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향군인회는 회원 상호간의 상부상조를 통한 친목을 도모하고 회원의 권익을 향상시키며 국가발전과 사회공익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이다. 이같은 재향군인회 미서부지회가 요즈음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달 22일 실시된 회장선거를 겸한 총회가 난장판이 됐기 때문이다. 가장 신성시 되어야 할 재향군인회가 “개판총회”로 모든 언론으로부터 지탄을 받을 정도로 신뢰를 잃었다는 사실이 유감스러울 뿐이다. 어쩌다 재향군인회가 이처럼 추락의 길로 들어 섰는지 참담할 뿐이다. 이와는 달리 미국사회에서는 미재향군인회를 ‘영웅들의 단체’로 존경하고 있다. 정치인들은 물론 사회 각계에서는 미재향군인회를 “원로”급으로 추앙하고 있다. 여기에는 미재향군인회 자체가 권위를 잃지 않고 과거 조국에 봉사했다는 자부심을 간직하고 사회적으로도 공헌을 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한인사회의 재향군인회는 동포사회에서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가. 많은 동포들은 “노병들의 집합소”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정관에 규정된 “사회공익에 공헌” 한다는 것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단체로 여기는 사람들은 드물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총회 난장판 사건을 보노라면 과연 이런 단체가 아직도 타운에서 존재할 수 있었다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재향군인회 미서부지회 회장선거가 순탄하지 않을 것이란 예보는 지난해 말 부터 타운에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향군인회 집행부는 자신들이 대의원을 장악했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대처하면서 많은 회원들의 불만을 가볍게 여겼다. 또한 일부 회원들이 건의하는 사항에 대해서도 포용하기 보다는 반대파라는 인식으로 무시하는 자세로 일관해왔다. ‘돈키호테식’의 단체 운영을 해 온 것이나 다름 없었다. 명색이 총회인데 예산, 결산 보고도 없이 날림식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회장 선거를 밀실에서 비공개로 실시하는 자체가 우습다. 무엇이 두려워 재정보고도 하지 못하고, 무엇이 두려워 선거도 취재진을 내쫓아내고 실시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다. 재향군인회가 이 사회에서 존재하려면, 스스로 새로 태어나지 않으면 안된다. 이번 기회에 철저한 개혁으로 환골탈퇴하지 않는다면 차라리 없는 것이 커뮤니티를 위해서 좋은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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