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 사업은 모래기둥 같아 건강·가정·인간관계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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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 내에 알게 모르게 ‘다단계 업체 투자열풍’이 불어 닥치고 있다. 일종의 사이드 잡(Side-Job) 개념을 강조하며 소리 소문 없이 퍼지고 있는 이러한 다단계 열풍에 대해 ‘네트워크 마케팅’에 정통한 유경험자들은 조심스레 우려의 목소리를 표명하고 있다.

이들의 조언은 한결같이 “유독 한인들이 만들어낸 다단계 업체들의 경우 불법 피라미드로 변질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것을 공통적 의견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국에서 꽤 큰 다단계 사업체를 운영했었다”고 자신을 소개한 Y 모 씨는 본보 취재팀과 만나 “나도 한때는 다단계 사업에 빠져 소위 ‘리더’로도 활동하고, 끝내 실제로 한 업체를 경영까지 해보았으나, 그 끝은 허망과 허탈 뿐이었다”고 전제한 뒤 “기본적으로 한국에는 무수한 다단계 업체들이 있는데, 이러한 현상이 빚어진 것은 사업자(I.B.O.)로 나섰던 사람들이 빠져나가 자신들이 업체를 만들어내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라는 사견을 피력했다.

Y 모 씨는 “다단계 업체란 냉정히 보게 되면 근본 출발부터 상위 직급에 위치한 사업자들만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는 맹점이 도사리고 있다. 또한 소위 ‘판’을 짠 사람들이 언제 ‘판’을 깨느냐에 따라 업체의 운명이 뒤바뀌고 있다”며 “현재 한국 내에 유력 다단계 업체의 대표 또한 가명으로 과거 ‘바지 사장’을 내세워 사업체를 운영하다가 적발되는 등 불법 혐의가 인정되어 감방생활을 했던 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중 명의 혹은 가명 등을 사용하는 업체 대표 및 임원진들이 많으며 그들 중에는 전과자들이 수두룩한 것이 현실이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LA 한인타운 내에는 최근 들어 신설 다단계(네트워크 마케팅) 업체들이 생겨나는 등 난립현상을 보이고 있어 사회 문제화될 조짐이다. 한국에서도 ‘신용불량자 1,000만 명 시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는 데에 일조한 것으로 비판 받고 있는 ‘불법 다단계 업체들’. 이에 본보는 지속적 캠페인의 일환으로 ‘LA 한인사회에서만큼은 불법 다단계 업체를 추방하자’라는 취지 하에 ‘불법 다단계 업체 구별법’ 및 근본적으로 다단계 업체가 안고 있는 내부적 한계점들을 무엇인지 이를 소상히 살펴보는 시간을 갖기로 한다.

<특별취재팀> www.sundayjournalusa.com


전직 다단계 고수 ‘Y’ 씨가 말하는 불법 다단계의 폐단
“가정파괴를 조장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본보 취재팀과 인터뷰를 자청한 Y모 씨는 “다단계 사업에 빠져들면 물불 안 가리게 되고 자기체면을 걸 정도로 성공에 집착하게 됩니다”라고 운을 뗀 뒤 “제가 다단계 사업체를 다 정리하고 손을 떼고 나서, 지난 순간들을 돌이켜 보니 말 그대로 모래기둥을 세웠다가 사라진 꼴이었어요”라며 “건강 버리고 가족 버리고 인간관계 망치고… 사실 저라면 이제 누가 다단계의 다 자만 말을 꺼내도 말릴 정도로 안티-다단계 이론가가 다 되었어요”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한가지 사족을 달자면 Y 씨는 “기회가 된다면 한인타운 내에서 안티 다단계 운동이 인다면 그 캠페인의 강사로 동참해 줄 수 있다”는 말도 덧붙여 가며 ‘안티-다단계’ 성향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Y 씨는 “성경에 보면 소돔과 고모라 성에 살던 사람들이 맘몬(Mammon, 돈 등 재력을 추구하는 신. 참고로 구약에는 많은 신들과 거짓 우상들이 등장하나, 신약에는 오로지 하나가 하나님을 대적하는 신으로 등장한다. 바로 재물의 신, 맘몬) 신에 빠져 멸망하는 것을 잘 알지 않느냐”며 “불법 다단계의 특징을 보면 기본적으로 마치 ‘맘몬’ 신을 섬기는 사람들이 모여든다고 보면 될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는 사견을 개진하며 “성경에도 경고를 했듯이 제 생각엔 불법 다단계에 빠져들 경우 절대로 뒤돌아보지 말고 박차고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Y 씨는 “성경을 보면 소돔 성에서 돈과 쾌락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 많고 여성들이 남색(男色)을 밝히는 바람에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고 있던 롯이 오히려 소위 ‘왕따’를 당하는 경우를 잘 묘사하고 있죠. 딱 그 꼴이 나기 십상인 것이 바로 불법 다단계의 유혹입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Y 씨는 “한국 다단계 업체들은 소위 ‘센터’를 통한 리크루팅이 주를 이룹니다. 이러한 센터에 출근(?)하다 보면 자연스레 퇴근이 늦어지고, 사람을 상대로 하는 사업이다 보니 회식도 많고 파티문화를 즐기게 됩니다”라며 “한국인 특성상 필히 술 한잔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사업자들끼리 눈이 맞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이런 경우로 발전하면 가정파괴의 주범이 되는 거죠. 사업 운운하며 남편과 싸우고 자식 키우는 것을 등한시 하다가 이혼하는 경우를 자주 봤죠”라며 ‘다단계 업체는 가정파괴범의 주범’임을 강조했다.

