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가 회사 정관에 추가한
‘황금 낙하산 조항’ 의거, 위조된 대표명의로 타내려던 ‘50억원 퇴직금’도 반환
‘옵셔널캐피탈(옵셔널벤쳐스에서 改名)’ 사의 제2004년도 감사보고서를 보면 “회사는 사임한 前 대표이사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43억원 이상을 지급하였으나 동 퇴직금에 대하여 지급 사유의 정관위배 및 부정 가능성에 따라 검찰권에 의하여 상기 퇴직금 지급액 중 일부(39억)가 남아 있는 前 대표이사의 금융기관 개인계좌에 지급정지와 반환소송을 통하여 39억원을 회수하였습니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따라서 본보가 지난해 심층기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제기한 바 있는 ‘황금 낙하산 조항’에 의거한 ‘거액의 퇴직금’ 수령 계획은 수포로 끝나게 된 것으로 최종 확인되었다.
김경준 씨는 자신이 대표 직을 물러나면서 ‘스티브 발렌주엘라(LACERA 의장으로 추정되고 있음)’ 사외이사를 최종 대표로 내세웠던 것으로 보여지는데, ‘스티브 발렌주엘라’ 씨 명의로 된 한국 금융권 계좌를 통해 약 43억원의 퇴직금을 수령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으나, 이를 해외로 빼돌리는 데에는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듯 전직 경영진의 횡령으로 말미암아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되는 등 좌절을 겪은 옵셔널캐피탈(舊 옵셔널벤쳐스 코리아) 사는 ‘황금 낙하산 조항’에 의거해 前 대표 스티브 발렌주엘라 명의로 지급된 43억원의 퇴직금 중 39억원을 회수하는 등 지난 2004년도 주당 순이익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김경준 씨가 과연 범행 당시 ‘스티브 발렌주엘라’ LACERA 의장의 명의를 도용한 것인지, 처음부터 ‘공모’를 한 것인지의 여부 또한 점차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죽은 동생여권을 위조하는 등 그의 행적을 비쳐볼 때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상으로는 ‘위조’를 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
지난해 FBI에 의해 전격 체포되어 LA 연방 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경준 씨(보석 신청했으나 불허)는 현재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강제송환’과 관련한 재판 및 세부절차가 진행 중인데, 이러한 재판 과정에 이 사건 담당자인 서울 중앙지검이 ‘약 70장에 달하는 강제송환 의견서’를 연방법원에 제출했다.
본보가 입수한 ‘강제송환 의견서’를 보면 “김경준 씨가 죽은 남동생(스캇 경모 김)의 여권마저 위조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그 동안 김 씨가 지난 2001년 12월 20일 자로 이곳 미국으로 도주하는 과정에서 검찰의 수배령을 유유히 피할 수 있었다는 근거가 될 가능성이 높아 눈길을 끈다.
그간 한국 검찰은 김 씨가 수십 개에 달하는 위조여권을 통해 이 같은 도주가 가능했으리라고 보고 김 씨가 ‘KJ KIM, Kyung June KIM, Kyung joon Kim, Christoper Kim, Chris Kim’ 등 수개의 개인이름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미 법원에 그 근거로 제시해 왔다.
하지만 이번 ‘강제송환 의견서’를 보면 “김 씨가 지난 2001년 죽은 동생 명의로 ‘외국국적 동포 국내거소 신고 원부’를 제출하는 등 죽은 동생의 명의를 통해 여권을 만들어 사전에 알리바이를 조작한 흔적이 역력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따라서 한국 검찰 측이 한층 세부적인 증거자료를 제출함에 따라 ‘강제송환’ 절차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위조된 동생 여권 등으로 도주 후에도 한국을 ‘들락날락’한 흔적 노출
지난 2002년 한국 검찰이 뒤늦게 수사에 착수하고서도 ‘김 씨의 체포’가 불가능해지자 지지부진해진 사건이 바로 ‘옵셔널벤쳐스 사 증권사기극 파문’의 골자다.
하지만 수사가 시작된 지 약 2년 여가 흐른 지난 2004년 초 한국 검찰은 느닷없이 미국 측에 ‘범죄인 인도요청’을 함에 따라 김경준 씨가 FBI에 의해 체포되어 세간의 주목을 끌었던 것.
바로 이러한 시간적 차이 때문에 김경준 씨 변호인단 측은 “정치적 음모다”라며 강력히 맞서고 있으며, “차기 대권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이명박 서울시장의 약점을 잡기 위한 정치권의 음모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