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기 LA평통(회장 차종환)위원 구성에서 야기된 말썽으로 떠오른 각가지 후유증으로 동포 단체들과 공관 등이 서로 얽혀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 같은 갈등은 LA재향군인회(회장 김혜성) 애국단체연합회(대표회장 김봉건)등이 포함된 보수단체들이 ‘평통해체 추진위원회’를 결성해 시위로까지 번지면서LA총영사관(총영사 최병효)과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 과정에서 추진위원회측이 한인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지려 하자 회관 운영을 맡고 있는 한미 동포재단 (이사장 박형만)측이 장소사용을 허가하지 않아 또 다른 분쟁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한미동포재단측이 장소사용을 허가하지 않은 것은 총영사관의 압력일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양측간의 갈등은 정치적 분쟁으로 비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급기야LA한인회의 남문기 회장이 평통위원을 사퇴하면서 불거진 LA총영사관과의 갈등은 또 다른 기 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바야흐로 LA총영사관은 13기 평통위원 인선추천 작업 과정서부터 회장 추천 그리고 ‘낙하산 임명’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공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치 못했다는 비난에 휩싸여 한국정부와 LA한인 커뮤니티 사이에서 “줏대 없는 샌드위치” 신세로 추락하고 있다.
제임스 최 <취재부 기자> |
평통해체추위, 갖가지 로비의혹 제기
지난 24일 낮 시간에 JJ 그랜드 호텔에서는 ‘평통해체 추진위원회’ 7인 위원회가 대책회의를 하고 있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13기 평통 인선을 앞두고 LA의 모 인권단체와 진보계 모 시민단체 등이 돈을 거두어 L모 목사에게 전달해 서울에 가서 평통위원 선정을 위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 등에 대해 논의를 벌였다. 또 이들은 ‘평통해체’와 ‘최병효 총영사 사퇴’를 위한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자리에 남문기 LA한인회장이 들렀다. 남 회장은 기자회견 장소를 ‘한인회관 1층 회의실이 좋을 것’이라고 제안해 7인위원회는 ‘기자회견 장소를 26일 한인회관 1층 회의실’로 정하고 언론기관들에게 보도 안내문을 돌렸다. 그러나 예정된 기자회견일 하루 전인 25일 밤 9시 한인회관을 운영 관리하는 한미동포재단은 박형만 이사장의 명의로 평통해체 추진위원회에 기자회견 장소 사용을 불허한다는 통보를 발송했다. 박형만 이사장은 장소 사용 불허 이유를 <한미동포재단은 주법에 의하여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용을 불가하다는 것과, 회관 회의실 사용은 동포재단의 허가 없이는 사용이 불가하다는 것 그리고 사용신청은 최소한 24시간 전에 신청을 해야 한다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갑작스런 동포재단측의 장소사용 불허에 대해 추진위원회측은 “기자회견이 정치적 행사라는 것은 부당하다며 최근 한인회관 회의실에서 개최된 ‘위안부 피해자 문제’나 ‘참정권 문제’ 등 행사 등은 사용이 가능했는데 ‘평통해체 기자회견’을 불허하는 것은 이유가 될 수 없다며, 예정대로 26일 오전 11시에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계획된 26일 오전 평통 해체 추진위원회가 평통 해체와 LA 총영사 사퇴 요구에 관한 기자 회견을 가지려고 회관에 들어서려는 김봉건 애국행동본부 대표회장 등을 포함한 추진위원회 인사들은 한미동포재단측으로부터 건물 진입을 봉쇄 당했다. 한미동포재단 박형만 이사장은 한인회관 사용공문을 뒤늦게 받았을 뿐만 아니라 한인회관은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용될 수 없다고 거부 이유를 밝히면서 이들의 출입을 통제해버렸다. “동포재단 운영자체 정관이 이런 정치적인 것은 허가 할 수 없게 돼있어요. 우리가 비영리단체기 때문에 여기에 우선 목적이 안 맞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추진위원들은 “결론은 한인회관 장소를 사용할 수 있습니까? 안됩니까?”라는 물음에 동포재단측은 ‘안됩니다’라는 답변이다. 다시 “주차장은 사용할 수 있습니까? 없습니까?”라고 물었다. 재단측은 “원칙은 안됩니다.”라고 맛 받아 쳤다.
