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한인의 날’ 날짜 선정두고 ‘옥신각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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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시작된 대한민국 ‘해외 한인의 날’(The Overseas Korean Day)을 미주한인의 날인 ‘1월 13일’로 제정하자는 청원운동이 지난 1월 14일 LA에서 미주 발기인 대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이 올랐는데 느닷없이 미주총연 관계자가 딴지를 걸고 나와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한편 한국의 외교통상부는 재외동포를 위한 기념일(가칭 ‘재외동포의 날’) 제정과 관련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2%가 기념일 제정에 찬성했으며, 56%는 그 명칭으로 ‘세계한민족의 날’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해 11월20일~12월15일까지 실시됐는데 명칭 선호순은 ‘세계한민족의 날’ 다음으로는 ‘세계한인의 날’, ‘재외동포의 날’ 순으로 나타났다. 하여간 재외동포 사회나 한국 국내에서도 해외동포들을 위한 기념일 제정은 찬성 쪽이 압도적이나 다만, 어느 날로 정할 것이냐를 두고 여러 갈래로 의견이 분분해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제임스 최 <취재부 기자> 













미주 지역은 미주 한인의 날인‘1월13일’ 대부분 선호
미주 총연소속 서영석씨 ‘10월 3일’주장해 논란 제공
 


‘해외 한인의 날’ 제정운동은 한국 국내에서 지난해 11월 세계한인교류협력기구(KICA 상임회장 김영진)가 결성돼 공식 해외 이민 첫날인 1월 13일을 ‘해외 한인의 날’로 제정하도록 국회에 청원하자는 움직임이 본격화된 상태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1월 13일 미 전역에서 벌어진 ‘미주한인의 날’ 행사를 계기로 미주한인사회에도 크게 확산됐다.  
지난 1월 14일 제2회 ‘미주한인의 날’을 기념해 LA소재 주님의 영광교회에서 열리는 대연합 예배를 기점으로 미주 한인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한국 국회에 낼 ‘해외 한인의 날’ 청원서 서명운동도 시작됐다. 이 자리에서 김영진 KICA 상임회장(전 농림부 장관)은 “해외 한인 규모가 157개국 700만 명으로 ‘한인의 날’ 제정사업의 명분과 대의가 확실하다”면서 “전세계 한인회, 교계, 평통 등 한인들의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1월 11일에는 LA 윌셔플라자 호텔에서 남문기 LA한인회장, 김명균 크리스천헤럴드 발행인, 윤병욱 미주한인재단 총회장, 박상원 미주한인재단 공동회장 등을 포함한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전세계 해외 한인들을 위해 한국에서 추진중인 한인의 날 제정에 미주한인들의 적극 동참을 당부했다. 남문기 한인회장은 “해외 한인의 날 제정이 선정되도록 LA 한인사회가 앞장서야 한다”며 “LA 한인회도 협조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공식이민일 1월 13일 명분”


김영진 제정위원회 상임회장은 “개천절을 한인의 날로 제정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미주 한인의 날과 같은 날 공식 해외 이민이 시작돼 1월13일을 한인의 날로 제정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미주 한인들이 이미 LA시, 캘리포니아주, 연방정부에 이르기까지 이날을 미주한인의 날로 기념할 수 있도록 이정표를 세운만큼 미주 한인들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김 회장은 “미주 한인사회의 단합과 신뢰를 증명한 것이 1월 13일 미주 한인의 날”이라고 전제하고 “미주 한인들의 ‘알토란’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해외 한인의 날’로 발전시키기 위해 본국 교계, 학계, 정치계에서 법제화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이전의 정치인들이 미주지역을 방문했을 때 교민청 신설, 이중국적, 참정권, 2세 병역문제, 교육문제에 대한 해결을 약속해 놓고 공염불로 끝난 사실을 잘 기억하고 있다”며 “본국에 해외한인의 날 제정이 완전 법제화되면 이를 바탕으로 이에 대한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기틀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와 함께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세계 한인 센터를 설립하는 안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며 해외 한인들의 요구사항을 풀어나갈 수 있는 실마리인 ‘교민청 신설’문제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해외 한인의 날’ 제정 청원서명은 오는 2월 27일까지 마감하고 3월2일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이들 관계자들은 밝혔다. 또한 2차로 8월 15일까지 서명을 받아 9월 정기국회에 발의할 것 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주를 비롯해 세계 각 공관에서도 지역 한인사회를 대상으로 ‘해외 한인의 날’ 제정과 관련해 여론을 수집하고 있는데 미주 지역은 ‘1월 13일’을 가장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영석씨 주장 이해 못해”


