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나는 가자미’ 두고 고객과 마켓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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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측 “이런 불평은 처음이다” 주장
고객측 “상한 생선을 판매했다” 주장


최근 수입된 중국산 김치에서 납이 검출된 데 이어 기생충 알이 나와 비상이 걸렸다.

한국의 김치 16개 제품 중 절반이 넘는 9개 제품에서 4종류의 기생충 알이 발견됐다고 관계 당국이 밝혔다. 

이러한 뉴스를 대하는 소비자나 미디어의 입장에서는 모든 먹거리에 대해 그 어느 때 보다도 신경이 쓰인다.

한마디로 불량식품에 대해 민감해 질 수 밖에 없는 시점인 것이다. 이런 가운데 본보에 지난 2일 “악취나는 가자미”에 대한  제보가 들어왔다.


<선데이저널> www.sundayjournalusa.com

LA 인근 라팔마에 거주하는 김진석(가명)씨는 지난 10월 20일 동부 한국마켓(18317  E. Colima Rd., Rowland Hights, CA 91718)에서 11파운드의 가자미를 구입했다. 그는 “그날 아침 11시경에 생선을 구입했다”면서 “오후에 노모님께서 생선이 이상하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처음에는 그냥 물이 안 좋은 정도로만 생각을 했는데…… 아주 지독한 악취가 풍겼다”면서 “생선이 심하게 부패됐다는 걸 알고는 바로 한국마켓에 전화를 했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그러나 동부 한국마켓 측의 대답은 “그럴 리 없다”는 것이었고 “마켓으로 가져오면 환불해 주겠다”고 했다. 김씨는 ‘한국마켓’에 가는 길이 편도 40분이나 소요되는 거리라 당장 갈 수가 없었다. 또한 그는 “직접 간다고 해도 반가워 할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니까 여간 짜증나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 후 김씨는 3일 동안 시애틀에 볼일이 있어 다녀온 후 집안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그 문제의 생선을 보고 깜짝 놀랐다. “가자미 썩는 냄새가 진동해 정말 불쾌했다. 그래서 다시 한번 마켓측에 전화를 했다”고 말한 김씨는 “사실 그때 전화를 걸 때만 해도 마켓 측에서 좋게 해명했다면 없던 일로 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가자미를 구입하는 데 들어 간 비용이 작지는 않았지만 그 돈을 찾으러 두 시간이나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또 마켓 측에서도 반가워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깨끗이 잊어버리고 싶기도 했다.

그러나 김씨의 전화를 받은 동부 한국마켓 측은 “바쁘다”는 말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로부터는 아무런 불평을 들은 적이 없는데 “왜 손님만 불평을 하냐”면서 “가져오면 바꿔 준다고 하지 않았는가”라고 하며 오히려 반문을 했다고 한다. 동부 한국마켓으로부터 이런 차가운 대답을 들은 김씨는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본보에 제보를 하게 됐다는 것.

김씨는 본보에 전화를 한 후 냉장고 안에 있던 가자미를 좀 더 유심히 보게 되었는데 다시 한번 놀랐다고 한다. 동부 한국마켓에서 사 가지고 온 가자미 중 일부분은 상한 부분을 칼로 잘라 다시 손질을 해서 판 흔적이 보였다는 것이다. 그는 “마켓 측에서 생선이 상한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 부분을 손질해 감춰가면서 소비자에게 주려고 봉지에 담아 팔았다는 건 상도의에 어긋나는 일이라 정말 불쾌했다”고 말했다.

