무식한 동포재단의 어정쩡한 변명
이 같은 거부에 대해 추진위원들은 한미동포재단측과 몸싸움 일보직전까지 약 30분간 실랑이를 벌인 후 끝내 한인회관 입구 도로변에서 기자회견 겸 시위를 벌였다. 이들의 시위 구호에는 평소 ‘평통해체’와 ‘최병효 총영사 사퇴’에 이어 새로 “박형만 동포재단 이사장 물러가라’라는 구호가 추가됐다. 추진위 공동 대표 김봉건회장은 재단의 한인 회관 사용 거절은 동포사회를 양분하는 행위라면서 강력히 비난했다. 그리고 7인 추진위원인 이안범 박사는 “회관은 이런 만남을 도와주기 위해 있는 단체입니다. 갑자기 이런 불가 행위를 하는 건 총영사의 요청을 받았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안 그러면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없습니다.”라고 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은 남문기 한인회장의 제안으로 장소가 결정되었으나, 결과적으로 개최가 불가능하게 되자 한인회 사무국측은 책임은 회피하고 나섰다. 사무국은 회관 사용 허락은 재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면서 ‘자신들은 추진위측이 재단과 이미 이야기 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 고 말하면서 책임이 없다는 식의 발뺌을 하고 나섰다. 한인회 사무국의 한 관계자는 “회관 사용 신청한다는 팩스가 왔어요. 그리고 나머지 부분은 재단으로 갔기 때문에 의례히 잘 되는 줄 알았어요. 저희는 그 부분이 잘 됐네 잘 못됐네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네요.”라면서 자신들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 같은 사무국의 자세는 남문기 회장이 적극 주선한 기자회견 계획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남 회장의 처신을 어렵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심한 사무국의 행태의 한 단면이다. 이날 박형만 동포재단 이사장은 “우리는 정치성을 띤 어떤 모임도 허락하지 않는다”며 평통해체 추진위원회측의 장소사용을 불허했는데 이것은 분명 잘못된 행태이다. 추진위원회측의 기자회견은 분명히 ‘정치적 행위’가 아니었다. 이들의 기자회견은 미국헌법(수정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에 근거를 둔 행위일 뿐이다. 이 같은 시민운동체의 자유로운 의사발표 행위를 ‘정치성’으로 오도한 동포재단의 박형만 이사장은 무식한 소치의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한미동포재단 자체가 정관에서 ‘정치적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두고, 재단이 임대하고 대여도 하는 회관 건물에서 정치행사를 행하는 것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형만 이사장은 과장 해석을 해버린 것이다. 무엇보다도 추진위원회 자체가 정치단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단체를 정치단체로 규정해버린 것은 분명히 잘못된 발상이었다. 그리고 박 이사장은 추진위원회가 회관 사용 신청을 24시간 전까지 해야 하는 것도 위반했다고 했는데 이도 사실이 아니다. 추진위원회측은 ‘24일 오후 4시 22분’에 장소 사용 허가를 신청했기에 예정된 ‘26일 오전 11시’까지 충분히 24시간 전까지 사용신청을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포재단측은 25일 추진위원회측에 통보한 공문에 따르면 < 귀 단체에서 07/25/2007 11:00AM에 한미동포재단 회의실 사용 신청…>이라고 잘못 표기했다. 추진위원회는 7월 26일에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신청한 것을, 재단측은 하루 전인 7월25일로 기자회견을 착각하고 ‘24시간 전 신청’ 규정을 어겼다고 주장한 것이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한미동포재단측이 장소사용을 불허한 것은 커뮤니티 정서상으로도 이해가 될 수 없는 행위였다. 