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경제가 달러약세의 영향으로 부동산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어 경기회복의 청신호로 읽혀지고 있다. 타운 내 모 부동산 관계자는 달러 약세로 인한 부동산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 같은 현상은 비단 한인들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라고 했다. AP통신도 미 경제 하락세 근본원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주택시장 붕괴가 달러 약세 덕에 하락세를 멈출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은행권 관계자들은 최근 달러 약세로 인한 본국으로부터 송금 규모가 크게 늘었으며 신규 계좌 오픈도 증가했다고 전했다. 달러 약세로 인한 유학생이나 관광객들의 소비지출액이 늘었으며 달러 약세로 인한 단기 처방으로 타운 내 경기나 미국 전반적인 경기에 호조세를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지환 취재부 기자>
달러화의 약세가 이어지며 외국 통화로는 상대적으로 더 낮은 미국의 집값이 외국인 투자자들을 부르게 되고 이것이 주택시장을 되살리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특히 미국과 지리적, 문화적으로 가깝고 통화가치가 크게 높아진 유럽의 투자자들이 미국 부동산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으며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인들의 부동산 투자가 매우 활발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부동산 시장에 진입하면 그동안 미 경제를 이끌었던 부동산 시장 활성화, 특히 집 소유주들의 ‘집 늘리기’ 사다리가 다시 작동을 하게 된다. 신용경색과 모기지 규제 강화로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된 신혼부부 등 ‘첫 주택 구입자’들을 대신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규모가 작은 집들을 우선 사들이기 시작하면 이들 집을 소유하던 소유주들이 작은 집을 팔고 더 큰 집으로 이사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연쇄반응을 일으키게 되는 것. 또한 모기지 브로커들도 이미 미국 부동산에 관심을 나타내는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문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윌셔가의 모 부동산 관계자는 “달러 약세로 부동산 경기가 좋아질 기미를 보이고 있으며 타운 내 관광객들이 최근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달러 약세로 인한 경기 호조세를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경기 달러 약세 덕보나
최근 수년간 미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었던 부동산 시장은 하강세를 거듭하며 특히 올 들어서는 매달 집값이 떨어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케이스 실러 지수에 따르면 미국 집값은 올 들어 8월까지 매달 하락했고 전미부동산업협회(NAR)가 발표하는 기존주택 판매 통계에서도 올 들어 2∼9월까지 8개월 연속 집값이 떨어졌다. 특히 집값 하락은 모기지 부실을 재촉하며 금융시장 혼란을 불러 달러 약세를 가속화하는 촉매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유로 등 통화에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구매력이 높아져 외국인의 미국 부동산 매입이 시장 하락세를 막아주는 지지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달러 약세는 집값 하락을 의미하며 이럴 경우 상당한 투자 메리티를 제공한다. 다만 기존에 거품 논란이 있었던 시점에 매입했다면 사정은 틀려지지만 모기지 90%를 안고 50만 달러짜리 집을 살 경우 5만달러를 선금으로 지불해야 했다. 이 경우 올 초만 하더라도 3만7920유로를 들여야 했던 유럽 투자자들은 이제 3만4100유로만 있으면 되고 한인들은 무려 달러당 200원이상 절감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현재 투자자들은 달러약세로 더싸게 부동산 투자가 가능해졌고 그동안의 집값 하락으로 같은 돈으로 더 좋은 집을 살 수 있게 됐다. 윌셔가의 모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한인들의 부동산 매입 문의가 상당히 늘었으며, 타운 내 경기도 호조세를 나타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고가에 매입했던 부동산 투자자들은 환율 하락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한편 현재까지 본국 한인들은 올해 1월부터 지난 9월까지 해외 부동산 취득 현황은 지난해 같은 기간(5억1,120만달러)보다 76.7%가 증가한 9억330만달러, 취득 건수 역시 지난해보다 90.2%가 증가한 2,961건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본국 송금 규모 크게 늘어
본국 정부는 ‘외환제도 개선방안’을 통해 내년 1월1일부터 연 5만달러 이하의 모든 외환거래가 제한 없이 이뤄지고, 300만달러로 제한됐던 투자용 해외부동산 취득이 자유로워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달러 약세를 틈타 외화 밀반출뿐만 아니라 부동산 사재기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달러 약세로 인한 본국에서의 송금액이 크게 증가했으며, 신규 계좌 개설수도 상당히 많아졌다”면서 “달러 약세로 인한 소비지출이 늘고 있다고 해석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내년에도 서브프라임 악재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달러 약세라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는 듯 하지만 근본적으로 주택경기, 부동산경기는 상당 기간 부진이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어두운 평가도 내 놓았다. 반면 미국 부동산 시장 전반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뉴욕시 주택시장이 3분기 호조세를 이어가며 작년 동기 대비 20%의 상승세를 보였다. 미 부동산협회가 지난 3분기 콘도와 일반주택, 아파트의 매매 동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뉴욕시 평균 주택가격은 78만 2천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 상승했다. 맨해튼 지구의 주택값 상승세가 특히 높아 이 지역의 평균 주택 매매가격은 133만달러에 이르렀다. 평방피트당 1천176달러에 달하는 것. 스태튼 아일랜드를 제외하고는 뉴욕시의 모든 지구에서 주택 매매가격이 올랐다. 뉴욕시 부동산 시장이 이처럼 호황을 유지한 것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촉발된 미국 내 다른 지역의 부동산 시장 침체와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부동산협회 마이클 슬래터리 부회장은 “낙관적인 뉴욕시 경제 상황과 주택의 고급화, 쓸만한 주택의 공급 부족이 주택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국 한인은행들의 미국 진출이 활발한 가운데 중국 은행들도 미국 진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은행계에 다시 한 번 `황화론`이 불어닥칠 지 주목된다. 황화론이란 황인종에 의한 백인종의 피해의식을 일컫는 말로 13세기 몽고의 유럽진출에서 유래, 근세에는 1940년대 일본의 진주만 공습과 80년대 일본의 미국 부동산 사재기 당시에 거론됐었다.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중국 6위 은행인 초상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로부터 뉴욕 지점을 설립할 수 있는 승인을 받았다. 중국계 은행으로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허가 받은 것으로 초상은행은 지난 1월 뉴욕에 지점을 세우기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 FRB는 “초상은행의 뉴욕 지점 설립을 승인했다”며 “중국 규제 당국이 자금 세탁을 단속할 수 있는 적절한 정책을 도입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외국 은행이 미국에 지점을 설립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다. 현재 미국에 지점이 있는 중국계 은행은 중국은행(BOC)과 교통은행뿐이다. 이 두 은행은 지난 1991년 미국이 외국 은행 감독법을 강화하기 이전에 지점 설립 허가를 받았다. 중국 은행들은 미국 지점 설립으로 기존의 자국 고객들에게 한층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늘어나고 있는 외화 자산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기업들의 외국 기업 인수합병(M&A)이 늘어나는 가운데 외화 자금 조달 필요에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초상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중국 은행들도 미국 진출을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중국 민생은행은 미국계 은행인 UCBH의 지분을 9.9%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중국 은행들 중에는 처음으로 미국 은행을 대상으로 전략적 투자에 나선 것이다. 초상은행에 이어 지난 4월 세계 최대이자 중국 1위 은행인 공상은행(ICBC)도 뉴욕에 지점을 설립하기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 중국 2위 은행인 건설은행도 조만간 신청서를 낼 계획이다. <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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