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몸에 해로운 트랜스지방 퇴출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일고 있기 때문. 현대인들은 웰빙 차원에서 트랜스지방이 함유된 기름진 음식을 기피하는 추세다. 정부차원에서도 내년 12월 말부터는 모든 제품에 당류와 트랜스지방, 콜레스테롤 함유량 의무표시제가 시행될 예정이어서 기름진음식의 불매운동이 벌어질 전망이다.
조용한 암살자 트랜스 지방 덩어리 피해 우려
점심시간 한 커피숍. 하얀 크림이 듬뿍 얹혀진 카페모카와 과자, 빵을 즐겨 먹던 회사원 임(26)씨. 임 씨는 이런 음식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식사 대신 먹던 햄버거도 안 먹으려 한다. 저녁시간 시원한 맥주를 먹기 위해 동료들과 모인 회식자리에서도 튀김류와 패스트푸드 안주에는 눈을 주지 않는다. 열량이 높을 뿐 아니라 몸에 해로운 ‘트랜스지방’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웰빙을 선도하는 사회분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식품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맥도날드, 켄터키프라이드치킨(KFC), 던킨도넛 등 패스트푸드 체인은 물론이고 레스토랑·노천카페 등 모든 음식점이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특히 롯데의 경우 신동빈 부회장이 유학시절 즐겨먹은 것이 인연이 되어 한국에 들여온 크리스피 도넛 사업이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이 도넛에는 4.1g의 트랜스지방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부회장도 다이어트를 이유로 먹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루에 트랜스지방을 5g 넘게 먹을 경우 심장병 발병률이 25% 높아진다고 지적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섭취 열량 중 트랜스지방에서 나오는 열량이 1%를 넘지 않도록 권유하고 있다.
트랜스지방 유해성 트랜스지방은 액체 상태의 식물성 기름에 부패를 억제할 목적으로 수소를 넣어 인위적으로 굳히는 상태에서 생기는 물질. 쇼트닝, 마가린, 피자, 팝콘 등에 다량으로 함유돼 있다. 지난 1900년대 초, 이 기름이 발명된 이후 버터나 라드유를 대체할 안전한 기름으로 각광받으면서, 튀김은 물론 쿠키나 크래커 등 과자류의 쇼트닝 재료로 널리 사용돼 왔다. 하지만 최근 연구결과 트랜스지방이 인체 내에서 나쁜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고, 동맥경화를 일으켜 심장병을 야기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사용규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한국교총 보건교육위원회 이규영 위원장은 “패스트푸드 과다섭취가 비만증가의 원인이 되고 심장병, 당뇨, 고혈압 등 만성 성인병 발생을 높인다”며, “패스트푸드에 사용되는 트랜스지방에 대해 전 세계가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팔 걷어붙인 관련 기관 트랜스지방이 문제가 된 것은 최근의 일이지만, 담배에 이어 ‘건강의 적’으로 대대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차원에서도 대책 마련을 추진 중이다. 식품의약품 안전청은 내년 12월 1일부터 빵, 캔디, 초콜릿, 면류, 레토르트 식품, 음료수 등 가공식품에 트랜스지방 함유량을 표시토록 하는 ‘식품 등 표시기준’ 개정안을 지난 9월 고시했다. 뿐만 아니리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를 중심으로 전국의 학생, 학부모, 교원들이 ‘패스트푸드 포장에 건강유해성을 나타내는 문구를 표기하자’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지난달 28일 입법청원한 상태다. 국내 식품회사들도 트랜스지방 함량을 낮추는 기술을 잇달아 도입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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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2005 Sundayjournalusa |
| 국내 가공유지 시장의 45%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삼강은, 지난 해 업계 최초로 1,300억 원을 투자해 트랜스지방 저감장치를 도입했다. 100g당 최소 0.3g까지 트랜스지방을 낮춘 마가린과 쇼트닝 제품이 롯데제과, 롯데리아, 파리크라상 등에 팔리면서, 지난해 300억 원에서 올해 1,000여억 원으로 매출이 올랐다. CJ는 효소공법으로 트랜스지방을 1% 수준으로 낮추는 기술을 개발했다. 미국 스웨덴 등 전 세계 3개 식품회사만이 상용화한 기술로 2002년 개발에 착수해 4년 만에 국내 기술만으로 성공했다. 현재 6,000t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내년 30,000t까지 증설해 패스트푸드 및 가공식품 회사에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CJ 이강표 식품연구소장은 “트랜스지방 의무 표시제가 시행되면 제과, 제빵, 외식회사들이 트랜스지방 저감 제품을 쓸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5∼7년 안에 3조 원 규모의 가공식품 가운데 70% 정도가 트랜스지방 저감 기름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트랜스지방이 몸에 해로운 이유
트랜스지방은, 마가린을 제조할 때 마가린을 부드럽게 하기위한 수소첨가과정에서 만들어진다. 트랜스지방은 혈압을 높인다. 또한, 트랜스지방은 몸속에서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콜레스테롤(LDL)의 수치는 높이고, 혈관을 깨끗하게 청소해주는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콜레스테롤(HDL)의 수치는 떨어뜨린다. 특히, 성장기에 트랜스지방을 많이 먹으면 심장, 뇌의 혈관이 금세 좁아지면 당뇨도 빨리 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