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구정(17~19일) 연휴를 전후해 박지원씨와 함께 일본 오끼나와의 한 휴양지로 휴가를 다녀온 김대중 전대통령 일행에 대한 일본 내 행적에 대해 갖가지 의혹과 루머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이들 일행에 대한 행적을 일부 파악한 것으로 알려져 ‘DJ 비자금’ 미국 유입 과정 조사와 맞물려 또 다른 파장을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김 전대통령의 일본방문 후 비자금과 관련한 여러 가지 소문들이 확산되고 있다. 스위스에 예치된 예금 중 일부를 한국의 10여개 외국계 금융기관에 분산예치하기 위한 일본 여행이라는 소문에서부터 스위스를 직접 방문했다는 소문에 이르기까지 믿을 수 없는 해괴한 루머가 미국은 물론, 본국 정치권에 번지고 있다. 지난해 6월 뉴욕 정의사회실천시민연합(정실련)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1조원대 비자금 미국 유입 의혹을 제기한 이후 은밀하게 조사가 진행 중인 미 연방수사국 FBI와 미 의회가 자금 유입과정 의혹을 제기한 관계자들의 증언을 청취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여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1년 가까이 이렇다 할 구체적인 물증을 찾지 못해 비자금 유입 의혹 조사는 답보상태를 보여 왔으나 올해 들어 조사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어 DJ 진영이 상당한 압박감을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DJ 비자금의 미국유입설은 본보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했으며, 지난해 6월 서울에서 뉴욕의 ‘정실련’ 관계자들의 폭로기자회견이 시작된 후 파장을 몰고 왔다. 미 연방정부 수사기관 FBI는 폭로기자회견에 관련된 인사들로부터 증언과 증빙서류들을 정밀하고도 방대하게 수집해왔다. 한국의 전직 대통령이 미국의회로부터 불법자금유입과 DJ의 비자금 북한송금과 관련해 3000억원에 달하는 비자금 조성 등의 의혹으로 조사 대상이 된 것은 전대미문의 사건이다. 그러나 정작 김대중 전 대통령측은 국내외 언론들의 ‘비자금 조성’ 보도와 관련해 일절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 과연 DJ의 해외비자금은 존재하는 것일까. DJ의 일본 여행과 스위스 비자금 국내 유입설에 얽힌 진실을 추적해봤다.
리챠드 윤(취재부 기자) |
DJ 지난 2월 박지원씨 등과 구정 연휴기간 일본 오키나와 깜짝여행 ‘DJ의 최측근이 스위스 은행 비밀리에 방문 자금 인출’이 핵심 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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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전대통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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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조선 3000억원 비자금 조성의혹에 DJ ‘침묵’ 월간조선 1월호는 한 정부기관 고위간부의 증언을 크게 보도하면서 “2001년 수개월 동안 금융기관을 통해 3000억원의 자금을 조성했다”는 충격적인 폭로기사를 게재했다. 그러나 이런 엄청난 기사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침묵으로 일관하며 공식적인 반발이나 해명을 삼가고 있다. 일각에선 이런 DJ의 대응을 놓고 ‘보도의 사실여부에 무게가 실리는 게 아니냐’는 식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월간조선은 보도를 통해 김대중 정권에서 근무했다는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3000억원 비자금 조성관련 증언과 사용처에 대한 구체적인 가능성을 시사했다. 구체적으로 ▲2000년 6월15일 남북정상회담 대가로 건너간 5억달러 외 북한에 추가로 지급될 뒷돈일 가능성 ▲남북정상회담 비용을 댄 현대그룹을 지원하기 위한 돈일 가능성 등이다. 이 같은 충격 증언을 한 인사는 3000억원 비자금 조성에 대해 ‘북측에 보낼 돈이었다’고 말 하며 ‘다만 보낸 걸로 알고 있는데 확실치 않다’고 증언했다. 월간조선 2003년 5월호는 정몽헌 회장의 친인척의 말을 빌려 ‘조성자금은 5억달러가 아닌 8억달러’라는 내용을 보도한바 있다. 그러나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한 검찰은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해 조성한 자금은 10억~15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는 점으로 미뤄보아 미국으로 유입된 자금과 스위스 은행에 예치되어 있다는 자금은 모두 김정일에게 건네주고 남은 돈일 것이라는 개연성이 남는다. 현재 미연방수사국과 의회는 관계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광범위한 수사를 하고 있으며 어는 정도 사건의 실체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져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DJ측근 인사들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진다.
