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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독일 일간지의 노무현 대통령방문을 소개한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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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독일과 터키를 순방하고 돌아 온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신문과 TV로 통해 그의 행적을 이해하고 있다. 독일에서 ‘북한에 대해 얼굴을 붉힐 때는 붉혀야 한다’고 안 하던 발언도 했다던가, 터키에서는 ‘요즈음 미국인들보다 더 친미적인 인사들 때문에 힘들다.
한미동맹은 변함이 없다’라고 주체발언?을 한 것 등등이다. 그러나 이런 한국 언론에 보도된 이면에 노무현 대통령의 낯 뜨거운 행적도 외국 언론에 보도되어 현지 유학생들이 곤혹스러웠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여기 온라인에서 핫 뉴스로 떠도는 글을 소개한다.
성 진<취재부 기자> [email protected]
빌트 푸랑크푸르트 4월13일자에는 대충 이런 기사가 실렸다고 합니다. 그대로 옮겨봅니다.
그가 대동한 사람은 145명이며, 개인요리사 그리고 가지고 온 물, 호텔방에는 특별히 만들어진 화장하는 방(단 하룻밤을 위하여 방을 따로 필요로 하여 호텔수리를 하였으며–???) 65명의 기자를 대동을 하였으며 80개의 가방에는 온갖 산해진미를 가지고—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는 그만의 국을 끓일 수 있는 그의 부엌을 준비했으며(?) 언뜻 봐서는 석유가 펑펑 쏟아지는 중동왕실의 호화나들이를 빗대 글 같습니다. 그런데 그 유학생의 글에 따르면 ‘그’는 노무현 대통령입니다. 글을 쓴 유학생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런 식의 기사가 줄줄이 오르내리며 교민들의 낯을 뜨겁게 하고 있다.
이곳 독일 교민들은 미국 교민들과 달리 교민들의 이민1세가 대부분 광부나 간호원들로 이뤄져 있다.
–한국이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인 시절, 그들은 이역만리 타국인 독일에 와서 광산과 병원에서 일한 대가를 송금했으며, 한국정부는 그들의 몸값을 담보로 이곳 독일에서 사정사정해서 융자를 해갔다. 그 돈이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기초를 닦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을 그분들을 늘 자랑스럽게 여긴다. 또 과거 한국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했을 때 교민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던 일을 다들 어제 일처럼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젊은 날 대부분의 돈을 송금한 탓인지 이민1세는 아직도 힘들게 사는 이들이 많고 또 좀 형편이 나아도 아주 검소하게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대통령의 호화외유’는 교민에게는 물론 독일인들에게도 비웃음거리라고 썼습니다. 저도 TV에서 노무현대통령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제 우리도 살만하니까 초라한 모습으로 구질구질하게 대통령이 다닐 때는 아니라고 봅니다. 또 나랏돈을 한푼이라도 아끼려고 언제나 영부인도 동반하지 않고 혼자 외국에 갔던 이승만 대통령처럼 하라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그러나 한국 안에서 TV를 보면서 보란 듯이 모자란 것 없이 넘치는 여행이란 느낌은 충분히 들었습니다. 또 권양숙여사가 입은 ‘구중궁궐 풍의 한복’도 그 옛날 이순자여사가 한번 입었다가 ‘장안의 비웃음을 샀던 기억’이 떠올라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노무현대통령이 되도록이면 더 많은 나라를 가보고 더 많은 것을 배우며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현장학습’을 하기를 바라는 사람입니다. 대통령의 외유비용이 많을 때는 하루에 수십억원은 한다고 합니다.
다소 그 ‘공교육비용’이 국민이 대기에 버겁긴 하지만 외교는 국력이고, 노무현대통령이 그대로 외국에 한번 다녀올 때마다 조금씩 변하는 것 같아 다행스럽게 생각하곤 했습니다.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는 ‘가 본만큼 아는 시대’라고도 했으니까요. 그러나 오늘 독일유학생의 글을 읽으니 읽는 저도 낯이 뜨거워지네요. 굳이 화장을 할 방을 호텔측에 따로 만들게 한 이유는 뭘까요? 또 물까지 공수해 갈 정도로 독일물이 문제가 있을까요? (저도 독일에 가본 적있지만 독일생수도 괜찮습니다.) 외국을 가면 그 나라 음식을 맛보는 것도 ‘학습’의 하나인데 굳이 우리 음식을 ‘산해진미’까지 바리바리싸서 ‘현지 한식당’을 차릴 필요가 있을까요? 이렇게 묻지 않을 수 없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