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관 “불법 사료 반출자 기소하고 관련자료 속히 재반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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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남아있는 국민회관 사료. 

ⓒ2005 Sundayjournalusa

도산의 외손자인 필립 커디(48) 씨가 최근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LA시장 당선자의 인수위원회 관계 위원들에게 국민회관 문제를 건의했으며, 또한 관련 한인 관계단체에게도 불법적으로 반출된 국민회관 사료에 대한 책임을 추궁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커디 씨는 국민회관 사료 불법반출에 대해 관련자들을 캘리포니아 주법에 따라 기소되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관련 당국과 접촉할 계획이다. 국민회관은 LA시의 역사문화 유적지로 지정된 건물이기에  시 당국으로부터 철저한 조사가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지난해 발기된 국민회관 기념관 이사회는 8개월이 넘도록 개점 휴업 상태다. 이들은 지난 2월에 창립 이사회를 가졌으나 정관위원회 등을 구성했지만 진전이 없는 상태기 때문이다. 국민회관은 잊혀진 건물로 방치되고 있으며, 그나마 남아있는 사료들은 썩어 나가고 있으며 관계자들은 “쉬쉬”하는 형편이다.

성 진<취재부 기자> [email protected]


지난 동안 국민회관의 사료 불법반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온 필립 커디 씨는 새로 LA시장에 당선된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의 인수위원회를 상대로 국민회관 문제를 제기했다. 최근 커디씨는 인수위원으로 선정된 일부 관계 위원들에게 국민회관 관련 자료들을 송부했으며, 한 위원과는 직접 면담해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했다. 비야라이고사 인수위원회는 현시장인 제임스 한 시정부로부터 시행정부를 인수받게 되며, 또한 시청 각 분야에 새로운 인물들을 천거하게 된다.

특히 비야라이고사 시장 당선자가 시정의 대개혁을 주장하고 있어 지금까지 관료적인 형태로 지나온 시행정부에 새로운 바람이 기대되고 있다. 최근 인수위원회의 한 위원과 만찬을 겸한 만남을 가졌다고 밝힌 커디 씨는 “앞으로 이 문제를 시 관계 부처에 제기하는데 협조를 구했다”면서 “언론과 사회에 대해서도 알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새로운 기류에 부응해 커디씨는 국민회관의 고질적인 사료보존 문제에 감독 관청인 LA시 문화예술 위원회의 감사를 기대하고 있다. 또 국민회관 사료문제에 대해서는 캘리포니아 주법원의 판결문도 있어 이에 대한 문제도 강력하게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 1984년 캘리포니아 법원(사건번호 C-297554)은 “국민회관의 사료는 서기 2083년까지 회관 외부로는 절대로 반출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

커디 씨는 국민회관의 일부 귀중한 사료들을 김운하 씨가 불법적으로 반출해 서울의 도산기념 사업회에 기증한 것은 “형사 기소에 해당하는 범죄”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03년 10월 서울 방문 중 도산기념 사업회에서 LA에서 기증 받았다는 이민역사 자료를 관람하면서 일부가 국민회관 유물 자료임을 발견했다면서 문제의 자료들은 국민회관에 보존됐어야 하는데 불법 반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증언한바 있다. 당시 그는 “귀중한 국민회관 사료가 불법 반출됐는데도 관련 기관 단체들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필립 커디 씨는 “서울의 도산기념 사업회 측이 문제의 사료들은 LA의 김운하 씨로부터 기증받은 것이라는 사실을 들었다”면서 “그러나 이 같은 국민회관 자료는 캘리포니아 법원 명령에 의거 반출치 못하게 되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흥사단은 약속을 지켜라


한편 필립 커디 씨는 최근 흥사단LA지부(회장 이병도)에 대하여 국민회관 사료 불법반출 등 문제에 대해 책임 있는 활동을 하도록 촉구했다. 커디씨는 흥사단 LA지부에 보낸 이 메일을 통해 “김운하 씨가 국민회관의 사료들을 불법 반출했다”고 지적하면서 “흥사단은 국민회관으로부터 인계받은 사항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커디씨는 국민회는 지난 1989년 3월 7일 이사회 의결로 국민회의 기금과 사료들을 흥사단에게 기증했다는 문건을 소개하면서 흥사단의 책임을 지적했다. 이 문건에 따르면 국민회는 시대의 환경에 따라 해산하면서 국민회의 잔여 기금과 국민회 사료 등 제반 권리를 흥사단에게 위임했다. 국민회 측은 흥사단이 국민회의 권리를 인계 받는 조건으로 국민회의 잔여 기금을 국민회 이름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그러나 흥사단 측은 이 같은 약속을 저버리고 지금까지 국민회와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필립 커디 씨는 “흥사단 측은 국민회로부터 기증받은 사항을 준수해야 한다”면서 “국민회관의 사료들이 불법 반출됐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번에 커디 씨가 흥사단의 책임을 거론한 것은 최근 흥사단 LA지부의 새 지도부가 형성됐기에 기대를 걸고 ‘책임론’을 제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LA지역에서의 흥사단 활동은 흥사단미주위원부(위원장 백영중)와 흥사단LA지부가 함께 해왔다. 그러나 최근 흥사단 LA지부 위원장으로 이병도씨가 선출되면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흥사단 미주위원부와 혼돈되는 활동에서 탈피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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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흥사단 LA지부는 자체 활동계획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새로운 단소 구입 문제도 심도 있게 논의했다.

