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사회 인권운동가 앤드류 영(전 유엔대사)의 망언과 한인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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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 깁슨은 액션배우로 인기를 모으고 있지만 ‘그리스도의 수난’이란 영화를 제작해 대박을 터트린 감독이기도 하다. 그는 할리우드에서 “돈을 끌어 모으는 연예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 그는 ‘유태인 비하’ 발언으로 한바탕 곤욕을 치루었다. “세상의 전쟁은 유태인 때문”이라는 말을 내갈겼기 때문이다. 비록 만취상태에서 말리부 해변가를 달리다 경찰에 적발되어 횡설수설한 가운데 내뱉은 말이지만 한동안 비난에 휩싸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말짱한 정신으로 미국사회에서 존경을 받아 온 한 저명인사가 ‘한인(Korean)’을 정확하게 지칭하면서 쏟아낸 망언으로 한인 커뮤니티로부터 분노를 자아냈다. 주인공은 앤드류 영(74) 전유엔대사로 미국사회에서 알아주는 흑인계 정치인이면서 인권운동가이다. 특히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후계자를 자처했던 민권투사이다. 연방하원의원을 3선이나 역임했으며, 미국의 대도시 아틀란타 시장까지 지냈고 한국도 방문한바 있는 그가 작심하고 한인을 포함해 유태인과 아랍인들을 가리켜 ‘흑인을 탈취하는 악덕 상인’으로 인종차별적인 발언으로 한인들을 매도했다. 물론 한인사회와 유태계 그리고 아랍계 커뮤니티도 분노했다. 가주식품상협회의 박종태 회장은 앤드류 영 전대사와 월마트를 상대로 750만 달러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해 법정투쟁에 나섰다가 일부 한인사회 단체장들의 소송취하 여론몰이에 몰려 소송을 취하하고 말았다. 한미연합회(KAC)LA지부의 그레이스 유 사무국장은 “소송 직후 흑인단체와 한인단체 사이에 수많은 대화가 오고 가며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으며 흑인 사회내부에서도 ‘우리도 조심해야겠다’는 의견마저 나왔다”며 “승소가 어려운 소송이었지만 한인사회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는 점에서 소송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앤드류 영의 망언에 대해 한인 커뮤니티가 보여 준 대응에는 갖가지 문제점이 노출되었다.


제임스 최 취재부기자


















앤드류 영 비하발언에 고작 750만달러 소 제기하고는
일방적인 유감표명 하나로 전격 소 취하 한 한심한 대응책


“도대체 750만 달러 손해배상이 말이 됩니까? 한인사회에 대한 피해가 고작 750만 달러라고요. 말도 안됩니다” 이 말은 앤드류 영 전대사의 한인비하 발언에 대한 가주식품상협회 박종태 회장의 750만달러 손해소송 소식에 대해 코리아타운에서 만난 한 동포가 내뱉은 말이다. 그러나 박 회장의 소송은 한인사회의 소송취하 여론몰이에 여지없이 사그라들고 말았다.
영 전대사의 망언에 대해 미주한인사회는 전체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미주류사회의 거물급 인사를 상대로 하기에는 너무나 준비나 조직력이 미약했다. 한인변호사협회를 포함한 전문 법률단체는 물론 사회운동단체들과 직접 피해 당사자인 한인소매상을 대변한다는 식품상협회에 이르기 까지를 망라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이번 문제를 전체 커뮤니티 차원에서 출발했어야 했다. 식품상협회 자체가 분열되어 있어 제대로 문제해결에 나설 수가 없었으며 오히려 평소의 갈등만이 증폭되기만 했다.
이번 사건에서 LA한인사회는 수차례 단체장급 간담회를 가졌으나, 박종태 회장의 소송건 취하에만 관심을 가졌을 뿐 영 전대사의 망언과 월마트의 소매상 대응정책에 전문적으로 전략대책을 수립하지 못했다. 여기에는 한인사회의 전문가 그룹이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실지로 이런 사건에 대해 평소 네트워크 시스템이 구축되지 못한 이유도 있다.





