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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실 매경 IBI 대표. ⓒ2005 Sundayjournalus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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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한국으로 진출해 “여성 벤쳐계의 큰 손”으로 불리는 김정실(여,50) 매경 IBI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6시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의 서울그랜드 볼륨에서 LCD 부품업체인 위지트의 김상철 회장과 결혼했는데 이날 들어 온 축의금을 모두 복지재단에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다.
축의금은 5천만 원이라고 17일 한국복지 재단 측이 발표했다. 김 씨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축복이 담긴 돈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데 사용되기를 바란다”며 축의금을 기탁했다고 재단은 전했다.
김정실씨는 한국인 벤처신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던 네트워크 전문회사 자일랜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김 씨의 전 부인이었다. LA 코리아타운에서는 오래 전부터 김정실 씨와 스티브 김 씨가 이혼 후 서로가 경쟁적으로 벤쳐사업과 사회사업을 벌여 뉴스의 초점이 되어왔다. 김정실 씨와 전남편 스티브 김 씨는 벤쳐기업인 자일랜을 공동창업해 지난 96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킨 뒤 프랑스의 세계적인 통신장비업체인 알카텔에 매각한 인물들이다
제임스 최<취재부기자> [email protected]
김정실 씨가 이번에 결혼한 김상철 회장과는 벤쳐업계에서 사업상 만나 의기가 투합되고 그래서 서로가 하나가 된 “벤쳐 결혼”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한국에서는 코스닥 등록기업들이 벤쳐기업과의 합병을 통해 변신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첨단업종 진출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 ‘성장성 정체에 빠진 한계기업’이란 기존 이미지를 탈피해보겠다는 기존 등록기업의 의도와 코스닥 등록요건이 갈수록 강화되는 상황에서 우회적인 탈출구를 모색해보려는 벤쳐기업간의 이해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인수, 합병 시장에선 휴대폰이나 TFT-LCD 분야에 기술력을 갖고 있는 벤쳐기업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AMR(원격검침시스템) 전문기업인 금호미터텍은 반도체. LCD부품업체인 신생 벤쳐 기업 원일시스템과의 합병을 추진했다. 바로 이 금호미터텍의 최대주주인 김상철 회장이 이번 김정실 씨와 결혼한 주인공이다.
이 합병 과정에 원일시스템에는 김 회장과 전략적 제휴 관계에 있는 김정실 사장이 주요주주로 참여했다고 한다. 금호미터텍은 가스, 수도, 전력, 열량계 등 가정에서 산업으로 이어지는 에너지 계측 제품을 제조하고 있는 전통 굴뚝업체인데 합병이 끝나자 이름을 위지트로 변경했다.
김정실 씨는 벤처 여성으로 활약하면서 새로운 남편도 벤쳐 사업을 통해 “인생합병”을 한 것이다. 김정실씨는 그 동안 홀로 지내왔는데 이번 “벤쳐결혼”으로 전 남편 스티브 김 부부와 어떤 형태로 인생 항로의 경쟁을 벌일지 벌써부터 코리아타운에서는 호기심으로 기대하고 있다.
97년 전 남편 스티브 김 씨와 이혼 후 김정실 씨는 주로 한국에서, 스티브 김 씨는 LA에서 사회복지 사업을 벌여 왔다. 김정실 씨는 지난 96년부터 한국복지재단을 통해 불우한 환경에 처한 아동과 소년소녀 가장 후원을 위해 현재까지 27억 5천여만원을 지원했다고 복지재단 측은 밝히고 있다. 한편 스티브 김 씨는 LA에서 문화재단을 설립해 미주와 한국의 젊은이들의 예술문화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김정실 씨와 스티브 김 씨가 이혼하면서 야기된 “100만 달러의 진실게임”도 한동안 타운에서 화제가 됐었다. 지금은 한국교육관으로 불리는 건물에는 ‘정실관’이라는 방이 있다. 기부금을 낸 김정실씨의 이름을 기념해 부친 것이다. 그런데 당시 교육관 건립이 계획보다 지연되자 타운에서는 ‘기부금 반환’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그것은 ‘스티브 김이 LA 총영사관에 대해 100만 달러 기부금 반환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교육관 건립이 시일을 끌어 지지부진하자 스티브 김이 자신이 낸 기부금이 제 목적에 쓰이질 않는다는 이유로 반환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 소문대로라면 기부금 제공자는 스티브 김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래서 ‘누가 진짜 100만 달러의 주인공’이냐에 초점이 모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100만 달러 기부금을 기탁한 시점은 스티브 김과 김정실 씨가 이혼전이라 김정실씨의 의향으로 기부금이 조성됐다는 설이 더 유력하게 나돌았다. 나중에 이런 말은 사실로 확인 되었다. 당시 민족교육관 건립을 위하여 메리어트호텔에서 기부금 모금을 위한 ‘펀드 레이징’이 열렸는데 모인 돈이 고작 10여만 달러에 불과 했다. 김정실 씨가 나머지 액수는 자신이 출연하겠다고 하여 모 언론사의 주선으로 관계자들을 만나 자신의 의향을 표명하자 그 자리에 있었던 LA교육관을 비롯 한국학교 관계자인 김지수 씨 등이 자리에서 일어나 김정실 씨의 뜻밖의 쾌척에 박수를 보내기도 한 일화가 있다. 당시 스티브 김 회장은 그런 김정실 씨를 가리켜 “큰 손”이라고 할 정도 였다.
그후 교육관 건립이 장기화 되고 표류하면서 스티브 김 회장이 이의 제기를 하며 반환 소송을 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으나, 이때도 김정실씨가 김회장에게 “우리 손을 떠난 돈이다. 기다리자”고 설득하여 반환소송 자체가 없었다는 후문이다. 이들 부부는 97년 이혼하면서 양측은 ‘100만 달러 기부’에 대해서 “스티브 김이 기부자”와 “金김정실이 진짜 기부자”로 각각 주장하기도 해 타운에 묘한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현재 김정실 씨는 LA동포들이 기대하는 이상의 활약을 국내에서 펼치고 있다. 그녀는 벤쳐계 뉴스의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그녀는 국내 공개키기반(PKI) 솔루션 업체인 소프트포럼의 경영권을 확보해 다시 뉴스 메이커로 떠올랐다. 소프트포럼은 대주주인 미래산업과 매경IBI의 김정실 사장간에 장외거래를 통해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는데 김정실 씨가 양도 받는 주식수는 미래산업이 보유한 소프트포럼 지분 41.51%(332만8,840주) 중 272만6,800주로 전체 지분의 34%에 이른다. 거래금액은 총 90억1,000만원으로 1주당 거래금액은 3,304원(액면가 500원)이다. 이 계약으로 김정실씨는 소프트포럼의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번에 김정실 씨의 결혼 축의금을 기부금으로 받은 한국복지재단은 1948년 미국 기독교 아동복리회(CCF) 한국지부의 지원으로 아동복지사업을 시작, 지난 50여년 동안 30여만 명의 불우아동들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왔다. 이 복지재단은 국내 최대의 민간 사회복지기관으로서 전국에 16개 시·도지부와 19개 지역사회복지관, 5개 아동학대예방센터, 중증장애아동 요양시설 한사랑마을, 구로노인종합복지관을 운영하고 있다.
각 사업장에서는 사회복지사를 비롯한 400여명의 직원들이 아동, 노인, 장애인 등 소외된 이웃과 우리 국민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 불우이웃결연사업, 지역사회복지관사업, 그리운 가족찾기사업, 중증 장애아동요육사업, 아동학대 예방사업 등 전문적인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