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 선거바람으로 대형버스 회사들과 타운의 택시들이 대목을 잡았다고 한다. 물론 선거기간 동안 일부 식당들은 100$짜리 식권이 나돌 정도로 재미를 보았고, 인쇄소도 때아닌 풍년을 만났다고 한다. 선거꾼들도 한몫을 챙겼다. 3개월 동안에 150여만 달러가 흔적없이 사라졌다고 한다. 이제 선거라는 판이 끝났다. 그러나 뭔가 개운하지가 않다. 화장실에 가서 휴지를 제대로 사용치 않고 나 온 것 처럼 말이다. 지난 3월 일간신문에 ‘제28대 로스엔젤레스 한인회장 선거에 관한 공고’가 실렸다. 위원장 이름부터 전체 위원의 이름들이 적혀 있는 공고문이었다. 그 공고문에 <투표일시: 2006년 5월13일(토) 오전 10시-오후 7시>로 분명히 적혀 있었다. 그것이 어느틈엔가 투표일시가 <오전 7시-오후7시>로 되었다가 나중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로 고정되었다. 선관위원회의 행정업무의 들쑥날쑥 행태가 엿보이는 증거이다. “메뚜기도 한 철”이라더니, 후보자들이 등록을 할 때마다 선관위원장이 나서서 사진 찍는 풍토를 두고 타운에서 입방아들이 오갔다고 한다. 그래도 선거가 잘 치루었다면 모든 허물은 자연히 얼음 녹듯이 흘러가버렸을 것인데 그렇지가 못해 답답하다. 선거가 이른바 “개판”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개판선거”가 됐는데도, 왜 그렇게 되었는지 반성하는 기미가 전혀 없다. 그것이 문제다. 무엇이 어떻게 잘못되었는지를 모르고 있어 더욱 많은 사람들을 짜증나게 만들고 있다. 2000년 선거 때도 선관위의 무지와 무능 때문에 ‘개판선거’가 되어 결국 법정소송으로 이어 졌는데, 이번에도 그 무지와 무능은 여전히 기승을 피웠다. 선관위가 공정한 선거를 위한답시고 공언한 과제들이 한가지라도 시원하게 해결된 것이 없다. 더구나 이상야릇한 것은 기호1번 김남권 후보의 지지표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 제1투표소(서울국제공원)와 제2투표소(동양선교교회)에 설치된 컴푸터들이 유독 작동불능이 많았던 점과 투표개시 자체를 지연시켜 결과적으로 수천명의 유권자들이 투표를 포기하고 돌아가도록 환경을 조성한 점 등은 의혹을 사고 있다. 또 선관위가 애초 유권자 등록 수를 78,368명이라고 발표하는바람에 “역사상 최대”라고 본보를 포함해 모든 언론들이 들떴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유권자 거품설”이 나오면서 선관위는 유권자 등록수를 자꾸만 줄여 발표하다가 나중에는 그것마저 포기하고 투표에 들어가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말았다. 그리고 선관위는 고유업무인 유권자 등록을 선관위가 집행하지 않고, 4명의 후보팀에게 위임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유권자 등록상의 문제가 발생해 투표인 명부에 입력되지 못한 유권자가 수 천명~수 만명일지도 모른다는 의혹 마저 생겨나고 있다. 선거를 위해 무려 15만 달러 정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구체적인 감사가 수반되어야 한다. 또 유권자 등록 과정에서 남의 귀중한 신상정보가 유출되었다는 것은 한인회 선거가 범죄양상을 띄엇다는 것을 의미한다. 돌아가신 부모님이 버젓이 유권자로 등록되는가 하면, 성별이 뒤바뀌는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진풍경이 생겨났다. 여기에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정체불명의 음해성 유인물이 각가정에 배달되는 등 흉흉한 기분마저 들게 했다고 한다. 이런 혼탁스런 분위기가 팽배함에도 선관위는 강건너 불보기였다. 매번 선관위는 “강력 대응”을 떠들었으나 그것은 메아리 없는 헛기침에 불과했다. 선관위라는 타이틀이 무색했다. 잘못된 것을 덮어두고, 선거소송을 제기한 사람을 “역적”처럼 여기는 풍토에서 한인회 발전은 요원하다. 잘못된 사실에 책임을 져야 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에 충실해야 한다.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 선관위가 과연 그 동안 선거집행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심히 의심스러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한 예로 투표함을 투명한 프라스틱 상자로 만든 것 자체가 코미디 중의 코미디였다. 선관위원 9명이 과거 한국에서나 미국에서 투표를 한 적이 있었는지를 의심케 했다. 초등학교 학급반장 선거에서도 투표함은 완전히 가려져 있다. 이번 동양선교교회 투표소를 지켜 본 남문기 선거팀들은 투표함에 들어가는 투표지를 보면서 남 후보가 승리할 것이란 확증을 가졌다고 한다. 누구 말처럼 “이게 뭡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