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경선룰 중재안’ 양보 숨은 뒷 얘기

이 뉴스를 공유하기















경선 룰을 둘러싼 한나라당 내분 사태를 일거에 잠재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전격적인 ‘중재안 양보’ 선언은 어떻게 나왔을까. 지난 14일 이 전 시장은 당의 분열을 막고 정권 교체를 반드시 이루기 위해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을 아무런 조건 없이 양보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이 전 시장은 자신의 결정이 ‘며칠 밤을 새워 어렵게 내린 결단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로부터 1주일이 후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중재안 양보’가 이 전 시장 혼자만의 ‘고독한 결단’이 아니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어 주목을 끈다.


지난 14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명박 전 시장의 경선 중재안 양보 발표는 TV로 전국에 생중계됐다. 이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상당히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명박 박근혜 양측 모두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인 만큼 정치권은 물론 일반 국민들도 한나라당이 꽤 진통을 겪을 것으로 짐작했다. 그런데 이 전 시장은 이 예상을 일거에 뒤집었다. 그것도 이른바 쾌도난마식으로 상황을 평정한 것이다. 당시 이 전 시장의 ‘양보’ 발표를 지켜본 열린우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이 전 시장의 기자회견을 보고 전율이 흘렀다.
오랜 정치 경험에 비춰 뭔가 있다는 감이 왔다. 이 전 시장은 정치적 노하우보다 기업 노하우가 더 많은 사람이다. 그런데 이 전 시장의 이날 발표 장면은 노회한 정치 9단을 뺨칠 정도였다. 성동격서랄까 상대 진영(박근혜 전 대표)의 허를 찌른 수법이 탁월했다.” 이어 중진 의원은 “우리(열린우리당)는 한나라당의 내분 사태가 최소 한 달 정도는 끌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전혀 의외의 수가 튀어나온 것이다. 내 개인적으로는 이 전 시장 뒤에 정치의 절대 고수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는 다시 말해 이 전 시장의 양보 선언이 혼자만의 결단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중진의원의 관측은 한나라당에서도 확인됐다. 한나라당 한 원로급 인사는 이 전 시장의 ‘중재안 양보’를 취재하는 기자에게 이런 말을 전했다.
“이 전 시장의 전격적인 양보선언 뒤에 무시 못할 영향력을 지닌 정치 원로의 ‘훈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그 정치 원로가 누구냐는 질문에 이 인사는 “이 전 시장의 마음을 움직일 인물이 누구이겠느냐. 3김이나 이회창 전 총재 정도 아니겠나. 하지만 김종필 씨나 이회창 전 총재는 기질상 그런 정면돌파 수를 못 쓴다. 이 전 시장의 양보 선언은 ‘대도무문(大道無門)적 수다.”라고 전했다.
대도무문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전매특허로 알려진 용어다. 그렇다면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이 전 시장 뒤에서 모종의 역할을 한 것일까. 이에 이 인사는 “짐작이 아니라 그렇게 알고 있다. 이 전 시장의 양보 선언 전후에 YS가 행한 발언을 살펴보라.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 파동을 전후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언론에 잘 나타나 있다. 김 전 대통령은 대략 3가지 형태의 발언을 했다. “선거는 시끄러워야 재미가 있다”
“한나라당은 절대 안 깨진다”
“한나라당은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해야 한다”













마치 앞날을 미리 내다본 듯한 발언들이다. YS는 정치적 감각에 관한 한 자타가 인정하는 인물이다. 또한 권력 투쟁시 싸울 때와 물러날 때를 아는 탁월한 ‘승부사’로 정평 나 있다. 이런 만큼 경선룰 ‘중재안’ 파동을 예의주시하고 어떤 해법을 제시했을 개연성은 상당히 높다. 더욱이 김 전 대통령은 이 전 시장을 공개적으로 지지 표명한 사이다.
이 전 시장의 전격적인 ‘양보 선언’은 그 자체만으로 신선미가 있었다. 이로 인해 분당 위기설까지 나돌던 내분사태는 막을 내리고 본격적인 경선 국면으로 전환됐다. 그뿐 아니다. ‘양보 선언’ 후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이 전 시장은 지지율이 상승했고, 박근혜 전 대표는 하락했다.
국민들이 이 전 시장의 결단을 높이 평가하고 있음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만약 이 전 시장이 스스로 밝혔듯 며칠 밤을 새워 내린 결단이 아닌, 김 전 대통령 같은 정치 고수의 훈수가 작용한 것이라면 국민들이 느낄 이 전 시장에 대한 체감 온도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 앞서의 한나라당 원로급 인사는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 강재섭 대표 중재안 파동 때는 한나라당을 아끼는 모든 원로들이 이구동성으로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을 것을 주문했다. YS도 그런 차원에서 조언했을 것이다. 그것도 구체적으로 이런저런 방법을 제시하지 않고 , ‘통 큰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시킬 것을 조언한 정도로 안다.”라고 전했다.
<유성호·언론인>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