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커뮤니티 「감동의 물결」LA 한인 커뮤니티 「생색만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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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보트피플’ 96명을 구조한 인도주의 행동으로 화제가 된 전제용(64) 선장이 베트남 커뮤니티의 초청을 받고 미국에 와서 16일간을 보내고 지난 21일 KAL편으로 귀국했다. 오렌지카운티에 머물며 각종 환대를 받은 전 선장과 부인 그리고 막내딸 휘진(14)양 등 3인은 이번 방문으로 미주에서 한인 커뮤니티와 베트남 커뮤니티간에 ‘우정의 가교’를 이룩한 영웅이 됐다.

특히 전 선장은 수수한 어부의 모습과 구김없는 표정으로 베트남 사람들에게 ‘진정한 한국인의 보통사람’으로 각인되어 ‘자랑스런 한국인’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보트피플’ 중의 한 명이며 금번 전 선장을 초청한 피터 누엔(60)은 인사를 나눌 때마다 “나는 전 선장님을 통해서 한국사람, 한국정부 그리고 한국을 사랑하게 됐습니다”라고 말한다.

전 선장 일행이 베트남 상가인 오렌지카운티 웨스트 민스터에 있는 ‘리틀 사이공’을 들렀을 때 한 보석상에서는 주인이 나와 진열장을 가리키며 “갖고 싶은 것을 골르라”고 거의 강권(?) 할 정도였다. 극구 사양하는 전 선장에게 그 주인은 “우리 동포를 살려준 전 선장에게 무엇이던지 해주고 싶다”고 애원(?)했다. 자신의 행동을 “그 자리에 누가 있었어도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라고 겸손하게 말한 전 선장을 두고 베트남 사람들은 가슴 찡하게 받아 들였다고 한다. 전 선장 일행이 미국 체류 동안 베트남 커뮤니티와 한인 커뮤니티가 보여준 자세는 크게 달랐다. 한인언론에는 보도되지 않은 씁쓸한 뒷 이야기를 소개한다.

<특별취재팀> www.sundayjournalusa.com

‘리틀 사이공’에서 맴돌다 간 전 선장위해, ‘코리아타운’은 무엇을했나

방미 주관처 「리틀 사이공재단」 전선장 일정 철저히 비공개
베트남 커뮤니티 지도력 비해서 한인 커뮤니티 약세 드러내

보트 피플 96명중 초청자 피터 누엔 등 2명만 재회
리틀 사이공에 8명 살고 있으나 끝내 모습 안보여
미국내 베트남 사람들에게 한국인 이미지 새롭게 부각


전제용 선장이 지난 5일 미국을 처음 방문하면서 ‘리틀 사이공’은 축제 분위기로 들떴다. 오렌지카운티 웨스트민스터시의 볼사(Bolsa)거리에 집중된 상가인 ‘리틀 사이공’의 사람들은 저마다 마치 헤어졌던 부모를 만난 기쁨처럼 전 선장을 보면 열광했다. 호화로운 보석상에서부터 허름한 노점상에 이르기 까지 자기들이 지닌 상품을 선물로 주고 싶어 했다. 그것도 한가지가 아니라 여러가지를 많이 많이 주고 싶어 했다. 전 선장은 지난 21일 ‘리틀 사이공’을 떠나면서 “그동안 베트남 사람들의 인정이 너무나 깊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밝혔다.이날 숙소인 라마다인에서 간단히 열린 환송식에서 정 선장은 “정들자 이별”이라고 사람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전 선장 일행은 ‘리틀 사이공’에서 음식 대접을 받을 때 통역을 통해 “많이 많이 드세요”라고 한 베트남 아낙네들의 마음이 가슴에 다가와 어떤 때는 정말 많이 먹기도 했다고 한다.

이렇게 베트남 커뮤니티가 감동에 휩싸여 있었지만 이해할 수 없는 일도 있었다. 전 선장이 구해준 96명의 ‘보트피플’ 중 현재 미국내에 20여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미국 방문 중 전 선장은 그 중 단지 2명 만 만났다. 한 사람은 그를 직접 초청한 피터 누엔이고 또 한사람은 루이지애나에서 달려 온 트란 반 동이었다. ‘리틀 사이공’ 지역에만도 8명 정도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 졌으나 이들은 끝끝내 환영회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에 대해 베트남 커뮤니티에서도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이다. 미스테리 같은 이야기이다.

이번 전 선장 방미 환영행사는 ‘리틀 사이공 재단’(대표 켄 누엔)이 주도했다.

한인 커뮤니티로 보면 한인회와 유사한 단체이다. ‘리틀 사이공 재단’은 전 선장 방미를 위해 준비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오렌지카운티한인회(회장 안영대) 등 몇몇 한인단체들과 교섭을 가졌으나 대부분 일정과 프로그램은 베트남측이 전적으로 관장했다. 이 바람에 전 선장과는 고향 친구이며 서로 이별한지 45년만에 미국에서 해후하게 된 김규일 세화보석대표는 식사 한끼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였다. 고향 친구는 전 선장이 미국 도착 일주일 만인 지난 12일 모처럼 기회를 잡아 전 선장 일행을 초청해 레돈도 비치 횟집에서 막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베트남측에서 ‘빨리 전 선장을 ‘리틀 사이공’으로 돌려 보내라’는 요청이 왔다. 베트남의 한 독지가가 전 선장에게 5,000 달러를 기증하는 전달식을 개최하기에 빨리 오라는 것이었다. 이 바람에 고향 친구는 원래 1박2일 정도로 전 선장과 함께 지낼 심산이었으나 술 한잔도 제대로 나누지 못하고 전 선장을 돌려 보내야 했다.

