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특집2> 정상회담에 대한 해외언론들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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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일부터 4일까지 열린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 미국 등의 주요 해외 언론들은 남북정상들이 7년 만에 다시 만났다는데 의의를 두고 있지만 지난 2000년 1차 정상회담 때 나타냈던 관심에 비하면 상당히 떨어지는 보도와 평가를 내렸다.
뉴욕타임스는 ‘새로운 장 열지 못했다’는 실망스런 반응이었으며, 보수계를 대표한다는 월스트리트저널도 ‘공동선언 내용이 막연하다’고 보도했다. 미 서부지역의 대표적 언론인 LA타임스도 ‘김정일 위원장, 무표정했다’라는 제목으로 정상회담 분위기를 우회적으로 나타냈고 회담 자체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내지 않았다.
유럽 언론들은 다서 상반된 평가를 내놓고 있다. 프랑스 언론은 남북정상이 만났다는 점에서 두 나라간의 적대관계가 끝나간다고 보도한 반면 영국의 언론들은 이번 회담이 북측의 입지만 강화시켜주었다고 분석했다.


                                                                                        데이빗 김 객원기자



회담 성사 발표 이후부터 대부분의 미국 언론들은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가 어떻게 풀려질 것인가에 초점을 두었다. 특히 최근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6자 회담에 이번 정상회담이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도 관심사였다.
지난 4일 이른바 두 정상 간의 합의로 ‘10.4 선언’이 발표되자 미국 언론들은 만족할 만한 성과를 도출해내지 못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면서 여러 가지 경협 프로젝트가 합의된 점은 높이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4일과 5일자에서 정상회담 관련해 “1차 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한 기대가 매우 낮았고 과도한 양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이뤄진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한 정상이 긴밀한 경제와 안보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다수의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한국전쟁 종전 선언과 관련해 “정전협정 서명국이 아니라는 이유로 평화협상에 한국의 참여를 반대해왔던 점을 감안할 때 남북한이 평화조약 체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한 것은 북한의 양보로 평가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남북정상이 발표한 ‘10.4 남북관계발전 평화번영선언’은 2000년 1차 정상회담의 6.15 공동선언을 강화시킨 것으로 새로운 장을 열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 4일자 인터넷 판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국인들을 TV 앞에 붙잡아두고 북한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던 지난 2000년 정상회담의 행복감을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한국인들 관심줄어


미국 보수 언론계를 주도하는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번 회담이 북한에 대한 실질적 변화를 위한 이끌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10.4선언’이 “북한의 정치나 경제 구조를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내용을 전혀 담고 있지 못했고, 북한의 핵무기 야욕이나 수만 명에 달하는 수용소 수감자 등 북한의 김정일 정권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는 문제들에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남북 공동 경제 프로젝트의 경우 한국의 지도자들은 이 프로젝트가 북한 사람들에게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가르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가 내년 2월 끝나는 상황에서 차기 대통령이 이런 경제적 제안들을 그대로 따를지는 불확실하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그의 통치력을 훼손할 수 있는 프로젝트들을 환영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한국의 제안에 대한 김 위원장의 신중함은 지난 2일 노 대통령을 영접할 때 무뚝뚝했던 행동을 시작으로 회담 기간 끝까지 지속됐다”고 전했다.
북한의 신문들도 노 대통령의 모습은 거의 보여주지 않은 채 김 위원장만 보여줬다는 것.
특히 이 신문은 사설에서 “북한이 연말까지 핵 시설을 불능화하기로 한 6자회담 합의와 관련, 북한이 여전히 모든 핵 프로그램을 공개하겠다는 약속만 했을 뿐인데도 미 행정부가 과거에는 하지 않겠다던 지원 등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는 신뢰에 기반한 행동을 넘어선 기대와 자선“이라고 미국 정부도 싸잡아 비판했다.













김정일만 이익 챙겨


영국 언론들은 “‘10.4 선언’이 당초 예상보다 더 진전된 내용을 담고 있다며 북한 비핵화 6자회담 합의문 채택에 이은 남북정상의 선언으로 한반도에 화해 분위기가 돌고 있다”고 논평했다.
BBC는 역사적 쾌거를 이뤄냈다는 인식 속에서도 선언의 구체적 내용이 중요하다며 7년 전 첫 번째 남북정상회담 때에도 비슷한 낙관론이 감돌았지만 사실상 거의 변한 게 없다고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북한이 내놓은 게 별로 없는 데 반해 한국은 너무나 많은 것을 주었다는 우려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두 정상은 선언문에서 한반도의 평화협정을 위해 3자 혹은 4자 정상회담을 촉구했지만 정작 한국전 정전에 합의한 당사국은 한국이 아닌 북한, 미국, 중국인만큼 선언의 효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인디펜던트 신문은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역사적인 의미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대통령의 북한 방문은 대통령 선거를 앞둔 국내용 카드라는 시각이 널리 퍼져 있다”며 “2000년 평양에서 열린 첫 번째 남북 정상회담 이후 다음에는 김정일 위원장이 서울을 답방한다는 양측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이 다시 평양에 갔다는 점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태평양 포럼의 랠프 코사는 “다시 한 번 북한에 가기로 함으로써 ‘김정일이 실질적인 한반도 지도자’라는 북한 내부의 이미지에 한국 정상들이 맞춰주는 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신문과 방송 등은 ’10.4선언’과 관련 “반세기 만에 적대관계가 끝나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프랑스 유력언론인 르몽드는 “동서 냉전의 마지막 유산으로 남아있는 경계선의 긴장이 마감될 수 있게 됐다”의미를 부여했다.
LCI TV방송은 또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의 ‘신동방 정책’과 같은 햇볕정책이 경제협력과 이산가족 상봉 등으로 이미 남북 사이에서 결실을 맺고 있는 사실을 전하고 남북간의 첫 경협사업인 개성공단 사업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출신 유엔 사무총장인 반기문 총장은  ‘10.4 선언’에 대해 남북관계 개선 및 한반도와 동남아시아의 평화와 안보를 위한 중요한 조치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반 총장은 이날 발표한 환영성명을 통해 남북 정상이 남북관계를 진전, 확대시키는 동시에 6자회담을 포함하는 다자외교와 협력, 양자 대화 확대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의 영구평화를 향해 나가기로 다짐한 것을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유엔도 요구가 있을 경우 국제사회와 함께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께서 그걸 못하십니까”


