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향군인 회장 선거 혼탁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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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향군인회 회장선거가 외압과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조리한 운영과 현 집행부의 독선 등으로 혼탁 양상으로 빠져들고 있어 선거가 제대로 실시될 지 극히 불투명한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오는 22일 재향군인회 미서부지회장 선거를 앞두고 서울본부의 부당한 간섭 등으로  박종식 선거관리위원장이 사퇴했으며, 선거관리위원으로 있던 김해영 위원이 느닷없이 회장 후보로 등록해 다른 후보들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별취재반

















 

이 같은 혼탁스런 분위기 조성에는 현 김봉건 회장과 일부 집행부 임원들의 공모 결탁이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여기에 일부 후보가 선거관리의 부당함을 이유로 집행부의 개편을 요구하면서 사퇴할 뜻을 비추고 있고, 또 다른 후보는 집행부와 선관위원회의 전면 개편을 요구하고  김해영 전 선관위원의 회장 입후보를 즉각 취소할 것을 요구하고 나서 선거가 예정대로 실시될지 의문시 되고 있다고 이 관계자가 밝혔다.
이 관계자는 6일 “이번에 갑작스런 선관위원장의 교체는 재향군인회 서울 본부에서 압력을 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선거관리위원으로 있던 김해영 위원이 갑자기 위원직을 사퇴하고 회장 후보로 등록한 것은 분명한 위법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 같은 부정의 이면에는 김봉건 현 회장이 여러모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재향군인회 선거를 앞두고 선거관리를 위해 자문위원장인 박종식씨(예비역 소장)는 지난 1일 긴급 선관위원회를 소집해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대신 현 부회장인 박순길(예비역 대령)씨가 선관위원장으로 교체 선정 됐다. 박종식 전 선관위원장의 갑작스런 사퇴의 이면에는 서울 본부에서 ‘괘씸죄’로 ‘박 선관위원장을 교체하라’는 지시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종식 전 선관위원장은 지난달 28일자 중앙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현 재향군인회를 신랄하게 비판했는데 그 글의 일부분을 소개한다.
<어느 월간지에서 ‘공룡 재향군인회 꼬리 무는 의혹’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재향 군인회 안팎에서 제기된 운용상의 문제점과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한 진상을 추적했다는 내용이다.
한마디로 기사의 진위여부에 관계없이 의혹을 샀다는 사실만으로도 조국을 위해 청춘과 신명을 받쳤던 예비역 군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고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중략) 그런데 지회가 설립된 이래 현재까지 설립목적과는 달리 여러 잡음이 끊이지 않아 노병들의 마음을 아프게 그리고 슬프게 하고 있다. 이처럼 한심한 작태는 한국의 본부나 이곳 지회나 규모와 성격만 다소 다를 뿐 근원적으로 비양심적인 면은 마찬가지다.>
박종식씨는 이 기고에서 서울의 향군본부와 이곳 지회를 싸잡아 비판의 글을 날렸다. 향군 본부와 이곳 지회를 몽땅 “비양심적 단체”로 매도한 것이다. 이 같은 글이 보도되자,