앤드류 영은 누구?


첫 흑인 유엔대사와 3선 연방하원의원 역임한 흑인사회 민권운동가
5번에 걸친 한국방문 한국과 아무런 적대관계없어 발언 저의에 의문


1965년 3월19일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서 마틴 루터 킹 목사 주도로 민권 대행진이 벌어졌다. 그 보다 2년 전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마틴 루터 킹의 연설로 시작된 워싱턴 대행진 이어 몽고메리 대행진은 흑인 인권운동가 말콤 엑스가 피살된 데 따른 항의성 집회였다. 이 집회에서 훗날 첫 흑인 유엔대사가 된 앤드류 영의 연설이 또 하나의 흑인 인권운동가의 탄생을 예고했다.
영은 1932년 뉴올린즈에서 치과의사인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원래는 아버지처럼 치과의사를 꿈꾸었으나 고교시절 사회운동에 관심을 갖게되어 흑인계 명문대학인 하워드 대학에 진학했으며 졸업 후 하트포드 신학교에서 간디의 비폭력 운동에 관심을 갖고 연구했다.
1960년대 남부에서 본격적으로 민권운동에 뛰어들어 킹 목사와 함께 일했다. 이같은 민권운동의 경력으로 1972년 미국 역사상 흑인으로는 최초로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되어 3선을 지냈고, 1977년 카타 대통령 시절 최초의 흑인 유엔 미대사를 역임했다. 1981년에는 아틀란타 시장에 당선되어 미 정계의 주목을 다시 받았다.
정계를 은퇴해 민권운동가로 다시 나선 그는 2000년부터는 백인을 비난하는 민권운동의 ‘정석’을 벗어나 백인을 변호하는 민권운동가로 변신하기도 했다. 당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구원투수인 백인 존 로커가 20세의 나이에 38건의 세이브를 기록해 팀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일등공신이 됐으나 한 스포츠지와의 인터뷰에서 “뉴욕은 전과자 같은 놈팡이들과 머리를 보라색으로 물들인 여자애들, 에이즈 환자 미혼모 등 흑인으로 가득한 동네…”라는 식으로 떠들었다.
이같은 망발로 흑인팬들의 반발에 밀려 구단측이 2만달러의 벌금에다 몇개월 출장금지를 결정하자 영은 행크 아론과 로커의 고향인 메이컨의 흑인시장 잭 엘리스 등과 무마에 나섰다. 그래서 처벌은 출장금지 2주에 500달러 벌금으로 가벼워졌다.
한국과도 그는 인연이 있다. 유엔대사 시절 정장복 한일장신대 총장이 박사논문 관계로 미국에 비자를 신청했으나 수차례 거부된 적이 있었다. 이 소식을 들은 영 대사는 직접 주한미대사에게 전화로 정 총장의 비자를 추천하기도 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영 전대사의 주무대인 조지아주 아틀란타 한인사회도 준비없이 영 전대사의 사과표명을 듣고 문제를 일단락 지어 버려 타지역 한인사회와의 공조 기회를 갖추지 못했다. 이런 과정에서 일부 관계자들은 한인사회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인지, 흑인사회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인지 헷갈이게 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8월 17일자 LA센티넬지에 실린 앤드류 영 전대사의 인터뷰기사 때문이었다. 그는 세계 최대의 소매업체인 월마트가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올해 초 영입한 홍보담당 회사 대표자격이었다. LA센티넬지는 흑인 커뮤니티의 대표적 주간지로 영향력을 지닌 신문이다. 이 신문의 사주는 과거 4.29폭동 전 한인 리커상앞에서 불매운동을 주도했던 ‘브라더후드 크루세이더’의 대니 베이크웰이다.
영 전대사는 인터뷰에서 소매상인들의 역활에 대한 질문에 답하면서 “영세상점을 운영하는 유대인, 한국인 그리고 아랍인들은 신선하지 않은 빵과 나쁜 고기,시든 야채를 우리에게 판매하면서 바가지를 씌워왔다”며 “월마트가 도시의 이런 소규모 가게를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그들은 지역사회에 물건을 다 팔아먹고 플로리다주로 가버린다”며 “처음엔 유대인이었고 다음은 한국인, 지금은 아랍인”이라고 유색인종을 싸잡아 비난했다.