Y 씨의 주장을 요약해보면 “가정이 불안정해지고, 이혼율이 높아지면 자식들의 정서가 불안해지는 현상까지 이어짐을 경고하며, 사회구조의 근간이 되는 가정이 무너지게 된다면 국가적 손해가 아니겠느냐”고 전제한 뒤 “하지만 한국은 정부가 너무 토종 다단계 업체들을 키워준 꼴이 되어 버렸다. 직판이니 특판이니 공제조합을 만들어 이들을 공정거래 위원회가 관리하는 형식을 빌려 다단계 업체들의 무분별한 성장을 부추긴 셈이다”라며 “미국서 엄격하게 금지(미국 현행법상 네트워크 마케팅 업체는 3개 이상의 센터를 설립하는 것을 막고 있으며, 수입계좌 또한 3계좌를 넘을 수가 없다)하는 사안에 대해 법률로 규제하고 있는 것이 전혀 없다. 미국에서 건너온 ‘마케팅 방식’을 따른다면 ‘금지조항’ 또한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주위에 혹 불법다단계에 빠진 사람 있으면
“도시락 싸 가지고 다니며 말릴 일”

















ⓒ2005 Sundayjournalusa

Y 씨는 “불법 다단계에 빠져든 사람이 있으면, 그 인맥 주위가 삽시간에 동참하게 됩니다. 한국 사람들이야 인정하면 끝내주는 사람들 아닙니까”라며 “내가 돈 벌어줄 테니 넌 가만히 있어. 내가 다 알아서 돈 왕창 벌게 해줄게“라고 말하는 순간부터 일종의 ‘사기극’의 시작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Y 씨는 취재팀에게 “주위에 말 한마디에 돈 3,000달러(300만원)를 선뜻 빌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느냐”고 뜬 금 없이 되물었다. “만약에 주위에 다섯 사람만 이런 사람이 있어도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단순히 보면 다단계의 성공 기본조건이 이런 3단계 조직구도(1-2-4)가 주렁주렁 매달려야 상위 계급자들이 돈을 버는 개념이 아닌가”라며 “기본적으로 무리한 발상이란 생각이 안 드나요. 기본 개념이 이러니 부인, 아들, 친척 사돈의 팔촌까지 다 끌어드리고, 인맥이 닿는 한 친구, 직장동료 할 것 없이 리크루팅이라는 허울 좋은 명목 아래 ‘성공’을 꿈꾸게 되는 것입니다”고 말했다.

Y 씨는 “이론적으로는 그럴 듯 해요. ‘광고비 줄이고 유통구조 개선해 그 비용을 줄여 소비자(사업자)들에게 나눠준다’고 하면 이상하게 솔깃하게 들려요”라며 “하지만 대부분 다단계 업체들이 제시하는 물품을 보면 O.E.M. 방식으로 조달한 물건에 자사제품 상표를 부쳐 파는 경우가 많죠. 물건의 질도 다소 떨어지고… 중요한 것은 세심하게 살펴보면 결코 시중가보다 싸지도 않아요”라며 또한 “다단계 업체는 광고를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실제로 사업체를 경영해 본 결과 부수적 광고비용이 더 듭니다. 체육관 빌려 연예인 불러다가 연례행사에 드는 비용, 네트워크 마케팅 소식을 전문으로 하는 언론사에 들어가는 홍보비용 등 이런 것이 사실 다 광고비용 아닌가요”라고 되물었다.


욥기 8장 7절에 있는 구절의 의미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Y 씨는 “사실 다단계 업체를 하다 보면 종교인, 특히 기독교인들이 자주 눈에 띄어요”라며 “이들의 특징은 신앙을 리크루팅의 부수적 도구로 사용하는 등 폐단을 불러 일으키죠”라고 말했다. 이어 Y 씨는 “불법 다단계에 빠져든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성경구절이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라는 구절일 거에요. 왜냐하면 센터 등에서 교육할 때 세미나 강사들이 성경구절을 낭독해주며 세뇌를 시키는 교육이 주종을 이루거든요”라며 ‘종교와 사업’을 분간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 따끔하게 조언했다.

Y 씨는 “오죽하면 예수님께서도, 사람이 ‘하나님’과 ‘맘몬’(Mammon, ‘재물’, ‘돈’)을 함께 섬길 수 없다(마태 6:24)고 말했을까요. 인류 타락 이후에 하나님을 가장 닮은 피조물이 있다면, 그것은 ‘돈’일 지도 모르겠어요. 돈 때문에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고 혹은 남편 살해청부를 의뢰하고, 돈 때문에 소위 자식들간 ‘왕자의 난(亂)’이 일어나고, 돈을 위하여 인신매매 행위가 발생하며, 돈 때문에 인간의 위엄과 권위를 헌신짝처럼 저버리는 행위가 한국 사회에 만연되고 있어요”라며 ‘한국 사회의 다단계 열풍’에 대해 심각한 우려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어 Y 씨는 의미심장한 말로 말문을 이어갔다. “불법 다단계 업체란 기본적으로 판을 짜는 사람들만이 그 끝을 아는 거에요. 부업으로 최고라는 다단계 업체에는 왜 유독 이직율이 높은지 아세요. 이 다단계 저 다단계 기웃거리게 되는 게 다 이유가 있어요”라며 “꿀단지에 빠진 파리가 ‘조금만 더 먹고 가야지’하다가 발이 빠져들어 죽게 되는 것과 같은 논리죠”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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