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인회관의 진짜 주인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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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타운 한복판 웨스턴 애비뉴와 올림픽 불러버드 코너에 자리잡은 한인회관(981 Western Ave. LA Ca 90006)을 두고 LA한인회(회장 남문기)와 한미동포재단(이사장 김시면)이 “우리가 진짜 주인”이라며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 문제는 과거 역대 한인회장들이 간혹 문제제기를 해 온 사항이지만 동포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인 남문기 한인회장이 취임하면서 새롭게 제기하면서 논쟁이 붙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최근 한미동포재단측이 LA한인회에 대해 매달 청소비와 주차비를 요구하면서 급기야 양측은 공개적으로 상대방을 비방하기에 이르렀다. 양측의 사령탑인 남문기 회장과 김시면 이사장은 모두 경상도 출신으로 자존심이 강하고, 고집 세기로도 유명해 이번 한인회관을 두고 벌이는 기싸움의 결과가 어느 쪽으로 결말이 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싸움은 현재 진행중인 한인회관 개축문제가 완공되면 본격적으로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의 한인회가 아직도 자체적으로 회관을 관리하기에는 여러가지 환경이나 운용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한인회관은 한인회 소속이라는 점에서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성진 취재부기자
















 ▲ 한인회관 (981 Western Ave. LA Ca 90006)

LA한인회관 매입 탄생의 배경


한인회관의 진짜 주인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회관의 건립과정을 보면 대충 짐작할 수가 있다. 원래 LA한인회의 전신인 남가주한인회(남가주거류민회)는 1975년 11월 22일 회관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2559 올림픽 불러버드에 위치한 한 빌딩 사무실에서 셋방살이를 하고 있었다. 회관 건립은1972년 남가주한인회(당시 회장 죠지 최, 현재 재단이사) 이사회에서 ‘남가주한인회관 설립준비위원회’(위원장 문성옥)를 구성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10월 6일 회관설립준비위원회에서 마련한 세부안을 보면 회관은 50만 달러 규모로 매입하며, 회관을 구입하면 ‘남가주한인회에 인계한다’로 정했다. 이같은 점을 보면 오늘의 회관의 주인이 누구인가를 짐작케 한다. 그 때의 회관건립은 당시 한인사회 지도급 인사들인 소니아석 여사(작고) 최희만 전 상공회의소이사장, 이민휘 전 한인회장 등이 한국을 방문하고 한인회관 설립의 당위성을 박정희 대통령에게 브리핑, 박 대통령이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면서 극적으로 빨라지기 시작해 올림픽과 웨스턴 현재의 건물을 구입하는 쪽으로 결말이 났다. 박 대통령은 ‘한인회가 동포사회의 구심점이 되기 위해 회관이 필요한 것’이라며,직접 후원금 5만 달러를 내놓았고, 정부 산하기관인 무역협회가 10만 달러를 지원토록 주선했다.
따라서 한국정부가 15만 달러를 지원했으며 동포사회가 약 15만 달러를 모았다. 이처럼 한인회관 건립이 가시화되면서 한 가지 걱정이 생겼다. 당시 남가주한인회는 선거 때마다 선거소송이 벌어졌고, 회관건립문제에도 소송이 걸렸다. 회관설립준비위가 명칭을 바꾸어 회관건립위원회가 되었는데, 초대 회관건립위원장을 맡았다가 사퇴한 현재의 동포재단 이사장인 김시면 위원장이 회관건립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던 것이다. 건립위원회의 재단이사 중에서 무자격자가 있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또 한편, 당시 한인회 자체가 재정적으로도 취약해 자칫하면 회관을 팔아 먹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왔다. 또 한인회가 소송에 휘말릴 경우, 소송에서 패할 경우 회관을 날릴 수도 있고, 또 한편에서는 한인회가 돈이 필요하면 회관을 미끼로 돈을 빌릴 경우도 생겨날 수 있고, 그러다가 융자금을 제대로 갚지 못할 경우, 잘못되면 회관건물이 차압당하는 경우도 생겨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회관 지키기 위해 재단구성


그래서 고안해 낸 것이 한인회가 건물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도록 하는 한편, 또한 건물을 관리하기 위해 한인회에는 법적책임이 돌아가지 않도록 별도로 ‘한인재단’을 구성하여 법적으로 건물을 관리하고 보호하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한인회가 수입원이 없기에 ‘한인재단’이 건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얻은 수익금은 한인회 활동기금으로 충당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현재의 한미동포재단의 전신인 ‘남가주한인재단’이었다. 따라서 회관이 구입되자 셋방에 살던 당시 한인회는 새회관의 4층의 일부만 사무실을 사용하고 대부분 건물 면적은 임대 사무실로 사용하도록 했다.











