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LA한인회 공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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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관계로 회장 등 임원진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바람에 지난 2월 하순부터 개점휴업상태였던 LA한인회(회장 남문기)가 3월 들어 정상업무에 복귀했다. 특히 한인회장 선거출마를 표명한 스칼렛 엄 한인회이사장과 배무한 전봉재 협회장 등도 취임식 참석관계로 한국에 나갔다가 모두 돌아왔다.
LA한인회선거관리위원회도 김승웅 위원장이 취임식 참석을 마치고 돌아와 지난 7일 선거규정 등에 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특히 공청회에서 제기된 여러 안건 중 선관위가 어떤 방향으로 결정을 내릴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선거와 관련해 한국의 중앙선거관리 위원회가 LA한인회장 선거에 도움을 줄 것처럼 보도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오는 25일 선거가 실시되는 오렌지카운티 한인회장 선거 역시 2명의 후보들이 인신공격 등으로 과열현상을 보여 자칫 법정시비가 발생할 소지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OC선관위(위원장 김태수)측은 “후보자들의 언론사 인터뷰도 사전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방침을 내려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여러 곳에서 “OC 선관위는 군부독재 시절의 검열기관인가”라며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데이빗 김 <취재부 기자>














LA한인회가 오는 5월10일 치러질 예정인 한인회 선거와 관련한 선거법 개정을 놓고 지난 7일 한인회관에서 공청회를 마련한 것은 비영리단체 활동상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한인회가 이번 공청회를 정식으로 개최한 것은 20여년 만에 처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공청회를 자칫 요식행위로 이용할 공산이 클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캘리포니아 주법상 비영리단체는 주요 정관이나 규정(선거법, 규정 포함)을 개정할 때는 사전에 공청회를 개최하여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도록 되어있다.(California Law Section 5150(a), which states: Except as provided in subdivision (c) and Sections 5151, 5220, 5224, 5512, 5613, and 5616, bylaws) 
한인회는 공청회를 앞두고 일부 신문 광고를 통해 공청회 개최를 알리면서 후보들 공탁금 문제, 입후보 자격 문제, 투표구 증설 여부, 유권자 등록 등 4개 분야로 나눠 한다고 고지했는데, 공청회는 참석자들의 의견을 선관위원들이 청취하고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공청회를 효율적으로 하려면 공청회 주제에 대한 준비된 찬성안, 반대안 등을 커뮤니티에 충분히 알리고, 당일 현장에서도 의견을 제시하는 절차를 진행해야 하지만 이번 공청회는 산전에 찬성안, 반대안 등에 대한 구체적인 홍보가 없었다. 한인회 선관위와 사무국이 사전 계획된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 한인회측은 공청회 참석자가 100명이 넘지 않을 것을 알고서 한인회관 장소를 정했다. 만약 홍보가 잘되어 수백명이 몰려들었다면 선관위와 사무국이 무슨 대책을 세웠을 것인지 궁금하기 그지없다.













당일 등록, 당일 투표


이번 공청회에서 후보자들의 관심사 중의 하나인 후보 공탁금 문제와 관련해서는 후보들이 내야 하는 선거비용과 공탁금을 현행 6만 달러에서 10만 달러로 인상하자는 의견과 공탁금 문제로 출마할 수 없는 환경은 안된다는 의견 등이 제기됐다.  ‘후보등록비 인상’에 관한 것으로 일부에서는 물가 인상률과 투표소 증설 필요성 등을 강조하며 현 6만 달러인 후보등록비 인상의 당위성을 강조한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지나치게 높은 등록비로 인해 한인회장 입후보를 포기하는 사람이 나와서는 안된다고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지난번 선거에서 크게 문제가 됐던 사전 유권자 등록 절차를 없애고 투표 당일 현장에서 등록 후 바로 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지난 한인회장 선거 당시 유권자 등록은 후보자측에서 대리로 접수해 선관위의 막대한 경비 지출에도 불구하고 거의 효율성이 없었다는 것이 증명됐으며 오히려 선거부정 의혹의 대상으로 남겨졌다. 당시 대부분의 출마자들은 ‘세 과시’ 차원에서 무리하게 유권자 등록을 받음으로써 ‘유권자 등록명부 매매’ ‘가짜 및 이중 유권자 등록’ 등의 문제를 야기했다.
한인회측은 “사실 유권자 사전 등록은 각 후보나 한인회 모두에게 인적, 물적 큰 짐이었다”며 “지난 28대 선거에 앞서 4명의 후보가 받아온 유권자 사전 등록 수는 8만명에 육박했는데 이들 신상을 기입하는 용지 인쇄비용만 3만 달러 가까이 들었다”고 밝혔다.
또 지난 선거에서 한 후보의 캠프에서 일했던 관계자는 “유권자 신상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하기 위해 고용한 인건비도 만만치 않았고 무엇보다 유권자 등록을 받아주겠다며 금품이나 식사접대를 요구하는 일부 선거꾼들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는 이중고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선거소송 조항폐지