유색인종 싸잡아 비난?믿을 수 없는 망언에 해석 엇갈려
상황 불리하자 뒤 느게 유감표명으로 사태진화에 안간힘


영 전대사가 인권운동 등 과거 활동경력에 비추어 볼 때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망언이었다.
이에 대해 가뜩이나 4.29폭동에서 집중적인 피해를 당했던 한인상인들의 악몽이 아직도 남아있는데 그의 발언으로 한인들이 도매금으로 ‘돈만 아는 인종’으로 매도 당했다. 실제로 영 전대사의 망언이 나온 후 사우스 LA 흑인 주민들은 “한인은 돈벌이에만 몰두하고 커뮤니티에 기여하는 일에 인색하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의 발언이 공개되자 관련 단체들의 비난이 이어졌다. 아시안아메리칸법률교육재단(AALDEF) 마거릿 펑 국장은 “영은 흑인사회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국인에 대한 경멸적인 인종적 편견에 호소하기보다는 이들을 더 잘 이해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영은 “내 발언은 내가 일생동안 생각했던 모든 것과 반대된다”며 바로 사과하고 자신의 발언을 취소했다. 또한 자신이 맡고 있던 ‘월마트 워킹 패밀리스’ 대표직도 사임 했다. 월마트도 최근 영업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흑인계 대부격인 영 전대사의 민권운동 명성을 이용해 소매상계를 점령하려 했으나 뜻하지 않은 영 전대사의 망언 파장이 커지자 재빨리 발을 빼었다. 월마트의 대변인 모나 윌리엄스는 “영의 발언은 유대인,아시아인,아랍인 등 다민족 공동체를 향한 우리의 정서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며 “말할 필요도 없이 우리도 그의 발언을 듣는 순간 소스라치게 놀랐다. 사과해야 하고 그의 사임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8월 22일 LA에서 한인과 유대인 아랍계 단체들이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망언규탄 회견을 하자, 영 전대사는 이날 하오 4시 애틀랜타 한인회를 방문해 한인사회 관계자들에게 공식사과를 약속하기에 이르렀다. 이자리에는 박영섭 아틀란타한인회장, 최명호 조지아한인식품협회장, 김백규 애틀란타 평통회장, 촬스 김 한미연합회(KAC) 전국회장 등이 자리했다.





앤드류 영의 공식 사과문


애틀랜타한인회, 조지아한인식품협회장, 한미연합 귀하


친구들이여,
여러 한인단체의 임원들을 만나서 (함께) 저의 발언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나의 인터뷰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심에 깊히 감사드립니다.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 있던 모임에서 야기된 문제는 본래 취지에 벗어난, 불행한 발언에 대해 사과를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저의 발언이 한인사회, 특히 한인식품상협회 회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게 됐습니다.
뜻하지 않은 결과에 본인이 책임을 지며, 한인사회와 좋은 관계를 새로 만들고 유지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저는 사람들 사이를 화목하게 하는데 평생을 바쳐온 사람으로, 평상시 한인들을 나의 이웃으로 만났을 때나, 애틀랜타시장으로서 만났을 때, 혹은 교회에서 만났을 때나 이외에 한국을 방문해 정부사람들과 만났을 때도 언제나 좋은 관계를 가져 왔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저와의 관계를 평생 우정과 협력자 관계로 생각해 주시길 소망합니다. 그리고 끝으로 저와 함께 자리 하지도 않은 기자가 제가 의도하는 바와 다른 내용으로 쓴 기사로 저를 평가하지는 말아 주시면 좋겠습니다.


