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인터넷의 시대에 자녀의 컴퓨터를 한번이라도 주의 깊게 살펴 본적이 있는가? 자신있게 ‘예’라고 대답할 수 있는 학부모는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여러분의 자녀는 때때로 자신이 뭘 다운로드했는 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낯선 사람과 대화하고 정보를 교환하기도 하고 자녀의 정신건강에 해로운 음란물을 다운 받을 수도 있다. 한마디로 인터넷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되어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3월 실종된 성종현군의 사례에 비추어 알 수 있듯이 여러분의 자녀가 인터넷으로 누구와 무엇을 얘기하고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 ‘제2의’ 성종현군을 미연에 방지 할 수 있다.
강신호<취재부 기자> kang@sundayjournalusa.com
지난 주 성종현군의 아버지 성병삼씨를 만난 건 타운 내 위치한 ‘R’호텔 로비에서였다. 부인과 함께한 성씨는 시종 답답한 표정으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성씨 부부는 여느 한인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아침 일찍 가게에 나가야 하는 뷰티 서플라이 샵을 운영하고 있다. 성종현군이 집을 나간 그 날도 여느 때처럼 집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성병삼씨는 그 날을 회상한다. “갑자기 집에 전화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집에 무슨 일 있을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성씨의 아버지가 5번이나 전화를 해보았지만 전화는 응답을 하지 않았다. 성군의 부모들은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평소 친하게 지내던 중국인 친구와 미국인 친구등에 전화를 걸어 혹시 약속을 했는지 물어봤다.
아무도 성군을 만나기로 한 친구는 없었다. 저녁 9시 30분에 되서야 고단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온 성씨 부부에게 기다린 건 성군이 없는 빈 집이었다. 성씨부부는 3월 25일 금요일 저녁 영화를 보고싶다고 한 말이 생각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근처 영화관을 다 뒤져 보았지만 허사였다.
집에 돌아와 보니 성군의 안경이 든 책가방과 옷 몇 가지와 그 동안 성군이 가게에서 아르바이트 하면서 모아두었던 1000달러 상당의 현금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에 학교에 와 보았지만 학교도 나오지 않았다. 학교 담당 경찰인 조나단 첸 경사와 학교에서 혹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진 않았는지에 대해 조사해 보았지만 아무런 이상 징후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3월 29일 오후 1시, 두 명의 경찰이 다시 성씨의 집을 방문했다. 그들이 다시 세밀히 종현이의 방을 점검하다가 게임에서 만난 듯한 5 명의 ID가 적힌 메모지를 발견했다. 그 중 한명은 버지니아 소재였고, 나머지 세 명은 ID뿐이었다. 경찰이 양해를 얻어 노트북 컴퓨터를 가져갔다. 31일 경찰서에서 성씨 일가족이 조사를 받았지만, 가족간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컴퓨터 프로그램 해독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답변만 할 뿐이었다.
4월 2일 토요일 저녁 9시 30분, 성씨는 우연히 피아노 위에 놓여진 메모지를 발견했다. 필라델피아에서 시카고까지 19시간 45분, 시카고에서 샌디에이고까지 2일 3시간 등의 여정과 구체적 시간 요금 등이 계산된 메모였다. 경찰에 곧바로 알렸으나 컴퓨터 검색을 통해 알고 있다는 말만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