나섰으며 소문의 일부가 사실임을 간파하고 뉴욕 조선일보를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하여간 한국일보 서울 본사의 존폐위기는 8월 중에 윤곽이 나타날 것으로 보여진다.
만약 한국일보 간판이 내려질 경우 미주의 한국일보는 물론 한인 언론계에 상상할 수 없는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번에 폐쇄가 되지 않고 회생을 위한 연기조치가 되더라도 장기적으로 볼 때 회생불가능이 전망되어 계속 파쟁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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