평화와 은총 속에서,
앤드류 영

영 전 시장은 한인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눈물을 흘리며) “한국을 5차례나 방문했고, 최근에는 현대기아차 공장의 조지아 유치를 힘써 돕는 등 한미유대관계 쌓기에 노력해왔는데 이번 사건으로 한순간에 모두 엉망이 된 것 같아 비통한 심정이다. 가슴이 많이 아프다”고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고 한다.
그는“잘못을 했으니 사과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는 전화연락을 통해 서로에게 적당한 날짜를 조율, 한인단체장과 언론을 초청한 자리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한인들에게 용서를 빌겠다”고 전했다.


한인관계자들 만나 눈물 흘리며 용서 빌고는
CNN토크쑈 출연해 ‘사과할 의사 없다’ 밝히는 이중적 태도보여


그러나 영 전대사는 다음날인 8월 23일 CNN의 토크쇼인 ‘앤디 쿠퍼 360도’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문화와 음식 등에 대해 기념하고 칭찬할 때는 인종적 다양성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어려운 사회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인종적 딱지를 제쳐놓는다”며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그게 내가 사과해야 할 유일한 일”이라며 발언 내용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사과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여 그의 진의 파악에 혼선이 빚어 지기도 했다.
그러자 다음날인 8월 24일 가주한미식품상협회(Ca-KAGRO)의 박종태 회장이 앤드류 영과 월마트를 상대로 750만 달러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앤드류 영의 한인 소매상인들에 대한 비하발언은 한인들의 명예를 훼손시켰다”며 “그의 발언은 소매상점을 대체하려는 월마트의 입장을 대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박 회장은 “이번 소송은 망언 발언 이후 책임회피를 하고 있는 월마트에 대한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한 것”이라며 “돈이 문제가 아니라 실추된 한인들의 명예를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소송제기 이유를 밝히며 월마트의 한인 사회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또한 소송 제기가 흑인 커뮤니티와 대립으로 비쳐지는 것을 경계하며 “자연인 앤드류 영이 아닌 월마트의 홍보책임자였던 앤드류 영과 월마트가 책임을 질 일”이라고 덧붙였다.
가주식품상협회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맞을 일이 없는데 맞아도 가만히 있으니까 한인 커뮤니티가 무시를 당하는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확실히 책임 소재를 짚고 넘어가야지 유야무야 넘어가면 또다시 같은 일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또 협회측은 영 전대사의 망언발언 이후 소속회원들로부터 협회 차원에서 대책을 세워달라는 요청도 받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한인사회의 비등한 여론에는 무관심했던 미주류 언론들이 750만 달러 명예훼손 소송건에 대해 AP통신 등 주요언론들이 다투어 보도함으로서 망언사건이 다시 논쟁으로 등장했다.
한편 영 전 대사는 약속대로 8월 25일 오전 10시30분께 혼자 한인회를 방문해 박영섭 한인회장, 최명호 조지아 한인식품상협회장, 찰스 김 한미연합회 전국회장 등 한인사회 관계자들과 비공개 면담을 가진 후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영 전 대사는 “문제의 발언을 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한 후 “그 말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며 자신의 발언에 유감을 표시했다. 그는 또 “로스앤젤레스 센티넬 보도 이후 LA타임스와 뉴욕타임스가 찾아와 2시간30분 넘게 인터뷰했는데 한인 등 소수계의 노력이나 발전적인 내용은 모두 빼고 유독 문제가 된 부분만 대대적으로 보도해 문제가 더 악화됐다”며 “사과한다”고 말했다.


