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관 기념재단 ‘역사의식’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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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로부터 김도기, 백영중, 홍명기 공동 이사장.
 
ⓒ2005 Sundayjournalusa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공동이사장 홍명기,백영중,김도기)의 ‘눈 가리고 아옹’식 운영이 계속 되고 있어 커뮤니티로부터 이제는 무시당하고 무관심의 대상으로 변하고 있다.

동포사회를 대상으로 수차례 모금활동을 벌여 온 재단측은 지난 1년 동안 “선장 없는 난파선”이 되어 방향감각을 잃어가고 있다. 2년 전 보수공사 중에 다락방에서 국민회 유물을 건지는 횡재를 했는데도 그 역사적 보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썩어 나가게 방치하고 있다. 이 같은 역사유물을 썩게 놔둔다는 것은 재단측이 그 유물을 보물로 여기지 않는다는 의미로 밖에는 볼 수 없다.

만약 그것이 ‘값으로 따질 수 없는 보물’이라면 당연히 안전한 장소에 철저한 관리로 보관됐었을 것이다. 동포사회로부터 국민회관 관리를 위탁받은 재단은 지난해 말까지 재단이사회와 기념관 운영관리 체제를 구성하겠다고 공언했으나 1년이 지난 현재까지 확실한 이사회 구성도 제데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이들 재단의 3인 공동 이사장들은 감투만 쓰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카쿠로치들이 귀중한 역사유물을 갉아 먹고 있었다. 역사의식을 망각한 채 서로의 책임만 전가하고 있는 재단 책임자들과 관계 임원들은 물러나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회의 유산을 이어받은 동포사회의 한인회를 비롯한 단체들도 미주한인사회의 귀중한 역사유물이 방치되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보고 있는 것도 유물방치에 공범자로 볼 수 있다.

성 진<취재부 기자> [email protected]


최근 국민회기념재단과 국민회관 건물을 법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나성한인연합 장로교회는 모호한 합의를 하고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회견에서 ‘대한인국민회 기념관 건물 임대 계약서’라는 것을 양측이 합의했다고 발표했는데 내용인즉 교회측은 재단측에 국민회관 건물을 5년간 월1달러에 임대하고, 다락방에서 발견된 유물 관리에 상호협력하며, 유물보존을 위해 교회 본당 내에 보존창고를 건립하는데 교회가 장소를 무상으로 장소를 제공한다는 것이 주요내용이었다.

또 이날 회견에서 공동 이사장 중 홍명기 이사장과 백영중 이사장 2명은 이 같은 사업을 위해 1만달러를 재단에 기증기로 했다고 발표됐다. 이 같은 신문기사를 본 타운의 한인 B씨는 “1만 달러를 내고 계속 그 자리를 유지하겠다는 속셈으로 밖에는 안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 타운의 한 단체장인 C씨는 제3자를 통해 본보에 “속보이는 짓이며 치사한 형태이다”라면서 “제대로 국민회관을 운영하려면 구체적이고 기금규모도 상당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을 보도한 언론들은 ‘이제 국민회관 운영에 탄력을 받게 됐다’며 무언가 잘 될 것 같은 뉘앙스를 풍겼다. 정말 그럴까. 지난날의 재단이나 교회 측의 행태를 보면 선뜻 믿음이 가지 않는다. 이들은 합의서에서 다락방에서 발견된 유물을 “다락방 출토유물”이라는 거창한 단어를 사용했다.

“출토유물”은 국어사전에 보면 ‘땅에 묻힌 유물이 저절로 들쳐 나거나 그것을 파냄’으로 되어 있다. 국민회관 건물에 다락방이 있다는 사실은 오래 전부터 알려진 사실이고 그 다락방에 유물이 보존되어 있다는 사실도 관계자들에게는 잘 알려진 사항이다. 과거 국민회관에서 활동하고 자신의 초기이민 소장품을 UCLA에 기증한 진희섭 씨는 “다락방에 국민회관 자료를 보관한 것은 60년대 이전의 국민회원들이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역사의식 실종


이번 합의서에서 다락방에서 발견된 유물 관리에 상호협력하며, 유물보존을 위해 교회 본당 내에 보존창고를 건립하는데 교회가 장소를 무상으로 장소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보도됐는데 이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다. 도대체 1년 전에 국민회관 복원위원회와과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 그리고 동포사회 관계자들이 모여 기념재단을 출범할 때 우선순위가 바로 유물을 잘 보관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의 세월을 허송한 뒤 다시 ‘합의서’를 체결하면서 다락방 유물관리에 상호 협력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합의서’가 없어서 유물관리를 시작도 못했다 말인가. 동포사회를 무시하여도 너무 몰염치한 자세였다.