추진위원회의 한 인사가 밝힌 ‘총영사관의 압력’이란 말에 설득이 가는 부분이다. 현재 최병효 총영사는 동포재단의 당연직 이사이다. 추진위원회가 이번에 계획한 기자회견이 바로 ‘총영사 사퇴’라는 점에서 재단측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여러모로 총영사관의 눈치를 보는 박형만 이사장의 소신이 제대로 발휘하기에는 모든 정황상 그의 역량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한편 평통해체 추진위원회는 지난 2일 오전 11시 총영사관 앞에서 또다시 시위를 벌여 “평통해체”와 “최병효 총영사의 사퇴”와 “박형만 동포재단 이사장 사퇴”를 외쳤다. 또 이들은 평통위원 인선 등 시비에 중심에 있는 한국평통의 김상근 상임부의장에 대한 규탄과 함께 평통의 완전 폐지를 주장했다. 이날 시위대들은 성명문을 통해 “평통이 해체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능한 외교관
평통해체 운동과 관련, 남문기 LA한인회장의 평통위원직 사퇴에 대해 지난달 18일 LA총영사관의 반응에 대해 타운에서 말들이 많다. 총영사관측은 윤희상 공보관의 공식입장을 통해 남 회장의 평통 위원 사퇴는 ‘자가당착이다’라는 표현으로 비하시켰다. 감정 대 감정으로 가보자는 심산인 것 같다. 총영사관측은 18일 윤희상 공보관을 통해 “남 회장의 사퇴 발표는 한인회장으로써 적절치 못한 대처”라고 유감을 표명하면서 “평통위원 추천권은 영사관의 고유권한”이라며 “한인회 인사에 언제 영사관이 관여한 적 있던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이번 이례적인 총영사관측의 남 회장에 대한 비난은 공관으로서는 LA한인사회의 대표 단체장에 대한 정도를 지나친 비난으로 비쳐지고 있다. 타운의 한 단체장인 J 회장은 “총영사관이 한인단체들과 화합과 협조로 나가야 하는 관계를 감정싸움으로 유발시키고 있다”면서 “공관의 자세를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총영사관은 ‘평통위원 추천권은 영사관의 고유권한이라며 한인회 인사에 언제 영사관이 관여한 적 있던가’라고 반문했는데 이는 어불성설이다. 총영사관이 한인회 인사에 관여한 적이 없으니, 한인회도 총영사관의 권한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말하지 말라는 태도는 권위주의의 발상이다. LA총영사관은 대한민국 정부의 한 기관으로 미국이란 주재국에 파견된 공관이다. 이 공관의 임무 중에는 자국국민에 대한 영사보호가 중요한 업무로 되어 있다. 따라서 총영사관은 그 업무에 대해 비난 받을 일이 있으면 비난을 받게 되고 칭찬을 받을 일이 있으면 칭찬을 받게 된다. 총영사관 말처럼 ‘평통위원 추천권은 고유권한’이라고 강조했는데, 그런 고유권한을 정당하게 행사했는지 의문이다. 지난 12기 동안 24년간 매기마다 평통위원 선정과 임명과정에서 유감스럽게도 한번도 조용하게 지나간 적이 없다. 특히 이번 13기 평통위원 선정에서는 더욱 각가지 잡음이 많았다. 이런 잡음에 대해 총영사관측은 자신들의 고유권한에 대해 정당한 절차를 제대로 수행치 못한 점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가 한인회장의 사퇴에 대해 비난을 가하는 것은 공관으로서의 입장을 넘어선 행위였다. 총영사관이 강조한 것처럼 ‘평통위원 추천권은 고유권한’이라고 강조했는데, 바로 그 고유권한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서 오히려 남 회장에게 화풀이를 하는 것은 한마디로 코미디이다. 총영사관은 그들의 고유 권한인 이번 13기 평통회장 추천에서 ‘서영석 전LA한인회장 과 오구 전OC한인회장을 추천했다. 그러나 나중 임명이 확정된 회장은 총영사관이 고유권한을 갖고 행사한 추천 명단이 아니라 제3자인 ‘차종환 임명’으로 결정됐다. 이렇게 고유권한이 무참하게 짓밢혀졌음에도 한마디 해명도 못한 주제에 ‘평통위원 추천권은 고유권한’이라고 떠벌리는 것은 공관의 자세가 아니다.
