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도 황우석을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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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과연 ‘줄기세포’를 만들었는가?”로 한국은 물론 미주동포사회가 크나큰 의문에 빠졌다. 세계적으로도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과학계에서는 황우석 교수가 만약 줄기세포에 대한 확증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세기적 스캔들”로 번질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이번 논쟁에 대해 각계에서 많은 의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본보는 김동길 교수의 글과 정창인 독립신문 주필의 글을 소개한다.


편집자

















“이럴 수가 있나,
과학의 생명은 진실이다”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가 가짜라는 말이 TV로 신문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날 이 시간까지 한국인 과학자 황 교수를 옹호하고 지지한 많은 한국 사람들이 크게 당황하게 되었다. 만일 그가 제시한 줄기세포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황 교수라는 사람은 과학자로써 설 자리가 없는 것 뿐 아니라 품위 있는 한국 선비의 자격도 박탈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학의 생명은 진실이다. 코페르니쿠스의 뒤를 이어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오는 교황청이 설치한 재판소에서 재판을 받아야 했고 그는 자리에서 그런 지동설을 부인해야만 했다. 그의 과학자적 양심에 위배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자신의 목숨을 건지기 위해 지동설을 부인하고 나서 매우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러나 지금도 지구는 돌고 있다”라는 한마디를 던졌다는 것이다. 지구가 돈다는 것이 사실이고 지구가 돌지 않는다는 것이 거짓인 것이다. 생물학자 다윈도 자신의 진화론이 진실이기 때문에 수난을 겪기는 했지만 오늘 진화론은 상식에 속하는 문제가 되고 말았다.
   나는 아직도 황 교수의 줄기세포가 가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가 가짜 줄기세포를 가지고 연구 논문을 작성했을 리가 없다. 악의에 가득 찬 눈으로 황 교수를 바라본다는 것은 한국인으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사실이 밝혀지면 황 교수의 업적도 옳게 평가되는 날이 올 것이다.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http://www.kimdonggill.com
 


“황교수에겐 분발,
MBC에겐 반성의 계기” 


   최근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줄기세포는 없다는 충격적인 선언과 MBC PD수첩 제2탄이 방영되고 국민은 황우석 교수가 연구성과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이어 황우석 교수의 해명 기자회견이 있었고 이어 노성일 이사장의 반박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들의 기자회견을 바탕으로 사건을 간략하게 재구성해보면 다음과 같을 것 같다.
   황우석 교수는 맞춤형 줄기세포 생산에 성공하였다. 그 숫자는 11개일 수도 있고 그 이하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개수는 별로 중요한 의미가 없다. 그런데 이 분야의 세계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하루라도 더 빨리 논문을 게재하여 세계최초란 영광을 얻고 싶었다. 기술선점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어떤 이유로서든 줄기세포가 죽었다. 이 연구는 맞춤형 줄기세포를 생산하였다는 사실이 중요하지 그 다음 검증 단계는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절차적인 것들이다.











그래서 황우석 교수는 그 다음 절차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고 당연하게 증명될 수 있는 것이란 생각으로 논문의 형식을 맞추기 위해 사진이나 DNA검사 등을 적당히 꾸민 것 같다.
   그런데 노성일 이사장은 황우석 교수가 갖추지 못한 배아줄기세포 배양 기술을 가지고 있다. 연구에 필요한 실질적 업무는 아마 노성일 병원 연구소 인원이 수행한 것 같다. 그 중심에 미국에 가 있는 김선종 연구원이 있다.
   김선종 연구원 자신도 줄기세포를 다 보았고 그 성과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고 있다. 다만 어떤 이유로서든 줄기세포 배양에 실패하게 되자 어쩌면 그 사실을 숨기고 다른 줄기세포를 이용해서 논문 작성에 필요한 사진이나 데이터를 생산한 것 같다.
   노성일 이사장은 이 연구에 있어 자신의 기여가 황우석 교수보다 크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황우석 교수의 기여가 더 큰 것으로 인정한다. 어쩌면 이 점에서 노성일 이사장과 황우석 교수 사이에 협력관계가 파탄나게 되었을 것이다. 게다가 미국의 셰튼 교수가 논문의 진위와 관련하여 MBC의 취재가 시작되자 스스로 압박감을 느끼고 김선종 연구원을 다그친 것 같다. 그래서 김선종 연구원이 황우석, 노성일, 셰튼, 그리고 MBC 사이에서 일관성이 없는 진술을 하게 되어 사건이 확대된 것 같다. 
   그러나 이 사건의 전개과정을 재구성해볼 때 한 가지는 분명한 것 같다. MBC만 없었다면 이 사건은 학계의 노력으로 저절로 해결되었을 것이란 점이다. 황우석 교수가 진실로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었다면 그 외의 모든 문제는 절차적인 문제일 뿐이다.
   비록 절차적인 문제에서 몇 가지의 허위가 있었다고 하여 맞춤형 줄기세포 배양이 핵심인 황우석 교수의 연구가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 황우석 교수는 후속 연구를 통해 이 모든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던 듯하다.
   또한 MBC가 무리하게 이 사건을 파헤치려고 하지 않았다면 셰튼 교수가 자기 방어를 위해 이 사건을 폭로하게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노성일 이사장이 이 사건에 나서게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연구팀 내에서 자연스럽게 모든 문제가 정리되었을 것이고 한국은 맞춤형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하여 세계의 독보적 위치를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특히 MBC가 김선종 연구원에게 거짓과 협박을 하지 않았다면 김선종 연구원의 최초 인터뷰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졌을 것이고 그렇게 되었다면 사건이 이와 같이 본질에서 벗어나 크게 확대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이번 사건이 황우석 교수에게는 엄격한 교훈을 주는 계기가 되었다. 아마 다시는 이와 같은 성급한 일 처리로 곤욕을 치루는 일은 없게 될 것이다. 오히려 세계 독보적 연구를 계속하여 잠시 타격을 받은 명예를 충분히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MBC는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과학적 연구 논문은 일 년에 수도 없이 발표된다. 그 어느 것도 언론사가 진위를 검증하겠다고 나서지는 않는다.
   MBC는 정당한 취재 한계를 넘었고 취재 윤리 또한 어겼다. 그 결과 불필요하게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고 사건을 확대시켰다. 이 모든 책임은 MBC가 져야 한다.


정창인 독립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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