그 동안 같은 내용을 문구만 바꾸거나 이 핑계 저 핑계로 버텨 온 재단측과 교회측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사항을 발표했다. 바로 유물창고를 교회본당 내에 세운다는 것이고, 그 장소를 교회가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언뜻 보면 유물관리에 진일보한 무언인가가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일부 언론은 “유물보존에 탄력을 받게 됐다”라는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80년대 이래 국민회관 유물을 보관해왔던 교회측이 유물이 해외로 불법반출된 사실도 모르고, 보관되고 있는 유물도 도난 당하고 손상당한 것도 부지기수이며 더구나 목록조차 구비하지 못하고 있는 처지에 유물창고를 본당 내에 건립한다는 것은 재단측이나 교회측이 유물보존에 대한 기초사항도 지니고 있지 않음을 스스로 나타냈다고 볼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다락방 유물은 신문에 보도된 대로 허스름한 교회건물 안에 종이박스 안에 자리잡고 있다. 박스 틈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털마이트가 먹어 들어가고 있다. 이런 정도로 유물을 방치하고 있는 교회나 재단측이 역사적 유물을 보관하는 방법의 기초지식 조차 과연 알고 있는지 의심이 가고 있다.


무식의 소치
   
국민회관기념재단과 같은 비영리재단이 어떻게 역사유물을 보존해야 하는 가이드라인을 미국정부나 유명 박물관,도서관 등에서는 설정해 놓고 있다. 국민회관 기념재단이나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에서 역사의식을 지니고 국민회관 유물을 보존하겠다는 열성이 있었다면 1년 전에 이미 기초자료들은 입수했어야 했고, 이 분야의 전문기관들의 리스트 정도는 수집하고 그 기관들과 상담을 끝냈어야 했다. 그러나 재단은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허송세월을 보냈다. 그 1년이란 기간은 미 정부기관이나 유물보존 기금을 후원하는 문화재단이나 기관들에게 기금신청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

그러나 재단이나 교회는 한마디로 무지와 무식 때문에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를 몰랐다. 다만 비가 오면 국민회관에 혹시 비가 새지나 않나, 또는 어쩌다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해 문을 열어 놓고 기다리고 있는 정도 수준이다. 외국인이나 2세 어린이들이 오면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안내원도 없다. 교회의 일부 신도들은 옆 마당에 자리잡고 있는 국민회관 건물을 “애물단지”로 생각하고 있다.

내년 2006년이면 이 교회는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게 되는데 그 자체만으로도 힘이 겨운데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유물보관소를 어떻게 재단과 교회가 감당할 수 있을지 문제이다. 

한인커뮤니티가 국민회관 다락방에서 발견된 사료들을 보존하려는 이유는 우리 선조들의 자랑스런 독립운동 역사와 당시의 개척자적인 초기 이민자들의 삶을 후손들이 배워 익혀 나가자는 의미도 포함된다. 그러기에 남겨진 유물들을 여러 가지 목적상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유물들을 보려면 무엇보다 유물 자체의 보존관리가 철저해야 한다. 보존관리가 잘 되어 있으면 오랜 동안 우리는 귀중한 역사자료를 대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사료를 아무나 마음대로 보게 놔둔다면 금방 손상되기가 쉽다. 따라서 전문가의 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사료를 보존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는 철저하게 보존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자료 공개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미도 들어있다. 하지만 그러나 자료는 보여 줄 수 있어야만 그 가치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자료보존을 위한 관리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나 연구가들에게 이용에 장해가 없으면서도 원래 목적인 보존도 이루어져야 한다.


자료는 영원하지 않는다


어떤 자료도 영원히 보존될 수는 없다. 그러나 과학적인 보존조치로 가능한 오래 보존되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디지털 자료의 형태로 제작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마이크로필름으로 제작되어 왔다. 그러나 이것도 자료자체가 디지털화나 마이크로필름으로 제작할 수 있도록 원본 보존상태가 좋아야 가능한 것이다.

불행히도 다락방 유물이나 기타 국민회관 유물들 중에는 원본들이 많이 손상되어 있어 전문가들의 감식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미국 내 많은 도서관 등에서는 자료를 마이크로필름으로 보관하고 있으며 대학 도서관등에서는 디지털과 마이크로필름 제작을 겸용하고있다. 마이크로필름으로 자료보존의 효과는 인정을 받아 오고 있으나 디지털이 마이크로필름처럼 장기간 보존이 가능한지는 현재 연구단계에 있다.

역사자료를 보존하는 지침은 자료복원(restoration), 자료보존(preservation), 자료보호(conservation) 등 3가지 원칙이 적용된다고 미정부나 학계는 밝히고 있다. 재단측이나 교회측이 다락방의 손상된 자료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해당 전문복원가로부터 자문을 받아 그 결과를 갖고 다음 단계를 판단해야 한다. 국민회관 사료들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창고가 아니라 유물의 성격과 형태에 따른 서고와 부대시설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운영하기 위한 전문인력 운용과 운영경비 등에 대한 사항을 결정해야 한다.

또한 중요한 것은 보존 조치된 자료를 재난이나 안전사고 등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는 비상대책과 함께 일반적으로 자연부패나 파손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적어도 이 같은 3가지 사항에 대한 기초적인 계획이라도 세워 놓은 다음에 “유물보관 창고”를 세우든가 “1 달러 임대”를 논의해야 하는 것이 순서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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