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방문해 북미대화 물꼬 트겠다”
미하원 톰 랜터스 국제관계위원장
최근 LA코리아타운을 방문해 ‘정신대 결의안(HR121)’ 통과를 강력하게 약속한 톰 랜터스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은 올해 말 북한을 방문해 북미관계를 새롭게 설정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랜터스 위원장은 지난 16일 오후 윌셔 플라자 호텔에서 개최된 한인정신대 결의안 추진 가주연대 초청 리셉션에서 “올해 말 미하원 국제관계 위원장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해 북미관계의 새로운 설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한반도에 오랫동안 긴장상태를 유지한 남북관계를 평화적으로 설정하는데 협력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동안 북한을 2회 방문했다고 밝힌 랜터스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올해 말 3차 방문이 미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이라는 자격으로 방문한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랜터스 의원은 지난해 중간선거 승리 직후 “북·미 직접대화가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는 강력한 느낌을 갖고 있다”면서 북한 방문 가능성을 밝힌바 있다. 이 같은 그의 발언은 미국의 대북정책 궤도수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당시 정치 분석가들은 전망했다. 또 랜터스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자신은 반기문 UN사무총장과 특별한 친분관계를 지니고 있다면서 평소 자신은 한국인의 교육열과 민주화에 대한 열망 그리고 경제적 번영에 대한 도전에 많은 감명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한국은 이제 아시아를 이끌어 가는 나라가 되었다”면서 “재미한인사회도 미국의 정치참여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때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북가주에서 14선 하원의원으로 미국 민주당 의회를 이끌고 있는 중진의 한 사람인 랜터스 의원이 직접 LA코리아타운을 방문해 자신의 소신을 격의없이 밝혔다는 점은 앞으로 미주류사회와 한인사회간의 밀접한 관계를 더욱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그는 이번 코리아타운 연설에서 “오는 26일 국제관계 위원회에서 정신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되도록 위원장으로서 여러분에게 밝힌다”고 말해 아낌없는 박수를 받기도 했다. 과거 일본과도 절친한 관계를 맺어 온 랜터스 위원장으로서는 파격적인 행보라고 볼 수 있다. 지난동안 정신대결의안 처리가 번번이 무산되는 배경에는 막강한 금력을 앞세운 일본의 로비가 힘을 발휘하여 왔다. 일본 정부는 워싱턴의 대형 로비회사 5, 6곳과 계약을 하고 이 결의안을 비롯해 자국의 이해가 걸린 문제들에 대해 로비를 벌여왔다. 작년엔 14년간 하원 원내대표를 지낸 밥 미셸 전 의원을 한달 6만 달러에 고용해 결의안 통과를 저지했다. 일본 정부는 이 ‘정신대 만행’의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부인하는 일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였던 할머니들의 ‘수요집회’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물론이고 미국 하원에서 일본군위안부 결의안이 채택되지 않도록 집중 로비를 펴왔다. 일본군위안부에 대한 책임 인정과 사과를 촉구하는 이 결의안은 2000년 이후 세 번 제출됐다. 두 번은 상임위 논의조차 못하고 폐기됐다. 지난해 세 번째 제출된 결의안은 만장일치로 상임위를 통과했지만 본회의에는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일본 정부는 이 달 중 네 번째 상정될 결의안 통과를 막기 위해 이번엔 하원의장과 주일 미국대사를 지낸 민주당 거물 토머스 폴리를 로비스트로 고용했다. 로비 채널을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바꾼 것이다. 일본이 미 의회에 입김이 센 폴리 전 하원의장을 앞세운 것은 상황이 그만큼 다급함을 말해 준다. 하지만 이번 톰 랜터스 위원장은 북한인권법 제정을 주도했을 정도로 인권 문제에 관심이 높고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도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정신대 결의안의 통과가 한층 밝아지고 있다. 랜터스 의원의 코리아타운 방문이 미의회에서 코리아의 목소리가 커지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