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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인 기독교회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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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정부 국가보훈처의 박유철 처장을 포함해 보훈처 선양정책 담당관 등 관리들이 LA를 방문해 국민회관 등 한인이민 사적지들에 대한 지원을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지원정책은 해외동포사회와의 사전협의나 실태조사 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져 이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보훈처는 광복60주년을 계기로 해외 독립운동사적지 일제 조사에 들어 간다며, 조사결과에 따라 현지 공관과 교민대표 등이 참여하는 사적지 관리위원회 등을 구성하고, 사적지를 중심으로 관광코스를 개발해 국민들의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의 28개를 포함해 중국, 러시아 등 126개 사적지를 대상으로 7월부터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보훈처가 미주지역 독립운동 사적지를 조사하는 계획을 미주동포사회 관련 전문가들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실시한다는 점에 동포사회 일각에서는 “미주사회를 무시하는 일방적 처사”라고 지적했다.
미주지역 사적지 조사에서는 미주한인사회의 이민사적 특수성을 고려해야 하는데 본국에서는 기존관념에 박힌 학자나 교수들에 의해 일방적인 역사관으로 미주사회를 보고 있다. 박유철 보훈처장은 LA체류 중 극히 일부 관계자들만 비공개로 만나고 귀국해버렸다. 그의 임무는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들에 대한 보훈업무를 관장하는 것인데 적어도 LA지역의 독립유공자단체를 포함해 유관단체 관계자들과 만났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모든 것이 한국정부 관리들의 자세가 아직도 권위주의적 폐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증거이다. 최근 보훈처는 국내에서도 국가 유공자들에 대해 제대로 보훈정책을 실시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 오고 있다. 한편 보훈처 당국의 사적지 보호 및 지원대책에 아무런 검토도 없이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로 일관한 일부 LA단체 관계자들에 대한 동포사회의 성토도 이어지고 있다.
성 진<취재부 기자> [email protected]
박유철 보훈처장의 이번 방미는 워싱턴DC에서 개최된 ‘52주년 한국전 정전협정조인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그는 지난달 26일 워싱턴DC에서 미국 보훈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다음날인 27일 제52주년 한국전 정전협정 조인 기념행사 참석 및 한·미 한국전참전용사를 위로하고 격려 하는 행사에 참석했다. 이어 LA를 방문해 총영사관 관계자들과 국민회관기념재단 관계자들과도 만났다. 박 처장의 이번 방미 목적은 미주지역 독립운동사적지 보존실태를 파악하는 과제도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보훈처가 조사하게 될 미주지역 28개 사적지 선정에 대해 일부 미주 이민사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선정기준에 문제가 있다’면서 ‘어디까지나 국내 기존사관에 의한 선정’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 이민사 연구자는 “지난동안 미주사회의 관련 연구자나 학자들이 새로운 사적지 발굴에 힘써왔다”면서 “이번에 사적지 선정에 앞서 현지 동포사회의 의견을 참작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 이 연구자는 “한국에서는 과거 미주지역 독립운동에 있어 주요 정치 지도자들에만 중심이 되어왔다”면서 “미주사회에서 선조 이민들이 뿌리를 내리는 과정에서 형성된 한인사회의 특수성은 본국 학자들 사이에서는 무시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보훈처가 이번에 선정한 LA지역 사적지에는 대한인 국민회 총회관(1368 W. Jefferson Blvd. LA, CA 90007), 나성 한인 연합 장로교회(1374 W. Jefferson Blvd. LA, CA 90007), 도산 안창호 동상(리버사이드 시청 앞), 도산 안창호 가족 거주지(USC캠퍼스 내 McClintock Ave. 3650과 3740사이 954번), 로즈데일 공동묘지(1831 W. Washington Blvd. LA, CA 9000), 초기 흥사단소 및 안창호 옛 집터(106 N. Figueroa St.), 대한인 기독교회(2716 Elendale St. LA, CA.90007), 파차파 한인노동자 집성촌 부지(리버사이드 유니언 역 인근) 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 사적지들은 주로 안창호와 그에 관련된 지역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사 연구가인 L씨는 “LA지역 사적지 8개 중 6개가 안창호 관련 지역이다”면서 “여기에 버금가는 독립운동 터전도 많이 있으나 어떤 이유에서 제외됐는지 의문시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