그리고 입후보 자격 문제에서는 현행 ‘과거 5년 이내에 선거 결과를 문제 삼아 법적 소송을 한 적이 있는 자는 10년간 입후보자격을 상실한다’는 규정을 폐지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투표구 증설 여부와 관련해 팜데일과 발렌시아 및 라팔마 등 LA에서 떨어진 지역에도 투표소를 설치해 투표의 편의를 돕자는 의견과 투표소를 늘리는 대신 투표 시간을 오전 7시~오후 8시로 연장하자는 안도 제시됐다.
현행 선거법 중 ‘과거 5년 이내에 선거 결과를 문제 삼아 법적 소송을 한 적이 있는 자는 10년간 입후보자격을 상실한다’는 규정은 마땅히 폐지되어야 하는 사항이다. 법적소송은 미국 헌법이 보장하는 개인의 권리이다. 만약 이런 규정을 존속시켜야 한다면, 매우 구체적인 조항이 따라야 한다. 선거결과가 법에 의거 잘못됐는데도 소송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이율배반이며, 헌법상 불일치가 된다. 한인회는 지금 이같은 사항의 위반으로 캘리포니아 법원에 정관위반 사항이 계류 중이다.
이번 공청회에서 가능했다면 선거와 관련한 몇 가지 사항에 대해 의제로 마련했어야 했다. 현재 남문기 회장이 경우에 따라서 재선출마도 고려한다고 당사자가 밝히기도 했는데, 이번 공청회에서 재선출마 규정에 대해서도 여론을 수렴했어야 했다. 그리고 회장후보 자격 문제에 있어 전과 기록에 대한 범위도 구체적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 현재 이 문제는 오렌지카운티 한인회장 선거를 두고 첨예한 논쟁꺼리로 등장했다. 회장 후보자격으로 단순 전과자는 가능하지만 경범사항이 많은 경우는 이것이 상습전과인지 악성전과인지를 판정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한인회가 구상하고 있는 ‘선거당일 유권자 등록’ 방안에 따르면 유권자는 투표소를 찾아 ▷신분증을 대조해 본인임을 확인한 뒤 ▷컴퓨터 전문요원의 도움으로 유권자 등록 마치고 ▷이중 등록 여부를 확인하고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한다. 투표소는 크게 4부분으로 구획을 나눠 흐름을 원활히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를 위한 신분증은 운전면허증, 주정부 발급 신분증. LA총영사관 발급 신분증 등 3가지만 허용키로 했으며 여권은 현주소가 명기되지 않는 관계로 제외된다. 그러나 신분증은 학생증이나 공공기관에서 발급한 사진, 현주소 등이 첨부된 신분증도 유효해야 하는 것이 일반인들의 제언이다.
오렌지카운티 한인회장 선거에서는 학생증(성인학교 포함)도 유권자 투표로 승인되어 있다.
LA한인회 선관위는 이번 공청회에서 수렴된 의견을 반영해 일부 선거 규정을 개정한 후 오는 17일 열리는 한인회 이사회에 제출해 최종 인준을 받을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사회의 전에 개정안을 커뮤니티에 알려야 한다.













