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상공인총연합회장 선거… “또다시 불법선거 휘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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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19대 총연상의회장 선거를 주재한  알렉스 한
회장 ⓒ2005 Sundayjournalusa

미주한인상공인총연합회의 회장 선거에서 또 다시 불법이 제기되어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1일 오렌지카운티 디즈니랜드 호텔에서 개최된 제19대 상의총연 회장 선거가 “정관위반”과 “자격미달”인 후보를 선출했다는 비난이 제기 됐다.

일부 선거인들은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권대석)가 ‘자격미달’의 후보를 불법적으로 인정해 결과적으로 위법선거를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본보는 총연선관위원회가 작성한 증빙서류들을 긴급 입수해 취재한 결과 회장 선거가 의혹 속에 실시됐음을 발견했다.

한편 이번 회장 선거에 입후보했던 이전구 후보도 “회장 선거가 정관 규정에 위배됐다”고 주장했다. 상의총연은 지난 2년 전에도 18대 회장 선거와 관련해 위법성이 제기되어 문제가 됐으며, 17대 회장 당시에는 공금횡령 부정사건이 발생해 크게 파문이 일기도 했다.

성진<취재부기자> [email protected]



지난 21일 밤 8시 30분 디즈니호텔 그랜드 볼룸 무대에서는 ‘브라질, 브라질’ 이라는 공연팀의 신나는 삼바춤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 무대는 미주한인상공인 총연합회의 24차 정기총회와 19대 회장 취임식을 축하하는 공연이었다. 약 3백 명이 참석한 이날 밤 축하 만찬회는 그다지 흥겹지 않았다. 파장이 역력한 만찬회장 일부 테이블에서는 이날 오후에 벌어진 회장 선거를 두고 말이 많았다.

“정관규정대로 하지 않았다” “2년 전과 똑같은 사태가 벌어졌다” 등등의 말들이 나왔다. 또 한편에서는 “ 물러나는 회장과 후보가 야합했다”는 소리도 나왔다. 한마디로 “짜고 친 고스톱”이라는 것이다. 신임 회장으로 발표된 임계순씨(총연 상의 부회장, 아칸소 상의 소속)와 이임하는 18대 회장 알렉스 한씨(오클랜드 상의소속)는 서로의 이해 상관을 위해 선관위와 짜고 정관 정신을 위배한 회장선출을 진행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본보가 긴급 입수한 지난 4월 26일부터 회장 선거 실시 3일전인 5월 19일까지의 총연선관위 자료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 자료들에 따르면 이번에 회장으로 취임한 임계순씨가 원래는 ‘자격미달’이었으나  선거일 직전에 정식후보로 둔갑되어 선거에 임했다는 것이다. 회장 선거일을 불과 3일을 앞둔 지난 18일 선거관리위원회가 임계순 후보에게 보낸 공문에 따르면 “5월 19일 선관위 회의 때 까지 증빙서류가 없으면, 임계순 후보님의 회장 후보 자격이 미달되는 것으로 결정됩니다”라고 통보했다.


처음부터 자격미달 후보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보다 훨씬 전인 지난 4월 26일자 공문에서도 임 후보에게 ‘자격미달’임을 통보하고 이에 대한 증빙서류를 보완해줄 것을 통보했었다. 총연 회장 선거 규정의 입후보 자격(회칙 제 27조)은 ‘각 지역 회장을 역임한 자로 정회원을 연속적으로 4년 이상 총회 정회원의 의무를 다한 자이어야 한다’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날자 선관위의 공문에는 “ 본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정회원을 연속적으로 4년 이상 총회 정회원의 의무를 다한 자이어야 한다’에 대해 자격심사 확인요청서를 총연 전직회장님들과 현 회장님께 의뢰한 결과 확인 증명을 종합해보면 임계순 후보님은 조항에 미달되는 것으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임계순 후보님은 이 조항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들을 속히 본 선거관리사무처로 해주시기 바랍니다”로 통보했다.

