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결혼알선업체 ‘경계경보’

이 뉴스를 공유하기














 






최근 미주 한인사회에도 초혼, 재혼을 알선하는 새로운 형태의 결혼정보회사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각종 폐단도 발생해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더군다나 한국에서 성업 중인 결혼 알선 회사들이 미주로 진출하면서 현지 업체들과도 마찰을 빚기도 한다. 미주로 진출한 국내 업체 중에는 “재혼 전문”이란 간판을 내걸은 탤런트 출신도 한몫을 하고 있다. 이같은 결혼알선 업체는 한 때 “중매” “결혼알선”또는 “결혼상담소”이라고만 선전해 왔던 것이 요즈음에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결혼정보회사’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신종기업’ 행세를 하고 있다. 이 결혼정보회사의 등장과 함께 ‘신종 직업’으로 알려지고 있는 “커플 매니저”가 이곳 동포사회에서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내에는 이들 “커플 매니저”란 이름 이외에도 “러브 매니저” “웨딩 매니저”라는 이름으로 나서고 있는데 조만간 미국에도 생겨날 조짐이다.
국내에서는 연봉 10만 달러의 ‘커플 매니저’들이 생겨 나고 있는데 코리아타운에서도 연수입 5만 달러를 올리는 커플 매니저들이 많다고 한다. 미주 한인사회에서는 한인들 끼리의 결혼을 쉽게 하지 못해 비용을 지불하고서도 마땅한 배필을 얻고자 하는 경향이 생겨나면서 ‘결혼정보회사’라는 이름으로 나서게 되고, 여기에 ‘커플 매니저’들이 중개자로 활동하고 있다. 결혼 알선 업체들은 미주한인사회 특성상 본국에서처럼 한인끼리의 만남이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한인남녀간의 초혼이나 재혼을 성사시켜 주고 있지만, 일부 업체나 일부 커플 매니저들은 정상적인 결혼 알선 보다는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나, 쉽게 금전을 구하기 위해 ‘위장결혼’이나 더 나아가 ‘사기결혼’ 수속도 서슴치 않아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보는 동포들이 늘어 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연방검찰, 캘리포니아 주검찰을 포함한 사법당국이 지역 경찰과 공조로 위장결혼 단속과 이에 연관된 결혼상담소 등을 상대로 내사에 들어가 조만간 단속 결과가 밝혀질 것으로 보여 주목이 되고 있다. 


                                                                                 제임스 최 <취재부 기자>


부동산 브로커로 활동하는 K씨(47)는 3년 전 이혼했는데 최근 한 친지로부터 “재혼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 결혼정보회사의 P모(30대 여성)씨를 소개 받았다. 명함에는 XXX이라는 영문 이름과 함께 ‘커플 매니저’라고 쓰여 있었다. 이 여성 커플 매니저는 “당신과 같은 인테리에게는 ‘골드미스’(Gold Miss)가 어울린다”고 했다. K씨는 “골드미스”라는 말을 처음 들어 보았다.
지난 해 국내의 한 결혼 정보회사에서는 ’30대 커리어우먼‘과 ’30대 전문직 여성‘을 “골드 미스”로 칭하면서 만남의 자리를 알선해 큰 재미를보면서 이 “골드미스”라는 말이 유행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골드미스”라 불리우는 여성에 대한 구분은 일반적으로 나이가 32-38세 사이의 여성으로 연봉 3천만원(약 3만 달러) 이상을 ‘30대 커리어우먼’과 이보다 나은 소위 전문직에 활동하는 법조인, 의사, 한의사 공인회계사, 5급이상 공무원 등의 직업을 가진 68년생 이후 여성들이라고 한다.
미주에서는 “골드미스”는 30대와 40대 초반의 전문직 여성으로 연봉 수입이 5만 달러 이상을 말하고 있다. 이 분야에는 주로 교사, 브로커, 증권, 광고회사, 보험인, 법조인, 융자전문가 등등이라고 한다.
“골드미스”에 관심을 보인 K씨는 커플 매니저인 P씨에게 “적당한 여성을 물색해보라”고 했다. 이에 커플 매니저인 P씨는 “자료는 충분하다”면서 일반회비는 500 달러이고, “골드미스를 소개 받으려면 특별회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특별회비는 1,000 달러라고 했다. 재혼을 결심한터라 전문직 여성에다 미모까지 겸비한다면 사실 1,000 달러는 비싸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회비를 납부한 이후 당사자를 만나기 전 서류를 살펴 본 결과 마음에 드는 여성이 없었다. 10여 차례 서류를 보면서 K씨는 차츰 의심이 가기 시작했다. 서류에 적힌 여성들에 대한 신상조사서가 확인할 수 없는 자료들이 대부분이었다. 돈만 1,000 달러 날려 보내고는 K씨는 단념했다.
K씨는 본보 취재진에게 “결혼 알선 업체를 찾으려는 사람들은 사전에 확인 절차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면서 “커플 매니저의 현란한 말솜씨에 속아 넘어 가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알고보니 ‘위장결혼’ 알선


