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립고 피곤해…춘곤증인줄 알았는데 가끔씩 살 속을 파고드는 바람이 심술을 부리지만 이젠 확실한 봄인가 봅니다. 아침마다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천근 추를 일으켜 세우는 것처럼 힘이 듭니다. 점잖은 자리에서 자꾸 하품이 나오고, 글 쓰는 것이 전에 없이 귀찮고 졸립니다. 운전 중 눈꺼풀을 내리 누르는 따사로운 햇살 때문에 큰 일 날 뻔한 적도 생깁니다. 모두가 봄이 됐다는 신호입니다. 둘째, 적당한 운동입니다. 피곤해서 온 몸이 축 늘어진 사람에게 운동을 하라면 의아해 하는 분들이 많지만 평소 활동량이 적은 사람에겐 적당한 운동이 오히려 몸의 활력이 됩니다. 가벼운 스트레칭과 맨손 체조, 산책이나 걷기 등은 긴장된 근육을 풀어줄 뿐 아니라 정신적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몸 속에 축적된 노폐물을 연소시켜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잠을 자기 전 간단하게 맨손 체조를 하면 숙면에도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땀을 뻘뻘 흘리며 하는 너무 심한 운동은 오히려 춘곤증을 악화시키므로 조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는 규칙적인 생활입니다. 피곤하다고 휴일에 하루 종일 잠을 자거나 집 안에서 빈둥대는 분들이 많은데 지나친 휴식은 오히려 몸의 리듬을 깨뜨려 춘곤증을 더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휴일 낮잠은 점심 이후 30분~1시간 정도가 적당합니다. 하루 종일 TV를 보는 것을 쉰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지만 TV 보기는 생각보다 무척 피곤한 ‘노동’이라는 점을 아셔야 합니다. 장시간의 자동차 운전이나 무리한 산행도 춘곤증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넷째, 스트레스의 관리입니다. 어느 조직이나 3월은 일이 가장 많은 시기입니다. 어느 조직이나 설 연휴가 끝난 뒤 일에 시동이 걸리고 3월쯤이면 가속도가 붙습니다. 당연히 스트레스도 이 때쯤 가장 심합니다. 때문에 적극적인 스트레스의 관리가 필요합니다. 스트레스는 안 받겠다고 결심한다고 안받아 지는 것이 아니므로 운동, 독서, 취미활동 등 적극적인 방법으로 풀어야 합니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즐거운 마음을 갖고 일하는 것도 스트레스 관리의 한 방법입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흡연과 과음을 삼가야 하며, 졸린다고 커피 등 카페인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불면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좋지 않습니다. 비타민B1과 비타민C 등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한방에선 인삼, 황기, 백출 등 성질이 따뜻한 한약을 복용하면 기력이 돋아나 춘곤증을 이길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춘곤증 환자에게 널리 처방하는 ‘보중익기탕’은 황기와 인삼이 주재료라고 합니다. 그러나 졸리고 피곤하며 입맛이 없는 증상이 지나치게 오래 지속되면 한번쯤 자기 몸을 되돌아 봐야 합니다. 간염이나 결핵 같은 중요한 질병의 초기 신호를 춘곤증으로 간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갑상선 질환, 당뇨, 빈혈, 심장질환, 우울증, 자가면역성 질환, 각종 암 등이 있는 경우에도 춘곤증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병이 있다면 피로가 갈수록 심해지고, 아무리 쉬어도 피로가 풀리지 않고, 몸무게가 빠지거나 숨이 차는 등의 각 질환의 특징적 증상이 동반되는 수가 많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그 밖에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 질환의 치료약들도 만성피로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약을 복용한 뒤 부쩍 피곤한 증상이 심해졌다면 담당 의사와 상의할 필요가 있습니다.(임호준-조선일보 의료건강팀 팀장) |
커피, 알코올성 취장염 위험 감소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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