“공관이 자가당착”
윤 공보관은 “평통 13기 후보 추천시 오렌지카운티나 샌디에이고 한인회장은 사양했지만 남 회장은 본인이 넣어달라고 했다”며 ” 이제 와서 사퇴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는 남 회장이 평통위원을 자청했다가 일이 꼬이자 사퇴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의미였다. 이런 설명도 이치에 맡지 않는다. 남 회장은 한인회 자체에서 평통위원 후보 작성에 17명 중 일원으로 추천됐다. 더구나 총영사관은 후보 추천에서 순위를 정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이 순위 선정에서 남 회장은 한명의 한인회 추천 후보를 위원으로 선정하기 위해 자신은 17번으로 했다고 알려졌다. 이런 한인회 후보 명단을 두고 총영사관에서 심사한 1차 인선 심의에서 남문기 회장은 탈락됐다고 한다. 그 인선심의위원회에는 한인회장 대신으로 스칼렛 엄 한인회 이사장이 있었다. 뒤늦게 남문기 회장의 이름이 탈락된 것을 발견한 총영사관측이 서울로 보내는 명단에는 남 회장의 이름을 넣었다. 애초 자신은 평통위원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스칼렛 엄 이사장은 어쩐 일인지 나중 내려온 ‘낙하산 명단’에 그녀의 이름 4글자가 실려 있었다. 그리고 총영사관측은 13기평통 인선위원회에서 LA한인회장을 배제한 이유는 ‘공정한 인선’을 하기 위한 것으로 주장했다. 한인회장이 인선위원이 되면 한인회 인사들에게 우선권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이유치고는 치졸한 이유였다. 지금까지 ‘평통인선위원회’에서 LA한인회장이 인선위원회에 들어가서 한인회 인사들에게 특혜를 주어 문제가 생긴 일이 거의 없었다. 오히려 총영사관측이 추천권을 독단적으로 행사해 말썽을 야기한 적이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인회장이 인선위원이 되면 안 된다’라는 논리를 이번 13기에 처음으로 제기한 것은 바로 총영사관의 입김이었다. 그 입김에는 최병효 총영사관과 남문기 한인회장간의 불편한 관계가 원인 중의 하나였다. 윤 공보관은 “총영사관은 지난해 한인회에 회관 유지비로만 20만 달러를 보조하는 등 한인회를 돕는데 최선을 다해왔다”며 “이런 총영사에게 서운한 감정을 갖고 있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말은 ‘총영사관이 한인회관 유지비에 20만 달러를 보조했는데 왜 말이 많은가’라는 뉘앙스가 담겨있다. 윤 공보관의 말에는 마치 총영사관이 20만 달러의 거액을 한인회장에게 보조한 것 같은 의미를 주고 있다. 문제의 20만 달러는 총영사관이 준 것이 아니라, 한인회관 개축공사비 지원으로 재외동포재단(당시 이사장 이광규)이 한미동포재단(당시 이사장 김시면)에게 지원한 것이다. 한인회는 단지 한인회관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이런 사정을 마치 총영사관이 선심으로 20만 달러를 한인회장에게 기부한 것처럼 포장해 밝히는 것은 공관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다. 평통위원 인선과 남 회장 사퇴에 대해 총영사관이 처음으로 밝힌 공식 입장이 이처럼 감정적이고 우스꽝스러운 것은 외교관의 자질이 한창 모자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비단 이 같은 외교관의 행태는 LA총영사관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의 외교통상부 산하 재외 공관에서 벌어지는 각가지 불미스런 행태와 외교관의 자질을 벗어난 행태로 한국의 국민들이 겪는 고통도 날마다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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