이 같은 분위기에서 최근 미주총연 ‘세계 한인의 날’ 제정 위원장이라고 주장한 서영석(전 LA한인회장)씨가 ‘한인의 날’을 10월 3일로 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어 미주지역에서 두 갈래로 혼선이 야기될 조짐도 있다. 
그는 “원래 ‘해외 한인의 날’ 아이디어는 미주한인총연합회(미주 총연)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지난 2004년 5월 LA를 포함하는 서남부연합회가 ‘해외 한인의 날’ 제정을 미주한인 총연에 건의하자 채택돼 그 해 세계 한인회 총연합회에 안건으로 상정됐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서씨는 “그 후 본국 정부에 ‘해외 한인의 날’ 제정을 촉구했지만 관련기관들이 난색을 표명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서씨의 주장에 타운의 한 단체장 K 모 회장은 “한마디로 웃기는 행태이다”면서 “지금 미주에서는 ‘1월 13일’을 선호하는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공연히 분란만 조장하고 있다”고 서영석씨의 주장을 비난하고 나섰다. 타운에 거주하는 정신형(73)씨는 “10월 3일은 이미 개천절로 경축일로 정해 있는데 다시 중복으로 제정한다는 것은 무언가 착각하는 일이다” 라는 반응을 보이며 일고의 가치가 없는 주장이라고 말한다.
한편 미주 총연 내부에서도 이 문제는 확실한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총연의 한 관계자는 “해외 한인의 날 제정에 대해서는 총연 자체가 적극 지지하고 있으나 날자 선정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개진됐다”고 전했다. 한편 캐나다 한인사회에서는 제정 날자에 대해 미주와는 다른 의견이다. 캐나다 토론토 한인단체들은 한국 외교통상부가 추진하는 재외동포를 위한 기념일(가칭 ‘재외동포의 날’) 제정에 찬성의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나 구체적인 날짜와 기념일 명칭에는 다양한 의견들을 나타냈다.  
 
“제정은 겉치례 행사” 반대의견도


토론토총영사관에 따르면, 최근 ‘재외동포의 날’ 제정과 관련해 한인회, 노인회, 여성회, 재향군인회, 평통 등 5개 한인단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모든 단체가 기념일 제정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다만, 구체적인 날짜에 대해서는 개천절이자 온타리오 한인의 날인 10월3일로 정하자는 의견과 11월1일, 또는 10월3일이 들어있는 전체 한 주간으로 하자는 의견 등이 엇갈렸다. 또한 기념일의 이름도 ‘세계한인동포의 날’ ‘해외거주 한국인의 날’ 등 각각 다르게 제기됐다. 한국에서도 외교통상부가 수집한 일부 여론에서도 날자 선정이나 명칭에서도 여러 갈래로 나뉘고 있다. 
기념일 제정일자와 관련해서는 응답자 중 35%가 재외동포재단 창립일인 10월 30일을 꼽았으며 다음은 대한제국 이민담당 관청인 수민원 설치일인 11월12일, 10월3~9일 중 하루, 8.15 전후 순으로 나타났다. 명칭선택 이유에 대해 일부 응답자들은 “재외동포라면 좀 멀게 느껴지지만 한민족이라는 단어는 하나라는 동질감을 갖게 한다”고 답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와 현재 진행하고 있는 각 공관에서의 설문조사를 참고해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는 ‘재외동포의 날’의 정확한 시기와 명칭에 대해 홈페이지(www.mofat .go.kr)를 통해 2월 15일까지 다양한 의견을 접수한 후, 공청회를 통해 구체적인 여론수렴 절차를 거칠 계획이다. 주요 설문내용은 ▲670만 재외동포를 위한 기념일 제정에 찬성하는지 ▲기념일이 제정된다면 어떤 명칭이 좋다고 생각하는지 ▲구체적으로 어느 날짜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등이다. 
명칭과 관련해서는 ‘재외동포의 날’, ‘세계한민족의 날’, ‘세계한인의 날’ 등이 예로 들어있다. 그러나 ‘해외 한인의 날’ 선정을 두고 일부에서는 이런 기념일이 겉치레의 실속 없는 행사가 돼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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