일본 오키나와 여행 중 스위스 방문설 ‘사실 아닌 듯’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박지원씨의 갑작스런 일본 오키나와 여행에 대해 별별 희한한 소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오고 있으나 이는 사실일 가능성이 없는 소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김대중 전 대통령이 2박3일의 짧은 일본 일정에 ‘무슨 수로 스위스를 다녀올 수 있느냐’하는 것이며 한국의 전직 대통령이 스위스를 방문하려면 경호문제에서부터 신변 문제까지 국가적인 외교문제로 사전에 충분한 논의 없이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80세를 넘긴 노령의 김 전 대통령이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는 입장에서 기자들을 따돌리고 불과 이틀 만에 일본을 거쳐 스위스까지 갔다 왔다는 자체가 믿을 수 없는 것이다. 그것도 박지원씨를 대동하고 갔다는 소문은 한마디로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한편의 가상시나리오에 불과한 유치한 소설로 보이지만 김 전 대통령의 ‘파워어토니’(위임장)을 소지한 밀사가 스위스를 방문했다는 소문은 어느 정도 가증성도 없지 않다. 이 소문과 관련 국내 일부 언론들은 이 같은 내용의 소문을 보도해 사실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 전대통령의 친인척이 김 전대통령을 대신해 스위스로 건너가 예치된 자금 중 일부를 한국의 외국계 은행에 분산 예치시켰다’는 그럴듯한 루머는 있을 법한 이야기다. 그러나, 이 또한 전혀 확인되지 않아 김대중 전대통령의 해외비자금 소문은 소문 자체로 끝날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이다. 현재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김 전 대통령의 해외비자금 미국 유입조사가 어는 정도 윤곽이 들어나고 있는 가운데 DJ자금으로 매입했다고 의혹이 제기된 ‘서울프라자’등 부동산들이 투매형식으로 매물로 나오면서 이런 의혹들이 증폭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일본 방문과 때 맞춰 불거져 나온 것이 ‘스위스 비자금’ 인출 의혹이다.
뉴욕 거주 양모씨 수백만 달러 든 가방 수시로 전달사실 밝혀 3000억원 비자금 조성시점과 양씨 돈가방 심부름 시기 일치 지난 해 6월 8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은 무거운 침묵 속에 취재진과 500여명의 청중들이 한 재미동포가 들려주는 녹음테이프에 귀를 기울리고 있었다. 이날의 모임은 ‘김대중 비자금 미국유출 및 방북규탄 특별 기자회견’이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호남인들의 모임(대호사랑)’과 ‘대한민국 안보와 경제 살리기 운동본부(안경본)’이 주최하고 ‘뉴욕 정의사회실천시민연합(정실련)’이 협찬했다. 이 자리에는 뉴욕에서 온 ‘정실련’ 대표 저스틴 임(Justin Lim)씨는 정실련 회원들과 함께 조사한 매우 충격적인 내용을 발표했다. 임 대표는 김대중 전대통령의 비자금으로밖에 볼 수 없는 자금들이 미국 뉴욕 등지에 돌아다니는 것을 찾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서 이미 FBI(미연방수사국)가 조사에 착수했다”며 현재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매우 조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에 가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정실련’ 회원들이 방한을 만류했으나 굳은 신앙심을 믿고 왔다고 밝혀 박수갈채를 받았다. 임 대표의 증언에 따르면 2006년 2월 뉴욕 플러싱에 거주하는 양모씨(52·건축업자)가 ‘정실련’ 임원에게 “2001년부터 2004년 상반기까지 이상한 일을 한 적이 있다”고 제보했었다고 한다. 양씨가 했다는 일은 돈 가방을 전달하는 일이었다. 이 제보를 접한 ‘정실련’ 임원은 중요한 사안으로 판단해 임 대표에게 연락했다. 임 대표도 은밀한 움직임에 대한 낌새를 느끼고 ‘정실련’ 회원인 마이클 장씨를 팀장으로 안희배씨, 세라 김씨로 조사팀을 구성, 양씨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모두 4차에 걸친 조사에서 김대중 전대통령의 비자금이 LA와 뉴욕에 유입됐으며 이 중 일부는 친북단체들에게 전해졌다는 것이다. 월간조선에서 증언한 전직 고위관계자의 3000억원 비자금 조성 시기는 양씨의 돈 심부름 시점과 서로 일치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3년에 걸쳐 LA와 뉴욕 유입설, 일부는 친북단체에 전달
