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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영재 한국문화원장 ⓒ2005 Sundayjournalus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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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는 현지인, 국악은 본국인
이번 행사에서 가장 주목 받는 ‘제1회 LA시장 배 국제태권도 대회’는 LA 동포사회에서 오랫동안 태권도를 보급해 온 김영숙 여성사범에게 위촉했다.
태권도 대회를 위해 한국의 태권도협회에 주문을 하지 않고 현지 태권도인들에게 위촉했다. 이런 상황을 볼 때 국악 공연도 LA 동포사회에서 얼마든지 공연자를 물색할 수 있다는 것이 국악인들의 생각이다. 실지로 현재 LA지역에는 인간문화재급 국악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LA 국악인들이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 한 관계자는 재미국악원(원장 이예근) 등 현지 국악단체들의 활동이 빈약하기 때문으로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과 같은 행사를 재미국악원은 사전에 알고 대비했어야 했다”면서 “회장의 리더쉽 부재와 임원들의 안일한 자세 그리고 사명감의 결여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이 관계자는 “재미국악원이 과거 한국문화원의 심부름만 해주는 단체에서 탈피해야 한다”면서 “가장 중요한 문제점은 단합이 되어 있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많은 국악인들이 재미국악원을 대표단체나 대변단체로 생각하고 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지로 대부분의 국악인들은 이곳에서 생활하는데 더 바쁘기 때문에 국악을 본업으로 활동하는데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의 이 회장은 10여년에 가깝게 회장 자리에 있으면서 단체 명맥만 유지시켜 왔다”면서 “여기에 예총 분란에 끼어 들어 이미지만 손상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리고 이 관계자는 “어쩌다 외부 후원으로 공연이라도 있게 되면 자기들 끼리만 공연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미국악원 위상도 문제
재미국악원의 현재 활동사업은 정기공연과 국악강습회 개최 등이 있으나, 자체 능력의 한계와 커뮤니티의 비협조로 간신히 명맥만을 유지하는 형편이다.
정기공연도 한국문화원이나 외부기관이 알선해주지 않으면 자체적으로 공연장소를 찾기도 힘든 형편이다. 강습회 역시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실시하고 있으나 참가자들의 참여 미비와 국악원측의 성의 부족으로 제대로 성과를 볼 수 없는 형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인디언 추장’식의 국악인들이 많아 한 목소리를 내는 단체가 되기도 힘든 상황이다.
현재 국악 단체들도 여러 개 있으나 서로 제각기 따로 놀고 있다. 그 중에는 떠들석한 사건도 있었다. 지난해 갑자기 UCLA 국악 클래스가 폐쇄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에 한인사회가 한바탕 모금운동을 벌였다. 그러나 이중 한 성금 단체는 성금을 기화로 자신의 비즈니스 선전에 열을 올리다가, 급기야는 파산을 당하는 웃지못할 사건도 발생했다. 특히 이 국악 클래스를 맡고 있는 한인 담당자는 UCLA의 예산 위기를 사전에 알고 있었다가 교묘히 언론 플레이로 모금운동을 폈다는 구설수에도 올랐다.
이 모든 사정을 한국문화원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과거에는 국악 단체들을 감싸 주어 왔는데 최근 문화원 확장 공사 이후 재미국악원과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에는 국악 강습 장소도 빌려 주는 등 여러모로 편리를 제공했으나 최근 들어 이 모든 것을 정리하고 문화원측은 미국사회에서 활동하는 한인 연예인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현재 한국문화원은 전영재 문화원장과 박순태 영사를 중심으로 현지 직원 등 10여명의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미 주류사회를 대상으로 설립된 문화원이지만 여기를 드나드는 연간 약 4만 여명 중 대다수가 한인이다.
원래 1980년 윌셔 서쪽 백인 지역에 처음 문화원를 설립한 것도 미국인들을 겨냥한 것이다.당시 총영사관도 이웃 건물에 있다가 코리아타운으로 들어 왔으나 문화원은 계속 그 자리를 지켰다. 최근 문화컨텐츠가 각광을 받아 문화원도 정부예산 150만 달러를 들여 다목적 사용의 공연장을 신설하는 등 건물 보수 작업을 시행했다.
그래서 한국문화 콘텐츠 진흥원 미주사무소 와 함께 문화콘텐츠룸에는 가요 CD와 DVD, 애니메이션, 게임 등 각종 문화상품 등이 전시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1월에는 홈페이지를 새롭게 개편하고 “미국문화산업동향’ 코너를 신설, 한국어로 산업동향 뉴스서비스를 시작했다. “미국문화산업동향” 섹션은 주요 이슈별로 뉴스, 이벤트 및 관련사이트 등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장르별로는 크게 종합, 애니메이션, 캐릭터, 만화, 음악, 영화, 디지털콘텐츠 및 기타 등 8분야로 나뉘어져 있다.
그밖에 기사검색 등을 통해 미국 내 시장동향과 업계기술 등을 파악하고 미 정부 및 유관기관의 각종 사업 및 시장정보수집 등의 다양한 혜택을 얻을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코너는 인터넷 시대의 도래에 맞추어 문화산업의 세계적 중심지인 미국의 최근 업계 및 시장동향, 관련법령과 정책의 소개 및 신기술 개발 등에 관한 최신정보를 미국동포 및 한국관련분야 종사자들에게 한국어로 제공하고 있다.
이같이 시대에 발 맞추는 한국문화원이 실제적으로 우리 문화보급을 위해 인력자산이 많은 동포사회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예술인들의 목소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