 
그러나 한인회를 지원해야할 재단이 따로 활동하는 바람에 양측간에 갈등이 생겨 나자 1981년 9월 9일 남가주한인회는 한인회관재단이사회와의 기구 일원화 등 한인회 재건을 위한 몸부림을 쳤다. 이후 한인회가 해체되고, 다시 재건하는 등 혼란한 시기에 재단은 독자적 활동을 해야 한다는 유혹도 생겨났다. 이런 점을 볼 때 한인회관의 주체는 원래 한인회이며, 재단은 한인회가 갖고 있는 회관관리만을 위임받은 기구임을 알 수 있다. 또 이같은 사실은 현재 동포재단의 일부 이사들은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동포재단이 시일을 지나 오면서 한인회 육성보다는 자신들이 별도의 한 단체처럼 독자적인 활동에 관심을 두면서 기금을 한인회가 아닌 다른 단체에 기부하는 변칙운영이 생겨났다. 이같은 것은 특히 이사장을 맡은 사람들이 자신의 명예를 과시하기 위한 명분으로 사용했다. 이제는 한인회관 건물 관리운영을 두고 한인회, 한미동포재단 그리고 한인커뮤니티가 진지하게 논의할 싯점에 왔다고 본다. 동포재단이 원래의 목적인 한인회 재정기금 후원을 하면서 회관만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체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생색내는 재단측 횡포


이번에 김시면 한미동포재단이 LA한인회에 대해 월 청소비 1,000 달러와 차량 2대의 주차비60 달러 등 도합 1,060 달러를 지불하라는 요구는 한마디로 악수를 둔 것이다. 현재 재단측은 한인회에 대해 사무실 렌트비로 월 7,350 달러를 책정해놓았으나, 면제하고 있어 실지로는 한인회가 렌트비를 내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청소비와 주차비는 면제가 아니고 실지로 돈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재단측의 요구에 대해 주위에서는 최근 한인회와 동포재단간의 난기류 때문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김시면 재단 이사장은 회관 개축공사를 두고, 한인회가 전혀 성의를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해 일종의 보복심리라는 것이다. 재단은 매년 한인회에 지원금으로 기탁한 10,000 달러를 이번에는 제공하지 않았다. 한편 남문기 한인회장은 이번 회관 개축공사를 두고 재단측이 한인회를 길들이려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한인회측은 “차라리 한인회가 길거리로 나가는 한이 있더러도 이번에 재단을 손보고 말겠다”고 벼르고 있다. 특히 남 회장은 “이번 계기에 한인회관 관리권을 한인회에 귀속하기 위한 동포 서명운동도 고려하고 있다”며 여론몰이로 재단측을 압박할 방법도 은근히 내비치고 있다.
한편 재단측의 월 청소비 1,000 달러 납부금 요구에 대해 한인회측의 한 관계자는 “회관 건물 전체 청소비가 월 750 달러 수준인데 어떻게 한인회에 대해 1,000 달러를 요구했는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우리가 알고있기에는 재단 이사회에서 한인회측에 청소비와 주차비 요구에 대한 의결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 재단측의 조치에 는 여러모로 의혹이 많다”라고 지적했다.













 
“돈만 밝히는 이사장”


현재 동포재단 내부도 많은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다. 김시면 이사장이 일부 이사들과의 갈등이다. 갈등의 주원인은 김 이사장이 일부 노장 이사들에게 ‘이사회비를 제대로 내지 않으면 모두 사퇴하라’는 요구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단의 이사회비는 관례로 년 3,000 달러인데, 최근 김 이사장은 신입 이사들에게는 5,000 달러로 책정했다. 따라서 지금까지 3,000 달러를 낸 이사들은 2,000 달러를 더 내고 이사를 하는지 아니면 사퇴를 하라는 것이다.
특히 김 이사장은 내년 1월로 마감되는 자신의 임기에 “나도 사퇴를 할 터이니 오랜동안 이사로 있는 이사들도 동반 사퇴하자”고 요구하고 나섰다. 재단은 2004년에 정관을 개정하면서 처음으로 임기제를 마련했다. 임기제는 이사들의 임기는 3년이며, 자신이 원하면 한번 연임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이사들은 자신이 원하면 3년의 1차 임기가 끝나는 2007년 1월에 다시 원해서 2010년까지 계속할 수있다. 이에 대해 김 이사장은 ‘이사 중 7-8명 정도는 고령이고 10년 이상 장기간 이사로 있으면서 제대로 기여하지 않고 있다’며 ‘나를 포함해서 내년 1월에 동반 사퇴하자’고 했다.
그러자 일부 거명된 이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그들은 재단의 특수한 성격 때문에 초창기부터 있던 이사들의 경륜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면서 내년 1월 1차 임기말에 사퇴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이들 이사들은 자신들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김 이사장에 대해 ‘독선적인 재단운영을 하지말라’면서 반격을 가했다. 이들은 김이사장이이사회의 의결없이 회관개축공사에 나서는 건축회사를 임의로 선정했으며, 개축 공사에 사용하는 대리석 타일을 이사회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중국으로부터 수입했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이 과정에 금전적인 대가성 의혹이 개재했을 것으로 보는 측도 있다.
이같은 이야기들이 내부에서 나돌자 김 이사장은 지난 이사회에서는 ‘동반사퇴’를 언급치 않고, “나는 내년 1월에 사퇴할 생각”이라면서 한발 물러섰다. 다분히 일부 이사들의 자신에 대한 공격의 화살을 피해보자는 심산이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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