특히 임 대표는 조사과정에서 양모씨로부터 DJ의 비자금으로 보이는 돈을 직접 3년간 운반했다는 양심선언을 듣기도 했다. 양씨는 필요하다면 법정 증언대에도 나설 용의가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DJ비자금 관련 인물로는 DJ의 아들인 홍업씨를 포함해 측근인 이의건 전뉴욕대한체육회 부이사장(65세), 홍성은 전시애틀 평통회장(62세), 이수동 전아태재단 상임위원(74세) 등이 지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에서의 기자회견이 있은 후 3개월이 지난해 9월 6일 미 연방 하원 ‘국가안보 위협 및 국제관계위워회’ 소위원회(위원장 크리스토퍼 셰이스)는 ‘김대중 정권 비자금 미국유입 및 대북송금 의혹’을 제기하며 연방 하원에 고발한 ‘뉴욕 정의사회실천시민연합’ 대표 임종규(뉴스메이커 편집인) 씨와 관계자들을 불러 증언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 의회 관련부서가 한국의 전직 대통령과 관련된 부정자금 미국유입설을 조사하기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조사의 핵심은 DJ와 관련된 부정축재 자금과 측근들의 돈이 미국 지하 경제를 흔들며 북한의 테러지원 단체에까지 흘러들어갔는지 여부이다. 이날 하원 조사 관계자들은 임종규 대표 이외의 증언자들로부터 미국 정부와 국회에 제출된 자료들에 확인여부를 조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정실련’ 대표 임종규씨는 “지난 2001년부터 김대중의 돈으로 추정되는 무더기의 돈이 뉴욕과 LA를 거쳐 들어 왔으며, DJ 측근들이 막대한 자금을 사용, 뉴욕 뉴저지주 등 여러 곳에 3억 달러 이상의 건물을 사들여 막대한 부를 축재하고 있다”고 증언했다고 유에스인사이드월드가 최근 보도했다. 또 한편 임 대표는 한국의 시민단체들이 김대중씨의 부정축재자금에 대해 한국검찰에 고발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권이 수사를 하지 않고 있는 사실을 밝히자 조사위원들은 관심을 나타냈다고 한다. ‘정실련’ 관계자들은 DJ 측근들이 자신들의 활동을 봉쇄하기 위해 고소를 하는 등 협박당하고 있는 사실도 설명했다.
비자금 수억달러 규모, 뉴욕 뉴저지 등에 부동산 투자 설 임 대표가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자료를 공개한 이후 ‘안경본’ 고문인 서석구 변호사는 김대중 전대통령과 김홍업씨를 고발하는 고발장을 접수시켰다. 김대중 전대통령에 대해 뇌물 공여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정치자금법, 항적죄, 형법 상 일반이적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함과 동시에 노벨 평화상 또한 반환되고 비자금은 국고에 환수돼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리고 김대중씨는 구속수사를 해야 함은 물론 출국금지 가처분 신청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미하원 조사관계자들은 DJ 비자금과 관련해 현금 100만 달러가 든 ‘007 가방’을 3년 동안 운반해 준 양 모씨가 양심선언을 하면서 뉴욕 차이나타운에서 북한측 사람들에게 전달했다는 사실도 확보함으로써 상당한 현금이 북한으로 전달됐을 가능성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다. 하원 조사관계자들은 연방수사국(FBI) 뉴욕 지부에 대해 100만 달러가 들어 있는 007 가방을 3년이나 운반한 한인 양모씨를 하원 조사위원회로 출두하도록 지시, 수 차례에 걸쳐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하원은 FBI가 보호하고 있는 양씨를 소환해 그의 증언을 들은 후 양씨에게 3년 동안 돈을 운반시킨 사람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아직 공식적인 코멘트는 없다.
대북송금 잔금 수억달러 본국 대선자금용 유입설 DJ 비자금 유입설이 본국에서 파다하게 퍼진 이유는 본국의 정치적 배경도 한 몫하고 있다. 올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정당은 모두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러다보니, 여권에서 대북 송금 잔금의 일부를 국내로 끌어들여 대선자금으로 사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보태여진 것이다. 물론, 이번 루머가 ‘정치 공작’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본국 정치 상황을 놓고 볼 때, DJ가 현직 대통령보다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행동반경을 축소시키기 위한 일종의 ‘모략’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것. 이와 관련, 정보기관 한 관계자는 “DJ비자금 관련 루머의 내용은 상당히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이렇게까지 시중에 관련 내용이 돌아다닐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 뒤 “개연성이야 있겠지만, 사실과 관계없이 어떤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흘린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