국가 수장들간의 정상회담은 때로는 국가간 갈등의 돌파구를 찾기도 하고, 심지어는 난관에 부딪친 양국간 문제를 일시에 해결하기도 한다. 정상들은 자국 내의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권한을 행사하지만 때로는 통치권을 행사한다는 명목으로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기도 한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정상회담은 애초부터 북한 측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겠다는 입장에서 시작했기에 결과적으로 김정일에게 끌려 다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북한의 일방적인 연기로 인해 회담이 8월 28일에서 10월 2일로 연기됐음에도 김정일 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과 처음 얼굴을 마주한 자리에서부터 4일 끝날 때까지 한마디 사과는 커녕 이에 대한 언급조차 없었다.
평양에서의 공식환영 행사 일정과 장소도 불과 몇 시간 남겨놓고 두 번씩이나 변경하였으며, 회담을 하면서 김 위원장은 통일선전부 관계자만 참삭시킨채 총 5명이 배석한 남측과 큰 대조를 이루었다.
김 위원장은 회담을 하면서 느닷없이 “오늘 일정을 내일로 하고, 모래 가는 것이 어떤가”라며, 회담 연장을 일방적으로 제의했다. 경호와 의전상 이유를 대어 간신히 거부 의사를 밝힌 노 대통령에게 다시 김 위원장은 “대통령께서 그걸 못하는가” 라고 다그쳤다. 회담을 마치자 김 위원장은 “충분히 대화 나눴으나, 더 안해도 되겠다”며 회담 연장 제안을 일방적으로 철회했다.
남한의 언론보도를 꿰뚫고 있다는 김 위원장이 노 대통령의 파격행동과 ‘막말’을 모를리가 없을 것이다. 이날 이후 평양 신문이나 방송에서 노 대통령의 얼굴 모습이 훨씬 줄어들어 보도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을 포함해 남측의 대표단들이 얼굴을 조아리며 김 위원장의 손을 감싸며, 감읍할 때, 유독 김장수 국방장관만이 꼿꼿한 자세로 마주 대하며 한 손으로 악수하자 심기가 불편한 김 위원장은 내내 표정이 굳어졌다. 선군정치를 한다는 그가 남측의 군 최고장관이 두 손을 마주잡고 머리를 조아리는 모습을 기대했을 법도 했다.
자신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가능한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어했던 노 대통령이라 많은 것을 양보하고, 특히 김 위원장이 싫어하는 제안은 가급적 하지 않으려 했다. 한나라의 최고 국정책임자이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직은 무엇보다도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면서 행동해야만 한다. 그러나 이번의 정상회담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그리고 12월 대선에서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 국민들의 반응이다.
지난 2000년 정상회담 6.15 공동선언문에서 분명히 다음에는 ‘남한답방’을 규정했는데도, 이번 선언에서는 느닷없이 ‘김영남을 자신의 대리로 내려 보낼터이니 그리 알라’는 식의 합의문을 이의없이 넙죽 받아들이는 노 대통령은 과연 어느 나라의 대통령인지 묻고 싶다.
노 대통령이 만수대의사당을 방문하고 나서 방문책자에 “인민의 행복이 나오는 인민주권의 전당”이라는 글을 남겼다. 강정구씨 보다 한술 더뜬 표현인 독재자 찬양이다. 도대체 만수대의사당이 무슨 집인줄 알고 그곳에서 북한 TV가 중계하는 자리에서”인민의 행복이 나오는 인민주권의 전당”이라고 했으니 2000년의 DJ보다 한 술 더 뜬 것이다. 노 대통령은 만찬장에서 술이 한 순배 돌자 “김정일 위원장이 오래 살아야 평화도 있고 번영도 있다”고 했다. 북한에서는 “우리 지도자를 만나기 위해 김대중 대통령도 왔고, 노무현대통령도 왔다”로 선전하고 있다.
북한 정권에서 보면 김정일 정권을 숭배하는 모습인 것이다. 이는 김일성-정일 부자 신격화의 증거물로 되기도 한다. 김정일 위원장에게 왜 끌려 다녔는지 대답이 나온다.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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