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깨달음은 실천…”현각스님 LA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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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행’의 저자인 현각스님이 LA와 오렌지
카운티에서 법회를 갖는다.


구한말 美 선교사들의 “조상제사 폐지” 잘못된 일
예수님도 성경말씀에서 술·담배 금하라는 말 없어
무엇이든지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것이 부처의 가르침


세계적인 수도승 숭산 대스님의 제자이며 베스트셀러 ‘만행’의 저자인 현각 스님(한국 화계사 국제선원장)이 LA와 오렌지 카운티에서 법회를 갖고 우리 마음을 다스리는 참선수행을 전했다.

 벽안의 현각 스님은 미주 불교 포교를 위한 후원회 (공동의장 정정달 법사 외 5명) 초청으로 지난 2~4일 LA와 오렌지 카운티에서 동포들을 상대로 법회를 열고 ‘참 나를 찾는 길’ ‘젊은 세대를 위한 법회’ ‘참선 수행법’ 등을 주제로 메시지를 전했다.특히 지난 3일에는 성공회 세인트제임스교회에서 영어로 법회를 진행해 1.5세나 2세 그리고 타인종들로부터 관심을 모았다.

 타민족에게 한국의 선불교를 알릴 수 있는 현각 스님은 2001년 LA에서 열린 법회에서 약 2,000명의 한인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친 바 있으며 ‘만행’-하바드에서 화계사까지’ 등을 비롯해 ‘선학강의’ ‘선의 나침반’ ‘바로 보인 증도가’ 등의 책을 저술했다. 이번 초청법회에서는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한국사회에 기독교가 전래되면서 잘못된 가르침에 대한 지적도 밝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성 진<취재부 기자> [email protected]



















“부처란 ‘깨달은 사람’을 말한다”고 ‘깨달음’을 서두로 말문을 연 현각 스님은 “이는 끝없는 의심으로 해탈의 경지로 나가는 마음의 자세가 바로 참선”이라고 강조했다. 준수한 미모와 동안의 자태를 지닌 현각 스님은 이미 많은 사람들로부터 “스타 스님“으로 알려저 와 이번 남가주 법회에서도 법회가 열리는 곳에 많은 참석자들이 몰려 들었다. 그는 특유한 달변과 몸짓으로 설법을 행하면서, 참석자들의 질문에 대해 거침없이 답변하면서 시종 법회를 진지함과 맑은 웃음소리로 이어 나갔다.

현각 스님은 남가주 지역 마지막 법회날인 지난 4일 오렌지 카운티 법보선원에서 행한 설법에서 한 참석자가 “한국에서 기독교의 두 종류로 천주교와 개신교가 있는데, 천주교는 불교와 우호적인 반면 개신교는 그렇지 못하다.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미국 선교사들이 1800년대에 예수의 훌륭한 가르침을 한반도에 전달할 때 경쟁적인 마음에서 출발했다. 제가 미국사람으로 이런 말 하기에 부끄럽지만 미국 선교사들의 잘못이었다. 한국 사람들의 잘못이 전혀 아니었다. 기독교 교리가 잘못 전해졌다. 당시 전세계적으로 천주교의 세력이 커져 있어 미국의 기독교 종파들이 이를 견제하기 위해 한반도에서 선교할 때 일부 기독교 종파 선교사들이 배타적인 마음에서 전교를 한 것이다.”라고 답했다.

그 중의 하나가 ‘제사 폐지’였다는 것. 현각 스님은 “한국인들의 제사 의식은 기본적으로 조상을 존경하는 예절이다”면서 이를 일부 미국 선교사들이 신에 대한 숭배로 잘못 알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선교사들이 잘못된 교리해석을 한국 땅에 심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또 다른 질문자가 ‘술과 담배’에 대해서 질문하자 그는 “불교에서 술 마시지 말고 고기 먹지 말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스님들을 위한 규칙이 약간 있을 뿐이다. 한국불교 교리가 약간 잘못된 부분도 있다. 부처님이 고기 먹지 말라고 하지 않았으며 또한 술 마시지 말라고 하지 않았다. 고기 자체가 나쁘지 않다. 술 자체가 절대로 나쁜 것이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 말을 이어 나갔다.

현각 스님은 “어떤 사람들이 공부를 위해서 안되겠다고 판단해서 나온 것이다. 불교의 교리가 술 마시지 말고 고기 먹지 말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사물을 볼 때 ‘좋다, 나쁘다’라는 식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이것이 좋다. 저것은 나쁘다”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알코올 중독에 대해서 ‘좋다, 나쁘다’로 말하지 않는다. 섹스가 ‘좋다, 나쁘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돈이 ‘좋다, 나쁘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이렇게 불교에서는 사물자체에 대해 ‘좋다, 나쁘다’로 말하지 않는다. 역시 예수 그리스도도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 다만 그 사물을 이용할 때 매우 주의하라고 말했다.