“한인회선거는 제3국 영역”


최근 일부 언론에 한국 중앙선거관리 위원회가 제29대 LA한인회장 선거를 지원키 위한 작업에 들어가기 위해 LA한인회 관계자들과 협의를 마쳤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같은 보도는 마치 한국의 중앙선거관리 위원회가 LA한인회 요청에 의해 오는 5월10일 실시되는 한인회장 선거에 인원을 파견해 선거를 도와주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본보가 중앙선거관리 위원회 측과 문의한 결과, LA지역에 보도된 내용이 실제와는 다르다는 것이 나타났다. 중앙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한인회 관계자들이 중앙선관위의 조영식 사무총장을 만난자리에서 우리 측이 LA한인회장 선거를 도와주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오해되는 점이 있다”면서 “우리가 관심 갖는 문제는 앞으로 재외동포 참정권이 확정되어 재외동포들이 선거에 나설 경우를 대비해서 LA한인회측과 상호 협력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LA한인회장 선거에는 미시민권자 동포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의 헌법기관인 중앙선관위가 이같은 제3국에서 실시되는 한인회 선거에 참여할 수 없다”면서 “참정권을 앞두고, LA한인회 선거를 참고 하기위한 협력을 다른 뜻으로 이해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인회측의 요청에 의해 선거 관련해 다만 자문역할은 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 관계자는 “LA한인회 등 미주지역 한인회가 각각 거주지역의 비영리단체로 등록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선거에 대한 사항은 자체 정관과 현지법이 정하는 규정에 따르는 것으로 안다”면서 “다만 우리가 협조하고 조언할 수 있는 것은 한국 선거 시스템에 대한 참고사항을 제공하는 것 등이라고 볼 수있다”고 밝혔다.
말하자면 한국의 중앙선관위는 앞으로 실시될 재외동포 참정권을 앞두고 가장 한인 유권자(한국국적자) 인구가 많은 LA지역을 본보기로 삼아 사전 준비를 하겠다는 것이지, 한인회장 선거를 도와주는 것은 별개 사항이라는 것이다. 
한국의 중앙선관위 위탁선거과는 지난 8일 LA한인회로 ‘LA한인회장 선거 개요’라는 제목의 질의서를 보냈다고 한다. 중앙선관위가 보내온 질의서에는 ▷예상선거인수 ▷선거실시지역 ▷투표방법 ▷선거운동방법 ▷예상후보자수 ▷선거지원요청 범위 등이 포함돼 있으며 첨부자료로 ‘LA한인회장 선거규정’을 보내달라고 주문했다는 것이다.


중앙선관위는 참정권 대상


LA한인회 남문기 회장과 김승웅 선관위원장 등 관계자들은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참석자 한국을 방문한 계기에 중앙선거관리 위원회를 방문해 조영식 사무총장을 지난달 27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조 총장은 “올해 안에 참정권 관련 법안이 마련됨에 따라 중앙선관위 직원을 LA에 파견해 해외부재자 투표 준비 등 현지 실태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또 조 사무총장은 “향후 재외국민의 원활한 참정권 실현을 위해 궁극적으로는 한국국적을 가진 재외국민이 5만명 이상되는 곳엔 중앙선관위 주재원을 파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LA한인회 선거와 관련해 “공정한 한인회장 선거를 위해 LA뿐만 아니라 뉴욕 등지에서도 자문을 구하고 있다”며 “한인회장 선관위 정관 검토 선관위원 교육 등 파견된 직원의 역할에 대해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 사무총장은 “오는 4월 총선준비로 선관위도 바쁜 상태”라며 “올해 LA한인회장 선거를 선관위에서 돕는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인 생각임을 전제,”한인회장 선거의 핵심은 투표율을 끌어 올리는 것”이라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선거 당일 각종 음식을 준비해 선거를 잔치 분위기로 유도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정한 한인회장 선거가 되기 위해선 유권자 등록이 가장 중요하다”며 “출마한 후보자 진영의 참관인들이 유권자 등록 과정에서부터 참여한다면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조 총장은 또 “총선이후 주재관을 LA에 파견해 선진 선거기법을 전수하는 한편 해외 한인 사회에 대해서도 배워 재외동포 참정권시대를 준비하는 기회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그는 “앞으로 재외동포 참정권이 보장되면 선관위도 해외 한인회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앞으로 선관위와 지역 한인회가 힘을 모아야 할 일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남문기 회장은 “이번 계기를 기회로 중앙선관위와 한인사회가 공조체제를 구축 한인회장 선거는 물론 재외국민 참정권 시대 대비해 상부상조하는 네트워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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