이에 대하여 임계순 후보는 4월 27일자로 회신을 보내면서 “본인은 제17대 임창빈 회장 재임(2001-2003)시 분명히 정회원이었던 사실을 증명합니다”면서 “제18대 알렉스 한 회장 취임 후 지역회비와 지역 회장비를 현찰로 지불했으며 증인으로 현장에 있던  2명의 사실증명서를 첨부합니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임 후보는 선관위에 대해 상대 후보인 이전구 후보(총연 수석 부회장, 뉴욕소속)와 양재일 후보(총연 부회장, 매릴랜드 소속)에게도 4년 정회원 자격 심사를 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 후보와 양 후보 모두 4년 자격심사에는 문제가 없었다.

한편 이 같은 임 후보의 주장에 대해 제 17대 임창빈 회장은 전혀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임창빈 17대 회장은 지난 5월 9일자로 선관위에게 보낸 회신에서 임 후보가 회장 후보 규정에 미달한다고 통보했다. 임 회장은 이 회신에서 “ (임계순 후보가 소속한) 아칸소 상공회의소가 총연의 가맹단체로 가입한 시점은 2002년 10월 아틀란타 방문시 총연 가입신청서를 썼으며 (2003년) 1월 하와이 이민100주년 상공인 임시총회에 참석 시 회비를 처음 납부하였음을 확인하여 새 회장 후보 규정 4년 (재임)full term이 조금 모자람을 확인함“이라면서 모든 사항이 사실임을 서명 입증한다며 서명과 날자를 명기했다. 이 같은 내용은 임계순 후보가 정관에 규정된 회장 후보 자격인 ‘4년 정회원’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전직회장도 자격미달 확인


‘자격심사’ 규정으로 논란이 된 임 후보는 다시 상대 후보인 이전구 후보의 자격에 대해 시비를 제기했다. 임 후보는 4월 27일자 선관위에 보낸 공문에서 “이전구 후보가 작성한 (자신의) 추천서에 기재된 이사장직은 총회에서 인준한 적이 없습니다. 만약 총회의 인준을 받은 적이 없다면 ‘전이사장’이 아니므로 이전구 후보의 추천서는 분명히 공문서 위조작성임으로 추천서 자체가 무효임을 제기합니다”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전구 후보는 5월 7일자에서 “임계순 후보의 이전구 후보 이사장 경력 ‘공문서위조’란 말은 본인 이전구에 대한 엄청난 명예 훼손입니다”면서 강력한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사장 경력’ 시비는 결국 2004년 5월 30일 총연상의 총회에서 실지로 이전구 후보를 이사장으로 선출한 증언들이 나와 이 문제는 일단락 됐다.

미주상의 총연 선관위원회는 일부 후보의 ‘자격미달’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총회에 일임하는 이상한 형태를 남겼다. 총회는 이임하는 알렉스 한 회장이 제시한 ‘후보자격을 정관대로 할 경우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자격시비를 논하지 말고 선거에 임하자’라는 애매모호한 제의를 받아 들여 선거를 실시해 임계순 후보를 19대 회장에 선출했다. 신임 임 회장은 21일 밤 디즈니랜드 호텔에서 열린 이취임식장에서 취임 인사를 했다.

한편 회장 선거에 입후보했던 이전구 후보는  지난 24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회장 선거는 정관규정대로 실시하지 않았다”면서 “자격 미달인 후보를 불법적으로 인정했다”고 말했다. 또 이전구 후보는 “법적대응까지 고려했으나 그렇게 될 경우 상공인총연이 또다시 명예가 실추되기에 할 수 없이 참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선거는 전직회장과 선관위가 전적인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상의총연 총회는 오렌지카운티 한인상공회의소(회장 애니 최)가 개최지 상공회의소로 준비한 대회였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위원장도 OC 한인상공 회의소 소속인 권석대씨가 맡았다. 그러나 그는 정관 정신 대로 선거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이번 24차 미주상공인 총회를 위해 OC 한인 상공회의소는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왔으나 대회 조직과 집행에 무리수가  따랐다. OC 상의준비위원회로서는 벅찬 대회였다. 엉성한 준비에 성과 없는 집행이었다.
 그나마 일부 준비 위원들은 목에 힘까지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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