그러나 단소 구입을 위한 기금 문제에서 흥사단 미주 위원부와 공동으로 관리하는 기금 사용을 두고 이견을 나타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이 자리에서는 백영중 위원장에 대한 지도력에 대한 성토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흥사단의 한 관계자는 본보 취재진에게 “백 위원장이 미주 위원장으로 재임하면서 흥사단 발전계획과 커뮤니티 지원계획 등을 남발하면서 제대로 사업 활동을 하지 않아 흥사단 명예도 실추시켰다”고 밝혔다. 흥사단은 현재 약 50만 달러 정도의 기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단소 구입 문제를 두고 논쟁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잊혀져 가는 국민회관


문제의 국민회관은 2003년 12월 9일에 복원된 후 정상적인 운영관리를 위한 기념재단을 두고 파쟁을 겪다가 지난해 겨우 3인의 공동이사장을 선출해 관리 문제를 담당케 됐다. 그러나 이들 3인 공동 이사장들은 선출된 지 8개월이 지났는데도 산적한 과제를 수행치 않고 서로 기 싸움을 벌여 동포사회를 계속 실망케 하고 있다. 국민회관기념재단은 지난해 11월 30일 발기대회를 갖고 홍명기 미주 도산기념사업회장, 백영중 흥사단미주위원장 그리고 김도기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 장로 등 3인을 공동이사장에 추대 선정했다.

그러나 이들 3인 공동 이사장들은 해가 바뀌어 6월이 되어 벌써 올해 중반이 되었으나 재단 운영의 기본 골격 조차 가동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허송세월을 보내는 바람에 지난번 다락방에서 발견된 국민회관 유물들과 기존의 사료들은 보존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보관된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 창고에서 썩어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벌써 일부 사료들은 가루로 변해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다. 그러나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들이 없다. 최근 국민회관을 방문했다는 한 동포는 “이제는 국민회관이 동포사회로부터 외면 당하는 신세로 전락했다”면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관계자들은 모두 물러나고 새로이 동포사회가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지난번 기념재단의 이사로 추천을 받은 대부분 사람들도 이미 국민회관에 대해서 관심을 잃은 지 오래 됐다. 이사로 추천 받았던 한 관계자는 “사실 내 자신이 이사인지도 헷갈린다”면서 “지금 누가 국민회관을 관리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정식 이사회라고 할 수 없는 모임을 한번 가진 후 이사회는 계속 표류하고 있다. 정관도 만들어 지지 않고 따라서 이사회 구성도 정식으로 되어 있지 않은 오늘의 국민회관 기념재단은 한마디로 유명무실한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동안 두 번의 걸친 모금파티와 일부 기탁자들이 기부한 성금도 어떻게 쓰여지는지 커뮤니티에 공개도 하지 않고 있다. 보수공사를 했다는 국민회관은 지난번 폭우 사태 때 지반에 문제가 발생해 공사에 문제가 있지 않은가에도 의혹이 생겨났다. 현재 국민회관 일부 사료를 보관하고 있는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 측은 교회 자체 재정도 빈곤해 사료 보관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

국민회관의 사료는 미주 한인동포사회의 귀중한 역사적 유물이다. 이미 캘리포니아 법원 판결문에서도 그 같은 사실을 지적했는데도 교회측은 자신들의 개인 재산인양 처리하고 있다. 사료가 썩어 나가는 마당에 “쉬쉬”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관계자들의 행위는 마땅히 지탄 받아야 할 성격이다.

이번에 다시 국민회관 문제를 제기한 필립 커디 씨는 현재 한미전통유산재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www.koreanamericanheritage.com)라는 웹사이트도 개설해 놓고 있다. 그는 하와이 등 여러 지역에서의 이민사 연구회의와 학회 등으로부터 초청을 받아 자문에 응할 정도로 한인 이민사 연구의 전문가다. 그의 웹사이트에는 도산의 사상과 철학에 대한 정보가 수록 되어 있으며 문제가 되고 있는 국민회관 불법 사료 반출에 대한 논문도 수록되어 있다.

지난해 그는 흥사단을 탈퇴했다. 흥사단에 보낸 사퇴서에서 그는 “미주 흥사단이 행동실천에 있어 도산의 철학과 사상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이 같은 흥사단 활동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미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사퇴서에서 “미주 흥사단 지도부는 지난 15년 동안 많은 문제점을 내포해 왔다”면서 “흥사단은 도산의 가르침을 따르는 프로그램들을 펼치지 못했고, 도산에 대한 존경심도 갖추고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그가 흥사단에 보낸 책임론에서는 “일부 인사들이 도산의 이름을 팔면서 개인의 명예를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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