 
이곳 재향군인회에서 누군가 이 기고문을 서울 본부에 보냈으며, 서울 본부는 ‘괘씸죄’로 이곳 지회로 연락해 ‘선관위원장 목을 처라’고 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이 신문 기고문을 김봉건 현 회장측이 서울로 보냈을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한 관계자는 “박종식 전 선관위원장도 문제가 있다”면서 “그는 선관위원장으로서 임무에 충실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그 자신 재향군인회의 자문위원장으로서 향군의 문제 해결에 노력하지 않고 안일하게 지내왔다”고 지적했다. 
재향군인회는 22일 회장선거를 앞두고 지난 3일 입후보자 등록을 마감했다. 후보등록에는 김혜성 전 6.25 참전동지회 회장과 김호정 세계 이북 오도민 연합회 회장, 이봉수 평통자문그리고 이수복 전 육군동지회 회장 등 4명이 공탁금 5,000 달러를 납부하고 등록했다.
그런데 지난 3일 오후 이수복 후보를 지원하는 김덕복씨와 5명의 회원들이 재향군인회 사무실에 들어와 정식 통보 없이 선거관리위원장이 교체된 것으로 두고 언성을 높이며 집행부 선관위측과 몸싸움을 벌렸다.
이 자리에서 김덕복씨는 “이번 선거가 정관에 따라 치러지지 않고 있다”며 선거 보이콧 및 선거 무효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향군인회 선거관리위원회측은 “대의원 선정 등과 관련해 별 문제가 없다”며 선거를 강행할 뜻을 내비쳤다. 회장 선거는 13일까지 선거인단인 대의원 구성을 확정하고 22일 총회를 열어 회장을 선출하게 된다.
또 이수복 후보측은 ‘박종식 선관위원장의 사퇴가 공식적으로 통보가 되지도 않고 전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현 집행부 박순길 부회장으로 교체된 것은 의혹의 대상’이라며 거칠게 집행부를 몰아 세웠다. 선관위원장의 사퇴는 있을 수 있지만 그 과정이 투명해야 하고, 공식적으로 발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다른 후보들의 주장이다.
또 한편  김해영 후보는 원래 선관위원이었는데, 갑자기 사퇴를 하고 회장 입후보를 했다. 이를 두고 타 후보들은 선관위원을










사퇴한 것이 공식적으로 발표나 공고되지 않은 마당에서 회장 후보로 전격 등록을 한 것은 역시 의혹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김호정 회장 후보측은
‘김 후보는 선관위원회에서 선거규정이나 지침 등을 관리하면서 모든 사항을 미리 알아 놓고 나서 사퇴해 회장후보로 등록한 것은 공명성과 공정성을 해친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김호정 후보측은 ‘선관위와 집행부가 대의원 선정을 두고 정관을 위배하면서까지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22일 회장선거는 대의원들이 투표를 하게 되어 있다. 원래 정관에는 57명의 대의원이 총회에서 회장을 선출하게 되어 있는데 지난 이사회에서 대의원을 160명 선까지 증원했다. 당시 이사회에서 집행부는 서울 본부에 200명 대의원 선정을 신청했으나 160명 선으로 승인이 나왔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160명 대의원’도 의혹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6일 “서울 본부에 문의한 결과 본부의 한 관계자는 160명 승인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면서 “이곳 김봉건 회장이 무언가 숨기고 있는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재향군인회의 한 관계자는 “김봉건 회장이 불출마를 하면서 자신의 회장직을 김해영 후보에게 넘기기 위해 선관위원장을 박순길 부회장으로 교체시켰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평소 김 회장은 ‘견원지간’과 같은 이수복 후보의 낙선을 위한 술책을 부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 관계자는 “만약 이수복 후보나 김호정 후보가 당선될 경우 김봉건 회장의 각종 의혹이 제기될 것이기에 이를 방해하기 위한 작전이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봉건 회장은 이번 신임회장 선거에 불출마했다. 그는 지난동안 수 차례 회장 재선에 나서지 않겠










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일부에서는 이를 믿지 않았으며 ‘만약 불출마 할 경우 자신이 영향력을 행사해 가까운 사람을 후보로 내세울 것’라는 소문이 강하게 퍼져 있었다. 그 추측대로 김봉건 회장과 가까운 김해영 후보가 등록을 했다.
당초 연임이 기대되던 김봉건 현 회장은 “건강상태야 60대와 다름없지만 단체를 계속 이끌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다는 지적을 수용해 불출마 결정을 내렸다”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길을 열어줘야겠다는 생각도 일부 작용했다”고 재선 불출마 이유를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 3년간 회장직에 있으며 재향군인회 미서부지회를 이끌어 왔다.
한편 회장선거에 후보로 등록한 김호정 이북오도민회연합회장은 “현재와 같은 혼탁한 선거관리체제라면 후보 사퇴를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재향군인회는 많은 회원들로부터 불신을 당하고 있다”면서 “이번 기회에 개혁을 위해 출마했는데, 불법이 판치는 현 상태에서 공정한 선거 대우를 받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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