한인거뮤니티에 와준 것 만으로도 영광(?)
사과한 것으로 만족하자는 분위기에 분노


영 전 대사는 “앞으로는 한인 커뮤니티 행사에 꼭 참가하고 흑인 및 주류사회 행사 때마다 한인 등 소수계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를 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예정시간을 훨씬 넘긴 오후 12시30분께 돌아갔다. 이날 영 전 대사를 만난 단체장들은 “흑인 커뮤니티 일각에서 가지 말라는 것을 뿌리치고 오히려 와준 것이 고마운 것 아니냐”며 더 이상 문제시하지 말고 사과 한 것으로 만족하자는 분위기였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지난 1일 LA한인회에서 개최된 단체장 긴급 간담회에서 750만 달러 명예소송을 제기한 가주식품상협회의 박종태 회장에게 소송취하를 강력하게 요구했으며 박 회장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모임에서 일부 단체장들은 흑인사회의 주요 단체인 ‘레인보우 콜리션’, 전국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 ‘브라더후드 크루세이드’ 등이 한인사회 소송에 대응해 결집하는 움직임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의 모임을 취재한 대부분 언론들의 논조는 박종태 회장이 제기한 월마트사 소송 문제가 한인 커뮤니티와 흑인커뮤니티 간의 감정을 악화 시킬 수 있다는데 초점을 맞추어 만약 소송이 계속된다면 흑인사회로부터의 보복이 따를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하는데 급급했다. 물론
영 전대사가 공식적인 사과를 표명 했기 때문에 소송은 철회되야 한다고 당위론도 보도했다.
결국 박종태 회장은 소송 취하를 종용한 한인 단체장 회의의 뜻에 따라 지난 8일 소송을 취하했다. 750만 달러의 소송을 제기한 지 2주만이다. 이날 박 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앤드루 영이 한인사회를 상대로 밝힌 사과의 진정성을 받아들여 소를 취하한다”며 “앞으로 한인사회와의 건강한 관계를 회복하고 유지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의 약속이 실천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한인 커뮤니티에서 공감을 해주지 않고 도리어 한인 사회 내부의 갈등을 불러 일으킨 것 같아 적잖이 당황했다”며 “명분론과 현실론 사이에서 현실론을 주장한 한인 사회의 의견을 존중해 소송을 취하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월마트가 소상인 대체론을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끝까지 주시할 것”이라며 대형 마트가 소매점을 대체하려는 의도에서 초래된 ‘앤드류 영 망언 사태’에 대한 향후 입장을 밝혔다. 또한 박 회장은 “이민 역사에서 썩은 고기를 파는 소상인으로 기록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한 소송 자체에 대해서는 잘못된 것이 없다”며 한인 단체장들의 여론에 떠밀려 소송을 철회한 데 대한 아쉬움을 피력했다.


흑인사회 보복 우려와 사과의 진정정 운운
 
앤드류 영 전대사가 망언을 한 지난 달 17일 부터 약 3주 동안 한인 커뮤니티는 문제 핵심에 대한 대책과 행동보다는 가주식품상협회 박종태 회장의 소송취하 문제에 전력를 투구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가주식품상협회의 박종태 회장은 왜 소송을 취하할 수 밖에 없었는가. 한마디로 자업자득이라고 볼 수 있다. 그자신이 떳떳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송 주체가 가주식품상협회(KAGRO, California Korean American Grocers Association)가 아닌 ‘한미식품소매상협회’(Korean American Grocery Retailer Association)라는 정체불명의 단체이름과 본인 개인을 원고로 했다. 정식으로 소송하려면 가주식품상협회 이름으로 했어야 했다.
그리고 소송을 하기 위해서 협회 의결기구를 거쳐야 했는데 이를 거치지 않고 단독 플레이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이다. 또한 가주식품상협회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식품상총연합회와도 협의를 하여 단결된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물론 현재 식품상협회가 수년전부터 내분으로 분열된 상태에 있는 것도 문제였다. 소송건이 터져나오자 상호 불신관계에 있던 식품상총연합회측에서 이번 계기에 박 회장을 퇴출시키려 했다. 박 회장은 이번 9월에 실시될 회장선거에 재출마를 계획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 식품상협회 임원들은 박 회장의 비리의혹을 한인단체장들에게 폭로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박 회장이 모든 면에서 떳떳했다면 문제가 없지만 미주류업계를 상대로 한 고소사건 등과 일부 재정문제에 의혹사건 등이 제기되어 회장으로서의 리더쉽에 손상을 받았다.
만약 월마트와 영 전대사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지 않을 경우, 또다른 의혹사건으로 박 회장을 압박한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이번에 간담회에서 한인단체장들은 소송을 취하해야 한다는 정당한 명분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이들은 식품상협회 내분을 교묘히 이용해 박 회장을 코너로 몰고 갔을 뿐이다. 소송의 명분이 정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박 회장은 명분을 지키기에는 자신이 적법성을 유지할 수 없는 실수를 너무 많이 자초했기 때문이다. 