미시민권자인 S. 최(59)씨는 5년전 자동차 부속품 가게를 운영하다 파산을 신청하고 이혼까지 겹치는 불운을 겪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시큐리티 가드 일을 하는 최씨에게 1년 전 같은 교회에 다니는 한 신도가 “결혼상담소에서 당신과 같은 사람을 찾고 있다”면서 커플 매니저를 소개했다. 30대의 L모 커플 매니저는 “싱글 여성이 당신과 같은 남자를 구하고 있다”면서 “노후에 여자가 필요하다”고 적극 권유했다. 마음이 쏠린 최씨는 뉴포트 비치의 한 이태리 레스토랑에서 만나기로 했다. 싱글 여성을 만나기 전 커플 매니저는 “상대 여성이 귀품이 있는 분이니 옷차림에 신경을 쓸필요가 있다”면서 500 달러를 내놓고는 “근사한 양복을 빌려 입고, 이발소에도 다녀 오라”고 했다. 
뉴포트 비치식당에 나타난 여성은 40대 여성이었다. 외모는 별로였으나 최씨 자신도 이렇다할 여건이 안되는 처지라 한 두번 만나게 됐다. 하루는 커플 매니저가 “결혼하고 나서 바로 이혼해주면 2만 달러를 주겠다”고 제의해왔다. 말하자면 ‘위장결혼’을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사실 그 당시 최씨는 돈이 급했다. 자신에게는 시민권이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한순간 ‘위장결혼’으로 “꿩먹고 알먹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라디오 뉴스에서 ‘위장결혼’ 단속 관련의 뉴스를 듣게 됐다. 그 뉴스는 연방검찰과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위장결혼 단속의 고삐를 졸라매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뉴스의 내용은 연방검찰과 이민단속기관이 미 전역에서 횡행하고 있는 위장결혼을 단속하기 위해 전담반을 운영하며 공조수사를 펼치고 있다면서 캘리포니아주에도 수사를 펼 것이라는 것이다.
그 내용에는 결혼 알선 업체가 위장결혼 전문가를 고용해 엄청난 거래비를 받고 가짜결혼을 알선하는 조직 사기단을 수년동안 밀착수사를 해오고 있다고 했다면서 워싱턴DC 지역 등에서 3년간의 밀착수사로 위장결혼 사기 용의자를 체포했고 가주와 뉴욕 등으로 수사를 확대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뉴스에 충격을 받은 최씨는 고민끝에 ‘위장결혼’ 제의를 거절했다. 커플 매니저가 최씨에게 데이트 자금을 준 액수만도 1천 달러에 가까워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을 지니기도 했다고 한다.












 