 
▲ 문제의 상한 가자미를 산 진열장

김씨의 제보를 접수한 본보 기자는 바로 동부 한국마켓으로 전화를 걸었다. “마켓 매니저와의 통화를 원한다”고 말하자 마켓측은 “지금 통화할 수 없으니까 전화번호를 남겨두면 매니저에게 전하겠다”고 답했다. 본보의 전화번호인 323-938-0688번을 알려주고 전화를 기다렸으나 회신이 없었다. 본보기자는 셀룰라폰 번호까지 다시 알려주고 전화를 기다렸다. 그러나 여전히 소식이 없었다. 지난 5일과 6일 주말에도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할 수 없다는 답변 뿐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 7일(월)에 다시 동부 한국마켓에 전화를 걸었다. 매니저와의 통화를 원한다고 하자 “전데요, 누구세요?”라는 답변이 흘러나왔다

이번 제보에 관해 들은 매니저는 김씨가 가자미를 구입했던 날이 매우 더웠던 날이었다고 밝히면서 “그런 날씨에는 차를 운전해서 집으로 가는 동안에 냉동됐던 생선이 녹으면서 상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 때가 또 한창 생선을 세일하는 기간이어서 많은 양의 생선을 팔았었는데 다른 사람들로 부터는 그런 불평이 한 건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그는 고객들이 생선과 같은 식품을 사서 가져 갈 때에는 신선도 유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가자미의 손상된 부분을 다시 손질해서 판 흔적’에 대한 매니저의 대답은 “냉동된 생선이 생산회사로부터 박스로 한꺼번에 들어오기 때문에 마켓에서 생선의 상한 부분을 잘라내고 손질해서 판다는 건 있을 수 없다”면서 “이번에 엄청나게 많은 생선을 팔면서 그런 불만을 한 손님이 없었는데 유난히 그 분만 불평을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2년 전 새로운 업주가 마켓을 인수하면서 손님들로부터 상품들이 좋아졌다는 말을 듣고 있다고 전했다.

생선을 구입했던 일로 마음이 상했던 김씨는 악취 나는 생선자체 보다는 마켓의 대응태도가 더욱 문제였다. 그래서 본보 기자는 매니저와의 말을 마치면서 생선부 반장과의 통화를 원하자 바로 연결됐다.
생선부 반장은 “손님께서 처음에 그 상한 가자미에 대한 말을 하셔서 사과를 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주일쯤 지나서 다시 전화가 왔다는 것. 생선부 반장은 “마침 그때 생선을 손질해서 빨리 포장해 드려야 할 손님이 바로 옆에 있고 해서 오래 통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 고객(김씨를 지칭)이 ‘그럼 알아서 하겠다’고 하면서 ‘한국 사람은 그래서 안 된다’는 말을 했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확 상하면서 그때부터 그 손님에게 차갑게 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부 한국마켓측, 손님은 ‘왕 이다’라는 신조로 고객 모신다

지난 8일 아침, 동부 한국마켓의 ‘총괄 매니저’로부터 본보로 전화가 걸려 왔다. 그는 “어쨌든 손님에게는 끝까지 잘 해드려야 하는 것이 저희 마켓에서 할 일”이라면서 “누가 잘했던 못했던 간에 그 것을 내세울 필요도 없는 것이고 ‘손님은 왕이다’라고 생각하고 잘 해 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이번 일로 제보하신 분이 마음이 상했다면 마음을 풀어 드려야 한다”고 말하면서 제보자의 전화번호를 알려 주기를 원했다. 하지만 제보자에 대한 정보를 줄 수 없는 만큼 본보 기자가 대신 ‘총괄 매니저’의 입장을 제보자에게 전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총괄 매니저’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마치 옆구리 찔러 절 받는 것 같다”면서 “마켓에서 앞으로는 그런 물건들을 안 팔면 더 이상 기분 나쁠 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이번에 언론에 제보를 하는 과정을 통해 마켓들이 보통 사람들에게도 자신들의 입장만 내세우지 않은 것이 좋았다”면서 “이런 사실들이 보도되면서 마켓들이 상도의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 마음이 흡족하다”고 덧붙였다.
‘악취 나는 가자미에 대한 제보’는 이렇게 해서 일단락 됐다. 취재를 마무리하면서 “장사란 이익을 남기기 보다는 사람을 남기기 위한 것이다”라는 상즉인(商卽人) 정신이 모든 마켓에서 실천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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