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양 CF, 드라마 베끼기 지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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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양 CF, 드라마 베끼기 지나치다

‘파리의 연인’은 인기 대박이면서 간접 광고의 대박이기도 했다. 장면 장면에서 모자이크가 그렇게 빈발하는 드라마는 흔치 않았다. 가히 ‘누더기 화면’이라고 해도 될 정도였지만 그럼에도 스토리는 재미있었고 스타들이 빛난 것만은 사실이다. 특히 박신양은 이른바 ‘주가’가 극적으로 오르는 효과를 봤다. 그의 인기는 광고 섭외로 이어졌고 시청자들은 한참 동안 박신양 CF를 보게 될 모양이다.

그런데 박신양 CF가 드라마 ‘파리의 연인’을 카피하는 건 문제다. 얼마 전 박신양은 드라마가 간접 광고했던 그 브랜드의 자동차 CF에 출연했다. 드라마에서 ‘간접’ 광고했던 자동차를, CF에서 ‘직접’ 광고한 셈이다. 한기주 사장이 몰았던 그 자동차를 박신양이 몰고 있다. 이건 머리 속에 휑해지는 사태다. 가짜(CF)가 또 다른 가짜(드라마)를 베낀다. 세상에 진짜는 없다. 박신양의 자동차 CF는 ‘포스트모던 매트릭스 공황 상태’의 가장 빛나는 증거로 남을 것이다.

박신양은 5억 이상의 개런티를 받고 모 신용 카드의 모델로도 활동하게 되었다. 9월 1일 전국에 방송될 이 CF도 ‘파리의 연인’을 베꼈다. 박신양이 서울시청 잔디광장에서 사랑의 노래를 부른다고 한다. 검은색 그랜드 피아노를 치면서 말이다. 이 장면은 ‘파리의 연인’에서 우리가 가슴 벅차게 지켜보았고 수많은 블로거들이 동영상을 퍼다 날라 놓은 덕분에 수없이 재시청할 수 있었던 문제의 그 장면이다.

CF도 창조적 장르이다. 그 속에는 새로운 통찰이 담겨 있게 마련이다. 영화나 도서나 평론가가 표현하지 못한 신조류를 CF가 찾아 내는 일도 흔하다. 그런데 박신양 CF는 이미 끝나버린 드라마의 복제물이다. 한기주의 이미지를 재탕 삼탕하는 것은 재미가 없을뿐더러, CF의 창조성을 CF 제작자들이 스스로 훼손하는 결과이다.

아울러 다 끝난 드라마 속의 배역을 거듭 반복하는 것은 박신양 개인에게도, 또 캐릭터 ‘한기주’에 대한 여운을 갖고 있는 – 선량한 – 팬들에게도 정말 ‘깨는’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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