앤드류 영 전 애틀랜타 시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우선, 어려운 시점에서 우리를 방문해 준 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표합니다. 우리 모두가 곤란한 입장에 있지만 어제 방문을 통해 문제성 발언이 당신의 진심이 아니었음을 확인했습니다. 오늘 만남 이후 서로를 더 잘 알게 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존경하는 영 전 시장님,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한 사람으로써 처음에 한 발언은 한인들을 멸시하고 모욕하는 것이었으며 이어진 사과 발언 역시 미국의 특정지역(애틀랜타)에서 비즈니스를 하고있는 사람을 지칭하고 있어서 이곳 애틀랜타에 있는 한인들을 당황스럽게 했습니다. 그 사과가 물의를 잠재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까? 아니면 정확히 어떤 의미로 그런 말을 했습니까?
남부에서 태어나 유엔대사와 애틀랜타 시장을 역임했고 민권운동의 선구자이자인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으로서 위험한 지역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하려고 하는 한국 사람들을 얼마나 어렵게 만들게 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다른 사람들은 무서워하는 그런 변두리 지역에서 오직 용감한 사람만이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당신도 언급했듯이 유대인, 아랍인, 한국인 같은 소수민족만이 그 험한 환경에서도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이런 위험 지역은 당신도 알다시피 개발 붐이 일어나고 있는 곳도 아니고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용기 있는 사람이 아니면 감히 엄두도 못 낼 겁니다.
이런 미개발 지역이 개발지역이 되도록 하려면 얼마나 많은 희생이 따르는지 당신도 알거라 생각합니다. 우리 한인들은 언어소통의 어려움과 문화적 차이의 극복은 물론 다른 오해의 소지도 해결해 나가면서 온 가족이 모든 시간을 쏟아 부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비즈니스맨들은 그곳에서 정말 근면하게 성실히 일하며 자리를 잡아갔습니다. 이 사람들은 가난한 이웃들에게 항상 그들과 함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또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아메리칸 드림이 무언인지 좋은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비즈니스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이들은 이들이 속한 커뮤니티에 다양한 방법으로 기여했습니다. 한인식품협회는 장학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도움을 주고 있으며 필요할 때마다 홈리스 및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식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많은 용감한 사람들은 점차 인기가 시들고 상업적으로 전망이 없는 지역임에도 우리들은 생계를 위해 생명을 걸고 이 지역에서 비즈니스를 지속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때로 우리들 중 미꾸라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 정직하게 비즈니스를 하는 우리들을 대변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고의적으로 소비자를 속이는 자에 대해서는 묵인하지 않습니다.
비즈니스를 하는 모든 사람들의 가장 큰 목표는 이웃들과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이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남부에서 태어나 유엔대사와 애틀랜타 시장을 역임했고 민권운동의 선구자이자인 당신이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으로서, 애틀랜타한인회, 조지아한국식품협회 및 한미연합회는 당신이 즉시 발언을 취소한고 그 발언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청합니다.
우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서로 이해해야 합니다. 당신의 전화에 남긴 메시지처럼 “Everyday is an opening Day”는 매우 희망적인 슬로건이고 우리 역시 그 말을 믿고 싶습니다. 애틀랜타한인회를 방문해 준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하고 같이 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06년 8월 23일


애틀랜타 한인회 박영섭, 조지아 한인식품협회 최명호, 한미연합회 지니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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