전 선장의 일정을 주도하는 베트남측은 철저하게 일정을 비밀에 부쳤다. 심지어 전 선장 자신도 다음 날 일정을 모를 정도였다. 이렇게 일정을 비밀에 부친 이유중의 하나가 한인언론의 취재가 극성스러워 전 선장을 보호(?) 한다는 명목이라는 것이다. 전 선장 취재를 두고 중앙일보와 한국일보가 기싸움을 벌여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서로가 전 선장 취재를 독점하려고 싸움을 벌인 것은 한인언론의 추태를 그대로 노출시켰다. 그 같은 사태 이후로 베트남측은 심지어 전 선장에게도 일정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혹시나 한인언론이 전 선장과 접촉해 일정을 알아 낼가 봐 사전에 차단막을 친 것이다.

또 일단 세워논 일정도 변경되기가 일쑤였다. 전 선장을 직접 초청한 ‘보트피플’ 피터 누엔도 사실 전 선장과 내내 함께 지내고 싶어 했지만 ‘리틀 사이공’ 재단측이 일정을 좌지우지 하는 바람에 소원을 다 이루지 못했다. 이 바람에 답답한 것은 전 선장이었다. 잠깐이라도 어디를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었다.

16일간 오렌지카운티에 머무는 동안 전 선장 일행은 라스베가스를 2박3일동안 관광한 이외 남가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LA코리아타운도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다. 미국에 왔으나 미국을 보지 못하고 돌아 간 것이다. 이러한 점은 한인 커뮤니티측에서 신경을 썼어야 하는 문제였다. 오렌지카운티 한인회측은 “초청측이 베트남측이라 우리가 무어라고 할 수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전 선장 일행과 한인사회와의 연결사항은 한인회측에서 베트남측에 요구했어야 하는 사항이었다. 양측이 준비회의를 하면서 이런 사항들은 반드시 협의가 됐어야 했다. 하지만 한인회측은 기피해 버리고 말았다. 더 큰 문제는 오렌지타운티한인회가 LA한인사회와 협조를 도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한 관계자는 “OC측이 자신들만 생색을 내려고 한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 17일 오렌지카운티 가든그로브 가든비치식당에서 개최된 ‘전 선장 환송회’도 따지고 보면 OC한인회가 생색내는 자리였다. 베트남 커뮤니티에서 행한 지난 8일의 공식환영회에 비하면 아주 초라하고 의미가 없는 행사였다. 21일에 귀국하는데 미리부터 ‘환송회’라고 정한 것도 이치에 맞지 않았다. 식순도 감투 쓴 사람들이 이름내고 마이크 앞에서 서툰 인사말 하는 것과 주인공은 제쳐 놓고 자기들 끼리 감사패를 주고 받아 보기가 민망할 정도였다. 이날 행사는 OC 한인단체들이 주관한 것으로 되어 있으나 준비가 미비했다.

더구나 실제 행사장에서는 손님으로 온 베트남측이 주인 행세를 하여 주객이 전도됐다. 전 선장을 환송하기 위한 행사로 열린 모임이었으나 한인단체장들이나 임원들은 전 선장 ‘환송회’라는 행사로 생색을 나타 내려는 모양새가 역력했다. 이번 전 선장 방미를 두고 OC 한인회(회장 안영대)는 베트남측과 협의를 진행하는데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이를 두고 한 관계자는 “베트남 커뮤니티의 지도력에 비해 한인 커뮤니티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면서 “이는 평소 단체운영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선장은 평소 남에게 신세지기를 아주 싫어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베트남측이 미국에 초청하면서 여비를 보내겠다고 제의했으나 이를 정중히 거절하고 자신이 왕복항공권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측은 ‘전 선장이 직접 가족 등 3인의 왕복권을 구입했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측은 전 선장 일행의 21일 귀국편에는 원래 이코노믹 클래스에서 프레스티즈 클래스로 업그레이드 시켜주었다고 ‘환송회’에 관계자를 내보내 업그레이드 증서를 제공했다. 그러면서 ‘전 선장이 이미 비행기표를 구입했기에 업그레이드만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를 본 한 참석자는 “비행기표를 구입했을지라도 반환해주고 항공권을 선물했더라면 보기가 좋았을 텐데 고작 업그레이드를 시켜주면서 무슨 큰 사은품이라도 주는 것 처럼 환송회 식장 단상에 나와 기증하는 것은 꼴볼견이었다”고 말했다.

전 선장의 방미에 대해 미주의 전체 베트남 커뮤니티가 한마음으로 환영했다. 오렌지카운티의 ‘리틀사이공’은 물론 제2의 베트남 커뮤니티인 산호세-프레스노 나 택사스의 휴스턴 그리고 캐나다의 토론토 등지에서 감사의 표시가 쇄도했다. 그러나 한인커뮤니티는 언론에서만 크게 취급했을 뿐 커뮤니티 차원에서는 거의 반응이 없었다. 그것도 시일이 지나자 언론에서도 시들한 반응을 보여 정작 전 선장이 귀국하는 날에 공항에는 취재진들의 모습은 거의 볼 수 없었다. 미국 체류 16일 동안 전 선장에게는 베트남인들의 손길만 잡았을 뿐 한인들의 손길은 너무 떨어져 있다. 전 선장의 귀국짐은 올 때 비해 상당히 무거웠다. 감사패 등 기념패만도 20여 개나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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