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씨 누나 에리카 김변호사의 초창기 시절 각별한 관계로 알려졌으며 이를 바탕으로 이명박씨와 에리카 김 변호사의 만남을 주선했던 재미교포 이동연 한미신용정보 회장의 한국에서의 심상치 않은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주 부산에서 폐막된 ‘한상대회’ 참석차 한국에 온 이동연씨는 국내에 들어와 이명박 후보 측근과 접촉을 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이씨의 ‘일거수 일투족’이 세인들의 관심거리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 특히 지난 주 공선협의 이갑산 대표가 이씨가 ‘BBK 관련 양심선언을 할 수도 있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했던 터라 이 씨의 행보를 둘러싼 소문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리챠드 윤(취재부 기자) |
이동연 회장 수상쩍은 행보 ‘다른 속셈있나?’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공선협)의 이갑산 공동대표는 지난 2일 오전 서울 흥사단 대강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동연 회장은 이명박 후보와 에리카 김, 김경준 씨 남매를 소개해 준 인물”이라며 “지난 7월 LA에서 이 회장을 만나 양심선언 의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공동대표는 “이후 이 회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이명박 후보와 김경준 씨의 밀접한 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 양심선언을 한다면 한국에 가 공선협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동연회장은 ‘전혀 사실무근의 이야기다’ 라며 이갑산 대표의 기자회견을 전면 부인하고 나서며 오히려 ‘한국 정치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라고 이갑산 대표를 공격하고 나섰다. 그러나 평소 이동연 회장의 언행으로 미뤄보아 충분히 그런 뉘앙스의 발언을 했을 가능성은 다분하다. 이 회장은 LA의 주변 인사들에게 ‘내가 입을 열면 이명박은 다친다’, ‘나는 이명박-에리카의 관계를 소상히 알고 있다’라며 말하며 한국에서 오는 기자들을 만나며 소장하고 있는 사진들을 주기도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기자들에게 두 사람간의 스토리를 그럴듯하게 흘렸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극비리에 MB측 고위인사 접촉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이동연씨는 BBK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 이 회장은 지난 2004년 이른바 김경준 사건이 표면화되자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BBK문제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으며 아는 바도 없다’고 못 박았었다. 그리고 에리카 김 변호사가 한국에서 출판 기념회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온 후 태도가 급격히 돌변해 자신과도 결별하고 그 뒤로는 만나본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씨는 묘한 뉘앙스를 풍기며 ‘이명박-에리카’ 두 사람의 관계를 거론했다. 지금까지 언론에 게재된 사진들은 모두 이동연씨가 고의적으로 언론에 유포했다. 이런 이 씨가 지난 주 MB측 고위인사와 극비 접촉을 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사실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MB측의 한 인사는 본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소문 자체를 부인하며 ‘지금 이 씨를 만나 이로울 것이 없으며 만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씨가 이명박 후보의 측근과 만났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지 않다. 이런 일련의 소문들은 이 씨 스스로의 자작극으로 보여 그 배경에 대해 의혹이 일고 있다.
이동연회장 ‘사실무근’ 주장에 멀쑥해진 ‘공선협’ 이동연씨가 양심선언을 할 것이라는 기자회견을 가졌던 이갑산 공선협 공동대표는 “이동연 회장에게 ‘자료가 좀 있냐’고 물었더니, 이 회장이 ‘내가 다 가지고 있다. 사진과 서류도 많다’고 말하더라”며 “이 회장은 나에게 ‘김경준 같은 30대 사람만 보고 누가 수 백 억원씩 투자했겠냐’며 ‘아이템 보고 수 백 억원 주는 한국사람 없다. 이명박을 보고 그 많은 사람들이 투자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그럼 양심선언을 하려면 우리 공선협에서 하는 게 어떠냐고 이 회장에게 내가 제안했다”며 “중립적인 공선협에서 해야 이 회장도 오해를 안 받을 것이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주 들어올 이 회장이 BBK와 관련한 양심선언을 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하게 된다면 공선협에서 기자회견을 하라고 했고 이 회장 역시 그렇게 하겠다고 밝힌 상태”라고 박혔으나 정작 당사자인 이동연씨는 ‘사실무근’이라고 말해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거짓말을 한 셈이 되어 버렸다.
“이동연 회장이 이명박에게 에리카 김 소개해줘” 이 공동대표는 “에리카 김을 이명박 후보에게 소개시켜 준 사람은 다름아닌 이동연 회장”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내가 93년 미국에 갔을 때 이동연 회장이 내게 자신 회사의 고문변호사를 맡고 있던 에리카 김을 소개시켜 주었다”며 “그때 나와 미국에 같이 간 공선협 모 인사가 에리카 김을 좋게 보아서 ‘도산기념사업회 LA 지부장’을 맡겼다. 그 때부터 에리카 김이 국내에 알려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1995년 에리카 김이 출판기념회 당시 이명박 후보와 함께 케이크 커팅하는 사진이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는데, 그때 이명박 씨가 와서 내가 놀랐다. 그래서 이동연 회장에게 누구 소개받고 저렇게 케이크를 자르는 거냐 했더니, 이 회장이 ‘내가 중간에 소개시켜 준 것’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동연 회장이 한나라당 경선 기간 동안인 지난 7월 중순, 국내에 사업차 들어와 이명박 후보측과 박근혜 후보측 인사들을 두루 접촉한 적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