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사회가 한바탕 홍역을 치룰 예정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처음으로 LA를 방문하기 때문이다. 불경기 조짐을 보이는 코리아 타운도 이틈에 반짝 경기를 띄우게 된다.
노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지금 코리아 타운에 화제가 만발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오는 11월19일부터 21일까지 남미 칠레에서 열리는 아태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참석 및 브라질, 아르헨티나 순방을 위해 남미를 방문하게 된다.
이 같은 순방 길에 노 대통령은 남미 방문 전에 LA를 먼저 들르게 되고, 귀국길인 21일 경에는 하와이를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코리아 타운의 ‘노사모’ 등 일부 진보세력과 좌경 세력들이 그 동안의 침체분위기를 쇄신할 기회로 잡고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달 초 노동절 연휴기간동안 청와대 경호실과 실사단이 LA와 호놀룰루를 방문해 현지 숙박시설 및 제반 현황을 답사하고 돌아갔다. 이미 LA 총영사관과 호놀룰루 총영사관은 현재 비상 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성 진<취재부 기자> [email protected]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평통위원·단체장들 “열중쉬어” 눈도장 찍으려는 동포유지들 초청장 확보 치열한 전쟁 LA 방문계기 노사모· 좌경 세력들 부산한 움직임
이 같은 노 대통령의 LA 방문을 두고 눈 도장을 찍으려는 동포 인사들이 초청장을 얻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동포들이 참석할 수 있는 기회는 공식적으로 세 군데이다. 그러나 반드시 초청장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 세 군데를 모두 초청 받을 수 있는 인사가 누구인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노 대통령은 LA에 체류하는 동안 동포 리셉션에 참석하고 세계문제 위원회(World Affairs Council)에서 연설을 하게 되고, 제임스 한 LA 시장 관저 초청모임에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백미는 제임스 한 시장 관저 초청모임으로 초청장 얻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왜냐하면 이 관저 모임에는 적은 수의 인사들이 참석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노 대통령을 가장 가깝게 만날 수가 있으며, 운이 좋으면 대통령과 악수도 하고 함께 몇 마디 이야기도 나눌 수가 있다. 더 운이 좋으면 사진도 함께 찍을 수가 있다. 그래서 현재로서는 가장 참석하기 힘든 모임으로 알려져 있다. 우선적으로 제임스 한 시장 리셉션 모임에는 평소 시장 선거에 기금을 많이 낸 사람들이 초청을 받을 가능성이 많다. 물론 한인사회 대표적 단체장들도 포함될 수 있다. 현재 이 초청장을 받기 위해 시장실을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과거 시장실 보좌관을 지냈던 사람들을 접촉하기도 하고 한인들과 가까운 시의원 보좌관들을 통하기도 한다. 제임스 한이 당적이 민주당이기 때문에 민주당 관계 쪽으로도 선을 대는 사람들이 있다. 그 다음으로 세계문제 위원회는 약 3 백명 정도가 초청되는데 이번 노 대통령처럼 국가원수들의 연설모임 때는 초청범위가 한정된다. 우선 세계문제연구회 회원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한인들 중에도 상당수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회원이 아닌 사람들은 회원의 추천이나 위원회에서 초청을 받을 수 있다. 노 대통령은 위원회에서 연설도 하지만 참석자들로부터 질문도 받게 된다. 총영사관에서 추천을 하게 되면 쉽게 초청장을 받을 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LA 총영사관이 주최하는 동포 리셉션이다. 현재 청와대로부터 리셉션 초청범위를 놓고 참석자수를 논의 중인 것으로 보여진다. 과거의 예를 보면 500명에서 800명 선이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 노 대통령이 미국을 공식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남미순방의 경유지기 때문에 참석자 수의 변동이 있을 수 있다. 초청 대상자는 일차적으로 한인사회 단체장들과 총영사관에서 관리하는 유지명단에 들어가는 사람들이다. 청와대에서 주문하는 사람들은 물론 초청 대상이다. 일반적으로 평통위원들은 초청대상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평통의 의장이 노무현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평통은 과거 “체육관 대통령”을 만들어낸 통일 주체회의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집권당의 전위 기구이고 현 대통령의 지지기반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기회 때는 우선적으로 평통위원들을 우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사람들이 평통위원이 되려고 발버둥치는 것이다. 타운경기도 반짝특수 기대 이번 노 대통령의 LA 방문으로 타운경기가 잠깐 반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미 순방 길에 대통령의 공식 및 비공식 수행원들과 재벌총수를 포함한 경제인들과 취재진들이 대거 동행해 이들이 떨구고(?) 가는 돈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우선 호텔과 식당 선물점 등이 반짝 특수를 누리게 될 것이다. 특히 재벌 총수들이 대통령과 동행하기에 미국에 진출한 본국 상사 지사 요원들도 대거 영접에 나서기 때문에 코리아 타운이 한동안 붐비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삼성그룹, 현대그룹, LG그룹, 한진그룹, 금호그룹 등을 포함한 대기업들의 미주지사 요원들이 출동하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LA 총영사관도 가장 바쁜 철을 만나게 된다. 대통령의 방문은 공관으로서는 최대의 사건이 되기 때문이다. 준비를 소홀히 할 경우 문책이 뒤따르고 자칫하면 진급에서 누락되고 쫓겨 갈 수도 있다. 이 사람 저 사람들이 하는 말이 대통령이나 장관 등의 귀에까지 들릴 수가 있다. 총영사관이 이 기간 중 힘드는 사항은 리셉션 초청장을 달라는 사람들을 어떻게 조정하는 가다. 잘못 대우했다가 오히려 구설수에 오르는 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또 대통령 방문에 따른 취재협조 문제도 총영사관의 골치거리 중 하나다. 최근 총영사관은 LA 지역 로컬 통신사에서 언론사에게 보내는 안내사항을 두고 한바탕 법석을 떨었다. 로컬 통신사는 관례적으로 언론사용 보도문에 노 대통령의 일정을 밝혔는데 이를 보고 총영사관 측이 해당 통신사에 보도내용 삭제를 요청했다. 대통령의 안전에 관계된 사항이기에 비보도를 요청한 것. 미국에서는 당연한 일임에도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의 일정은 일반 독자들에게 세세하게 알려지지 않지만 언론사에게는 취재편의를 위해 통보하게 된다. 예를 들면 어떤 행사장에 취재진은 행사 시간 전 몇 시까지 도착해 필요한 수속절차를 받으라는 것 등등이다. 이번 노 대통령의 LA 방문에 청와대 기자단이 동행하게 되는데 이들 기자단과 LA지역의 한인 언론사들의 취재진과의 문제를 총영사관이 어떻게 조정할지도 관심거리다. 과거 청와대 측은 현지 언론사들의 취재진 수를 가급적 제한하는데 신경을 써왔다. 또한 청와대 기자단에게는 최대의 편의를 제공하면서도 현지 한인언론에게는 서자취급을 해왔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서 현지 총영사관도 무조건 청와대 지시에만 따르지 말고 현지의 사정을 제대로 알리는데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 미주 한인 언론계의 시각이다. 노 대통령의 LA 체류일정에 참가하는 한인 수는 제한되어 있다. 따라서 수십만 동포들에게 소식을 알리는 현지 언론들에게 편의를 제공함으로서 대통령의 동정을 잘 알릴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언론인들은 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