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합의 서명 직후 한국의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가입을 가속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지난 해 11월 비자면제프로그램 완화를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며 “이는 미국이 프로그램의 안보 부문을 강화함에 따라 가까운 파트너인 중앙과 동유럽 뿐만 아니라 한국과 같은 국가들의 프로그램 가입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자면제프로그램은 90일 이내의 단기 체류자들에게 미국이 상용 및 관광 비자를 면제해 주는 것으로 9.11 테러 이후 미국은 어느 국가에도 이 프로그램 가입을 허용해 준 바 없다. 현재 이 프로그램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비자 거부율이 3.0% 이하여야 하지만 아직 한국은 이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으며 아직도 본국 미주 대사관 앞에는 비자를 취득하기 위한 한인들의 긴 줄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미국 의회에서는 비자면제국을 확대하는 법안이 계류 중에 있는데 이에는 비자 거부율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200만명에 달하는 미국내 불법체류자들에게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부여하려던 조지 부시 미 행정부의 이민개혁법안이 지난 28일 미 상원에서 좌초됨으로써 전반적인 이민법의 변화가 쉽지 않을 것을 예상하고 있으며, 한인타운에 미칠 영향력에 대해서는 대다수 한인들이 반신반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무비자 입국이 허용될 경우, 타운 내 경기 활성화 등 경제적 측면의 효과가 클 것을 기대하면서도 대다수 한인들은 무비자 협정으로 인해 불법 마사지 팔러 급증과 불체자 급증 등 부정적 파급효과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하고 있기 때문으로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황지환 <취재부 기자> |
무비자 협정 다시 재시동 부시 대통령 성명으로 청신호
지난 30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한국의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가입을 가속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무비자 협정 가입에 청신호가 켜졌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프로그램의 안보 부문을 강화함에 따라 가까운 파트너인 중앙과 동유럽뿐만 아니라 한국과 같은 국가들의 프로그램 가입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해 연말 무비자 협정에 기대감이 한층 커졌다. 지금도 본국 정보통신부 옆 건물에 위치하고 있는 미 대사관 앞은 여전히 미국행 비자를 취득하기 위한 긴 행렬이 계속되고 있다. 더운 날씨나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젊은 사람들부터 나이든 사람들까지 긴 줄 행렬 속에서 비자 취득을 위한 기대감을 가지고 이를 마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무비자 협정이 이뤄 질 경우, 이런 진풍경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많은 본국 한인들이 미국 방문을 가지면서 이를 통한 상당한 경제적 특수를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 벌써 여행업계나 호텔업계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무비자 협정이 그다지 밝지만은 않아 더욱 본국 정부의 노력과 이것이 시행될 경우 이곳 한인타운이나 한인들의 노력마저도 절실하다는 평이다. 이미 지난 28일 200만명에 달하는 미국내 불법체류자들에게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부여하려던 조지 부시 미 행정부의 이민개혁법안이 미 상원에서 좌초됨으로써 적지 않은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견해가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며 무비자 협정으로 불체자 급증이나 불법 취업 등의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 나오기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약 21만여명으로 추정하고 있는 한인 불법체류자들이 이에 한 몫하고 있으며, 아시아계에서 가장 빈번하게 불법 마사지 팔러나 밀입국 등으로 체포되거나 강제추방 되는 사례가 빈번한 국가로 알려져 있어 쉬운 상황만은 아니다.
무비자 협정 가입 시 맞이 할 파급효과 호텔 · 여행사 일찍부터 경제 특수 예상
타운 내 호텔업계나 여행사들은 무비자 협정에 따른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윌셔가에 위치한 대표적 모 호텔 관계자는 “무비자 협정 가입으로 인해 상당한 한인들의 방문이 예상되고 있어 시설 확충이나 서비스 레벨 업 등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당분간 경제 특수를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서비스 업계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해 금번 무비자 협정 체결 가능성에 그 어느 때 보다 무게감을 두고 있다. 여행사 업계도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본국에 여행사를 두거나 연계해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들도 다양한 여행 상품 제공과 여행 상품 일정의 다양화를 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모 여행사 관계자는 “지금보다 많은 여행상품이나 일정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상품가격은 그대로 이더라도 다양한 상품과 품격 높은 여행 상품을 즐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무비자 협정에 따른 호재로 해석을 하고는 있지만 한편으로 무비자 협정으로 인한 불법체류자 증가나 사회적 부작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웨스턴가에 위치한 모 주점 대표이사는 “불법 마사지 팔러에 종사하러 입국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게 되면 주류 업계나 관련 업계 서비스 업계에 소위 불똥이 튀 일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면서 “불법체류자가 늘어날 경우, 현재 조지 부시 대통령이 추진중인 이민법 개혁안도 아예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불법 마사지 팔러로 인해 언론에 보도되는 것도 창피한데 앞으로 그런 일들이 빈번하게 보도될까 우려된다”면서 “한인사회의 자체적 정화 움직임도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타운 내 샐러드 바를 운영하고 있는 한인 J씨도 ” 사연 없는 불법 체류자들도 없겠지만 적지 않은 세금을 내고 일하는 우리들에게 사실 다양한 측면에서 불이익이 있는 것을 사실”이라며 ” 우리뿐만 아니라 세금 내고 일하는 종업원들의 저임금 현상도 좀 먹고 있다”고 볼멘 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반면 수년 째 심야 불법 택시와 식당 서비스를 전전하는 한인 김 모씨는 ” 비자 받는 것도 어렵고 입국하고 살길이 막막하다 보니 이런 삶을 살고 있다”면서 “나라고 같은 한인들에게 누가 되고 싶겠냐. 돕고 살면 좋은데 그렇지 못한 상황에 화가 나기도 한다”고 말해 입장 차이가 상당함을 알 수 있었다. 학생비자로 입국해 한인식당 서빙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는 한인 A씨는 “예전엔 관광비자로 입국해 하우스 키퍼로 일하고 기간이 끝나면 출국했다 다시 왔지만 비자를 변경해 이렇게 살고 있다”면서 “오죽하면 이렇게까지 해서 살겠냐”며 분통을 터트리며 ‘차라리 한국으로 가고 싶은 심정이지만 돌아가도 특별한 생활 대책이 없는 탓에 눌러앉아 있다’며 한을 토하기도 했다.
불법체류자 양산 사전적 차단 필요 보다 체계적인 사회적 제도 필요
무비자 협정으로 불법 체류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적인 가운데 사전적인 차단 방법으로 한인 타운 내 불체자 고용을 막자는 의견이 우세적으로 제시되었다. 불체자를 고용하는 업체가 사라질 경우, 불체자들의 설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렌트나 자동차 구매 등의 과정에서도 철저히 소셜 넘버 제시 등을 조건으로 할 경우 더욱 그런 부분들을 차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불체자들은 대부분 저임금의 3D 업종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유혹을 쉽게 놓지 못하는 것이 현실로 대다수 고용주들은 타운 내 경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높은 임금을 주고 정상적인 종업원 고용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었다. 더욱이 서비스 관련 업계에서도 현실적으로 그런 부분들로 불체자 양산을 막겠다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무비자 협정으로 청신호를 받아 일부 업계에서는 호재로 해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한인 사회에서 벌어질 부정적인 면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이를 사전에 보안하고 준비해야 할 부분에 대해 한인 사회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필요성이 절대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