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땅에서 한국 야구가 이룩한 ‘세계 4강 신화’는 대한민국의 투혼이 만들어낸 성과였다. 비록 한국대표팀은 결승 문턱에서 아쉽게 탈락했지만 한국 야구는 새로운 희망을 잉태했다.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었던 WBC 한국야구 ‘드림팀’은 미국 야구장에서 태극기를 휘날렸으며, 끝내 마운드에 태극기를 꽂았다. 이를 두고 박찬호는 “야구장 마운드 위에 꽂혀진 국기는 우리 태극기가 세계 처음일 것”이라면서 “미치도록 기쁘고 자랑스러운 장면이었다”고 그날의 감격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우리 모두를 안타깝게 했던 샌디에이고에서의 마지막 경기에서 동포들의 응원은 너무나도 감동적이었다. 그날 1 루 쪽에서 온 몸으로 비를 맞으면서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는 폴 김(54)씨는 “나를 비롯해 이 경기장에 모인 한인들은 오늘도 이기기를 바랐겠지만 그보다는 예상을 깨고 선전한 선수들을 칭찬하기 위해 모였을 것”이라며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한국 이미지를 높여준 팀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정말로 미주 동포들의 마음을 그대로 나타냈다고 본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팬이라고 밝힌 알렉스 레예스는 “비록 결승에 오르지 못했지만 한국팀의 돌풍과 한인들의 응원 모습은 이번 대회의 최대 성과로 기록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틀린 말이 아니다. 지난 한때 한국사회 일각에서는 미주 이민동포들을 색다른 시각으로 본 적도 있었다. 이번 야구경기를 통해 한국의 동포들도 미주동포들에 대해 ‘하나의 핏줄’임을 새삼 인식하였으리라 믿는다. 이번의 미주 동포들의 야구응원은 지난 2002년 한국에서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들 때처럼 한국인들이 ‘대~한민국’을 힘껏 불렀던 것과 맥이 통했다. 지금 한국에서는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어게인(Again) 2002″를 기원한다고 한다. 우리 미주동포는 이번 ‘WBC 야구 4강’ 신화 창조에 원동력이 되었다. 오는 6월 2006 독일 월드컵이 벌어지는 한달동안 한반도와 미주대륙에서 또다시 ‘대~한민국’의 함성이 울려 퍼질 것이다. 이 함성은 태평양과 대서양을 건너 독일 땅에서 뛰는 축구 태극전사들의 핏줄을 용솟음치게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