 
아이비리그 출신 최고대우


코리아타운의 결혼알선 업체와 가까운 한 관계자는 “일부 결혼 알선 업체들의 불법과 편법이 고질화 되어 잘모르고 결혼 상담소를 찾는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심지어는 시민권을 지닌 순진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금전을 제공해 서류상 결혼을 알선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일부 커플 매니저들은 불법체류자들의 영주권 취득 심리를 이용해 회비라는 명목으로 거액을 요구해 피해를 당하는 사례도 발생한다”면서 “또한 돈이 필요한 유학 중인 여대생이나 동포 여대생을 유혹해 결혼을 바라는 남성들의 임시 대용으로도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요즈음은 국내에서는 인터넷의 발달로 남성이나 여성들이 상대방의 프로필을 검색하고, 사진 파일을 받아보게 하는 온라인 업체들이 무수히 많지만, 일반적으로 자신의 신상이 자칫 공개될까봐 온라인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분위기를 이용해 본인이나 부모, 친지들이 직접 결혼알선회사로 찾아가 커플 매니저와 1대1 면담을 하는 경우가 늘어 나고 있다. 커플 매니저들은 이런 회원들 중에서 가족 재산 규모, 연봉, 학벌, 외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보통 한 달에 한 번 꼴로 특정 장소에서 만남을 주선한다. 만남 역시 당사자들과 커플 매니저 외에는 일체 비밀에 부치는 게 일반적이다.
미국에 진출한 국내 결혼 알선 업체나 현지의 업체들도 국내처럼 덩달아 커플 매니저를 두고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 진출한 일부 업체들은 미국 현지에서 접수 받은 결혼 희망자 중 ‘아이비리그 출신’이나 유명 대기업 근무자 등등을 소위 “골든 젠틀맨”이나 “골드 레이디”로 분류해 서울의 명망가 집안이나, 대기업 고위층 인사들과 연결시켜 성사가 될 경우, 한 건에 2만 달러 정도 사례비를 받는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많지가 않아 대부분은 미국의 한인 남녀를 원하는 국내 가정들이나, 한국의 미혼남녀를 원하는 미주동포 가정들의 자녀를 연결시켜 주고 있다.
코리아타운에서 성업 중인 대부분의 결혼 알선 업체들은 결혼을 희망하는 사람들로부터 일정액의 회비를 받고 있으며, 만남을 위한 각종 이벤트를 개최하면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본국으로 여행을 알선하면서 한국에서 소개팅을 마련하는 이벤트도 열심히 하고 있다. 따라서 이같은 결혼알선 업체들은 중매쟁이 역할에서 관광안내, 비자수속, ‘원정결혼’ 등 다양한 업무를 행하게 된다. 그러나 이같은 정상적이고 건전한 만남 보다는 이를 교묘히 이용해 “1회용 데이트”나 ‘위장결혼’ 등에 깊숙히 개입해 불법적인 결혼알선으로 영업을 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위장결혼’ 해마다증가


이민단속국은 2006년 회계연도 동안 결혼을 통한 신분 변경 신청서 700여건을 가짜 서류로 분류해 조사하고 있다. 이같은 위장결혼 케이스는 전체 이민사기 3500건 가운데 약 20%를 차지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연방의회 조사기관인 회계감사국(GAO)의 통계에 따르면 2000년 이후 결혼 관련 이민신청서 가운데 25,000개가 가짜 서류인 것으로 밝혀져 심사를 보류한 상태다. GAO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시민권자와의 결혼을 통해 합법적인 신분 자격을 얻은 사람은 약 259,000명에 이른다. 이는 10년 전 123,000명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워싱턴포스트는 새뮤엘 아쿠아라는 가나 출신 변호사가 미국 영주권을 원하는 약 1천명의 가나인들에게 미국 시민권자와 서류상 결혼하도록 알선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사건과 연루된 사람들은 이민당국의 조사를 받았으며 사기 결혼 혐의가 입증된 사람들은 모두 추방재판에 회부됐다.
포스트에 따르면 적발당한 새뮤엘 아쿠아 변호사는 영주권을 원하는 가나 이민자들로부터 최고 1인당 3천5백달러를 받았다. 이중 500달러는 이들과 서류상 결혼해주는 미국 시민권자에게 사례비로 제공됐다고 한다. 당시 사건은 결혼 신고 업무를 담당하는 알링턴지역 법원 직원의 제보로 조사가 착수됐다. 법원 직원은 “결혼신고를 하러 온 커플들이 서로 키스도 하지 않고 심지어 가까이 앉지도 않는 등 너무 어색해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면서 당국에 제보 이유를 밝혔다고 한다. 
한편 LA 지역 사법 당국과 관계하는 한 관계자는 “현재 일부 한인 결혼 알선 업체들이 불법적인 영업활동으로 감사 대상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 중에는 ‘위장결혼’ 케이스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전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