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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경호(사진 오른쪽)가 세번째 골을 성공시키자 박주 영(사진 왼쪽)이 함께 기뻐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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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역시 타고난 골잡이
이렇게 쉽게 경기를 매듭지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박주영 선수의 빠른 선제골 덕분이었다. 상대가 본선 티켓에 대한 가능성을 버리지 않은 쿠웨이트였고, 기후 조건 등의 불리한 원정 경기였다는 점, 그리고 우즈벡전에서 보여주었던 부진의 잔상이 채 가시지 않았을 것이란 점들을 생각하면 사실 힘겨운 승부가 예상되었었다.
하지만 경기 초반 빠른 선제골로 손쉽게 승부의 추를 우리 쪽으로 가져왔고, 반드시 한국을 이겨야만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갈 수 있는 쿠웨이트로서는 더욱 공격적으로밖에 나올 수 없었다. 이는 빠른 시간대에 공격수를 한 명 더 늘리고, 3-5-2에서 4-4-2로 전술적인 변화를 가져오면서까지 공격에 치중했던 쿠웨이트의 작전 변화에도 잘 나타난다.
쿠웨이트가 이렇게 공격적으로 나오자 우리는 상대적으로 틈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고, 전반 29분에 터진 이동국의 페널트킥 추가 골도 이러한 상대가 보여준 허점을 파고 들어가 만들어 낸 결과물이었다.
또한 4골을 만들어 낸, 공격진들의 활약도 우즈벡전과는 사뭇 달랐다. 우선 가장 크게 변화한 것은 공을 가지고 있는 선수 이외의 선수들이 적극성을 가지고 공간 침투 및, 2선 돌파를 활발하게 감행했다는 점이다.
지난 우즈벡과 달라진 점들
지난 우즈벡전에서 우리 공격수들은 공간을 장악하는 협력 플레이 보다는 개인기에 의존한 단발성 플레이가 많았다. 공을 받기 위한 움직임 자체가 없었고, 공이 자신에게 온 이후에 플레이를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효과적인 공격 루트 개발에 실패했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공을 받기 위해 먼저 움직였고, 또 움직이는 선수에게 적절하고 좋은 패스들이 들어가면서 상대의 수비벽을 허물었다. 첫 골을 뽑아낸 상황도 이영표가 중앙으로 드리블을 하고 나가자 김동진이 적극적인 오버래핑에 들어갔고, 이영표의 좋은 전진 패스가 첫 골을 만들어 낸 시발점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박주영이 얻어낸 페널티킥 상황도 이동국의 패스를 받은 김동진이, 공간으로 침투하던 박주영에게 지체 없이 연결하면서 상대 수비를 한순간에 허물어 버려 얻어낼 수 있었다.
이렇게 전반을 2-0으로 마치자 후반 대표팀은 우려했던 더위와의 전쟁 등의 상황 대신 한결 여유있고, 편안한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다. 후반에 나온 2골은 모두 정경호와 박지성의 개인 능력에 의한 골들이었는데, 일찌감치 승부를 가르지 않았다면 나오기 힘들었을 장면들. 박빙의 상황에서는 상대의 움직임까지 판단하는 그러한 여유들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미드필더에서는 김정우의 활약이 돋보였다. 전반 초반 비교적 긴 볼 터치와 소유로 경합을 자초하는 장면을 몇 번 연출하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던 김정우는 이후, 상대 공격수를 1선에서 저지해야 하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수비의 부담을 덜어줘야 하는 홀딩맨(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