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세대는 아직도 파워 있다” ‘인생은 60부터 시작한다’라는 말은 보편적으로 쓰여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중년은 60대부터 시작한다’라는 말이 미국인들에게서 유행되고 있다. 요즈음 ‘미국인들에 있어 40대는 더 이상 중년이 아니다’라는 관념이 늘고 있다. 대다수 미국인들은 중년은 60대가 돼야 시작하는 것으로 믿고 있는 것으로 최근 여론조사에세 나타났다. 글로벌 리서치 그룹 AC 닐센이 미국인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60%가 “중년은 60세에 시작한다”고 응답했다. 미국에서 노인층은 일반적으로 55세 이상을 뜻한다. LA코리아타운의 한인 노인층도 ‘중년은 60대부터’ 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조사결과는 아직 없다. 하지만 본보가 만난 대부분의 한인 노인층은 ‘중년은 60대부터’라는 감정에 적극적인 동의를 보였다. ‘중년’이란 감정은 ‘아직도 활동적이고 젊다’라는 느낌을 지닌다는 것이다. 2006년을 보내면서 LA코리아타운의 한인 노인세대는 과연 무엇을 생각하는지, 어떤 마음을 지니고 있는지 본보가 여러층의 노인들을 만나 면서 특집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특별취재반 |
지난 2일 LA영락교회(담임 림형천 목사)에서는 100세를 맞은 계순애 할머니의 ‘천수’ 잔치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멀리 한국에서 온 가족을 포함해 아들 딸 손자 손녀 증손자 증손녀 등 가족 30여명을 비롯해 교인 등 300명이 참석했다. 1906년 평안북도 선천에서 태어난 계 할머니는 열여섯 나이에 결혼해 슬하에 8남1녀를 두었다. 목사였던 남편을 따라 목회활동에 앞장섰던 계 할머니는 3.1 독립운동 당시 태극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가족들과 함께 만주로 피난을 가기도 했다. 미국에는 지난 1982년 이민왔다. “환갑지내고 칠순잔치로” 타운의 노인들 중에는 ‘남은 여생에서 조금이나마 보람된 일을 하고 싶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통 신약성경 한번 쓰는데 40일정도가 걸린다며 지금까지 자녀들과 조카들 및 친지들에게 직접 써서 나누어준 성경만 해도 23권이나 된다. “성경전체를 쓰는 기쁨은 경험한 사람만 알 수 있다”며 쓰는 기쁨 외에 이것을 주는 기쁨, 또한 책을 받는 이가 받는 감동 또한 남다르다는 것이다. “성경쓰고 외우는 것이 정신건강에 매우 좋아 치매 걸릴 틈이 없다”는 한 씨는 “나이가 들어도 자손들에게 신앙생활을 비롯한 모든것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성경쓰기와 암송을 계속 할 것이라는 것이다. LA남쪽 사우스베이 지역의 한 성인학교에서 컴퓨터 클래스를 공부했다는 제임스 진(60)씨는 “은퇴해서 무료하게 살기 보다 인터넷을 통해 평소 하고 싶었던 고고학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씨는 미국인들처럼 젊은시절부터 별도의 노후대책은 하지 못했으나, 20여년 동안 운영했던 리커 스토어를 최근에 좋은 가격으로 팔아 남은 여생을 살아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65세에 가서 사회보장 연금도 타게 되면 지금처럼은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면서 “아직은 노인이라는 소리를 듣기 싫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제부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니 인생이 60부터라고 말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미국인 노후대책 85% 이들 코리아타운의 노인층들이 여생을 살면서 노후를 준비했는지를 문의하면 대다수는 특별한 계획을 지니지 못하고 있다. 반면 미국인들은 은퇴전에 약 85%가 노후대책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은퇴자협회(AARP)가 지난 4월에 18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통계에서는 약 85%가 노후준비를 한 것으로 나타나 다른 나라들보다도 높은 것으로 보여 주고 있다. 지난 5월 실시된 제28대 LA한인회장 선거에 직접 투표장에 나온 한인 유권자들은 8,047명이었다. 이들 유권자들 중 노인층은 60%가 넘었다. 따라서 한인회장은 노인층 유권자들 손에서 선출된 것이다. 그래서 당시 4명의 회장 후보자들은 노인층을 집중 공략했다. 한인회장 선거에 노인층 표밭이 당락을 좌우한다는 말은 LA코리아타운에서는 거의 불문율로 전해 내려 온다. 이렇게 노인층이 선거를 좌우할 정도이니 한 때는 노인회장이 아예 한인회장 선거판을 마음대로 요리한 적도 있었다. 지난 1996년과 1998년에 치루어진 LA한인회장 선거는 한국노인회장이 지명하는 후보가 무투표 당선되는 기이한 선거였다. 당시 노인회장의 마음을 거스르는 후보는 노인층의 표를 얻지 못할 정도로 노인층의 파워가 막강했었다. “남편이 아내 노후를” 존 행콕 파이낸셜 네트웍의 제임스 최 매니징 디렉터는 색다른 노후대책을 강조하고 있다. 여성의 노후대비를 위한 ‘홀로서기’ 계획을 남편이 세워줘야 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