불교에서는 거짓말 하지 말고 살생하지 말라는 가르침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다시 구체적인 예를 들면서, 그는 “이 볼펜이 좋다면 사용하라. 펜이 ‘좋다, 나쁘다’로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볼펜을 무기로 사용해 타인을 가해한다면 그것은 나쁘게 될 수가 있다. 그러나 그 펜으로 “사랑합니다”라는 아름다운 글을 쓴다면 좋은 것이 될 수 있다. 바로 이 같은 마음이 중요한 것이다. 무엇이든지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 것이 불교의 가르침이다.

당신이 그 대상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마음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 바로 불교의 가르침이다. 즉 돈, 섹스, 종교, 고기 등등을 보면서 당신이 마음을 어떻게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참석자가 현각 스님이 불교에 귀의하기 전 카톨릭 가정에서 자란 것을 이야기하자 그는 “나는 카톨릭 신자로 자랐으나, 오래 전부터 ‘전생’이나 ‘윤회’를 알았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전생’이나 ‘윤회’를 느꼈다. 그리고 큰 스님 숭산 대선서를 만나면서 무엇이 진실인지 깨달았다. ‘갈망’ ‘인과응보’ 등등 불교의 가르침이 내 의식을 일깨워 주었다. 그러나 아직도 나에게는 불교에 대한 공부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톨릭 가정에서 자랐으나 전생,윤회 깨달아 입적
큰 스님 승산 대선서 만나면서부터 인과 응보깨우쳐


‘참선수행법’은 길 없는 길 가는 것


그는 한국에서의 하루일과는 오전 2시45분에 일어나 혼자 5백번 참배하고 3시 40분에 대중 스님들과 백팔 배를 시작으로 6시까지 아침 예불과 참선을 한다. 낮에는 은사인 숭산 대스님이 남긴 책들의 편집이나, 경전 번역, 한국말 공부, 등산 등을 하며, 저녁 예불과 참선을 마치고 오후 9시30분 잠자리에 든다고 한다.

현각 스님의 법회가 주는 중요 메시지는 ‘물질주의가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영원한 만족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에 오기 전 유럽 방문에서 그는 “서양 사람들은 자기가 여태까지 믿었던 신앙보다 일상생활 속에서 보다 가깝게 과학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그런 종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번 유럽 여행에서 불교가 매우 빠르게 그 사회에서 전파되고 있음을 실감했다면서 “미국은 아직 유럽에 비해 뒤지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번 법회에서 현각 스님은 그의 스승인 숭산 대스님이 평소 갈파했던 대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화두를 던지며 “오늘 날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불교”이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참 나를 찾아 떠나는 참선 수행법을 잘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각 스님은 최근 한국에서 법회를 통해 앞으로의 종교는 자연세계와 영적인 세계를 똑같이 존중한다는 생각에 기반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것이 자연세계와 영적인 부분의 통합이야말로 진정한 통합이기 때문이라는 것. 그래서 불교야말로 자신의 생각과 잘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누군가 자신에게 현대의 과학적 요구에 상응하는 종교를 꼽으라고 한다면, 그것은 ‘불교’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현각 스님은 “불교를 말로만 아는 이들이 많은 것”에 대해서도 질책하며 “아무리 팔만대장경을 여러 번 읽고 말과 글을 통해 불교를 알게 되더라도 진정한 깨달음은 실천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님은 “부처님께서 모든 중생이 깨달을 수 있다고 했는데도 이를 모르는 척하며 지내는 것은 또 다른 고통일 뿐”이라면서 “산에 오르는 길은 다양하지만 참선 수행법은 마치 길 없는 길을 헬리콥터로 가는 것과 같다”고 조언했다.

법문시간만큼 질의응답시간을 갖는 것으로 잘 알려진 현각 스님 법회는 이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스님은 약 2시간 동안 설법 중 1시간 동안은 질문을 받아 한국말과 영어를 섞어가면서 그의 특유의 유머와 재치로 이끌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앞으로 어디로 가시나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동부쪽으로 갔다가…또..유럽도..”라고 딱히 구체적인 일정이 없다.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기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선행을 계속하겠다는 의미로 들렸다. 그는 앞으로 책을 써서 베스트셀러가 되어 화제를 모아가면서 불교를 전하는 방법 보다는 다른 길을 모색하겠다는 말도 했다. 그의 큰 기둥이었던 숭산 대스님이 입적한 후로 한국 불교에서 그와 외국인 도반들의 위치가 새로운 도전을 받고 있다고 들려온다. 그가 세계를 상대로 선행을 하는 것은 아마도 새로운 둥지를 틀기 위한 몸부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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