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체육관광부 장관의 재산이 청문회 과정에서 공개되면서 연예인들의 ‘수입’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사실 연예인들의 재산에 대한 예기는 그다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배용준이나 보아 같은 한류스타들이 1년에 얼마를 번다는 식의 뉴스가 종종 보도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처럼 ‘움직이는 1인 기업’이 있는가하면 재연 배우, 단역 연기자 등 한 달에 몇 십 만원도 벌지 못하는 배우도 많다. 또한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직업의 특성상 많은 연예인들이 앞다퉈 본업인 배우, 가수에 매진하기보다 음식점, 술집 등 부업에 신경을 쏟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최근들어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연예인 세계의 ‘부(富)의 쏠림’ 현상을 짚어봤다.
이어 유 장관은 “배우는 노후 대책이 없는 불안한 직업이라 열심히 저축했다”며 일본 국채를 사고 팔며 환차익을 노렸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일본 국채는 증권회사 직원의 권유로 산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1백40억원’은 연예인 유인촌이었다면 질타 받았을 재산은 아니다. 드라마 <겨울연가>로 한류스타가 된 배용준은 2006년, 개인 소득세로만 97억5천만원을 냈다. 이 과세의 근거가 된 지난 2005년의 총 수입은 무려 3백29억원에 달했다. 자세한 내역을 보면 영화 및 광고 출연료로 69억원, 개인 화보집과 얼굴 모형 등 캐릭터 상품 판매로 1백38억원, 그리고 초상권료로 1백22억원을 벌어 들였다. 즉, 배용준은 1년새에 유 장관의 전재산의 3배 가까이를 벌어들였다. 물론 배용준은 현재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에서 가장 잘 나가는 스타이기에 가능한 수입이다. 그러나 국내 다른 톱스타들의 사정도 다르지는 않다. 역시 한류스타인 장동건 이병헌 권상우 송혜교 최지우를 비롯한 조인성 김태희 등은 한해 벌어들인 액수만 50억원에서 1백억원 사이. 세금 및 소속사 수익 등을 제외한 개인 수입만도 수십억원에 달한다. 누구나 인정하는 CF및 스크린, 브라운관의 톱스타가 아니라도 연예인들의 수익은 대단하다. 작곡과 방송이 주된 활동 영역인 가수 윤종신의 한해 수익이 13억원을 훨씬 웃도는 것이 그 일례다. 이렇듯 연예인들의 한 해 수익은 시쳇말로 ‘장난이 아닌’ 수준. 한 해 수익이 아닌 ‘전재산’으로 따질 경우 그 액수는 일반인들이 평생을 노력해도 만지기 힘든 어마어마할 정도다. 일순간에 재산 날리기도 그러나 모든 연예인이 이처럼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 이는 일부 연예인에 해당할 뿐 연예계에 몸담고 있는 일부 연예인들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어느 정도 인지도를 굳히지 않는 이상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없을 뿐더러 일정한 수입이 보장되지 않는 연예인이란 직업의 특성상 연예인들이 가는 길은 위태위태하다. K씨나 배연정 외에도 본인이, 혹은 가족이 사업을 벌였다 실패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허다하다. 연예인으로서 대중에게 최고의 사랑을 받을 때 좀 더 안정된 미래를 꿈꿔본다는 것이 되레 독이 된 셈이다. 그럼에도 불안정한 직업특성상 전문적 지식이 없는 연예인들이 철저한 준비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부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그러나 일각의 반응은 다르다. 한 연예관계자는 “그나마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자금을 모은 연예인들은 괜찮은 상황이다”며, “또 그들은 사업에 실패한다 해도 다시금 활동을 해서 일어설 수 있는 인지도를 지닌 이들이다. 정말 힘겨운 이들은 단역배우들이다”고 일침을 가했다. TV드라마의 경우 연기자들의 출연료는 방송 연기자 출연료 등급 산정표에 따라 정해진다. A급도 모자라는 ‘특급대우’톱스타들은 산정표의 제약을 받지 않고 회당 2천만원에서 2억까지 다양하게 받지만 단역 및 조연배우들의 경우에는 철저하게 산정표에 따라 출연료가 결정된다. 더욱이 이마저도 지급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난해 주말 드라마 조연으로 많은 인기를 받았던 탤런트 M씨. M씨는 드라마 내에서 조연으로 출발했으나 캐릭터의 인기가 높아 주조연급으로 출연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드라마가 종영될 때까지 계속 회당 출연료 지급이 되지 않은 것. 드라마 OST에까지 참여했었던 M씨는 “왜 출연료가 나오지 않느냐”며 드라마 제작진에 물었고, 제작진은 “아직 산정이 되지 않았다”고 얼버무렸다고. M씨의 한 측근은 “사실 M씨의 경우 되레 출연료를 올려줘도 모자랄 판이었다”며 “나중에 들으니 다른 출연자들은 다 지급해놓고 M씨만 출연료를 주지 않았더라. 지금은 다 받았지만 다소 인지도가 떨어져 그런 부당한 대우를 받았던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나마 M씨는 조연급으로 어느 정도 이름을 날린 연기자다. 재연배우들의 사정은 더하다.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KBS2 <사랑과 전쟁>, SBS <솔로몬의 선택> 등 재연상황이 필요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이들이 그들이다. 지난해 5월, 재연배우였던 고(故) 여재구씨가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재연배우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다. 우울증에 시달렸었다는 여씨, 그와 함께 단역배우를 했던 한 배우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며, “단역배우들 중 한달에 1백만원도 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연간 1천만원도 벌지 못한다. 그런 상황에서 한 작품에 몇억, 몇십억 버는 배우를 보면 같은 꿈을 가진 이로써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연배우들끼리도 희비가 엇갈린다. 재연프로그램 내에서 주요배역을 맡은 배우들은 대부분 35~40만원선의 출연료를 받지만 재연배우 중에서도 단역은 10만원을 받는 이들도 있다. 재연프로그램 중 최고 대우는 KBS <사랑과 전쟁>. 주인공으로 섭외될 경우 한시간 내내 등장하기 때문에 3백만원선의 출연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 사실 재연프로그램만큼 얼굴을 알릴 수 있는 프로그램도 없다. 그러나 이는 도로 족쇄가 되기도 한다. 한 재연배우는 “사실 영화나 일반 드라마에서 섭외가 됐다가도 취소되는 경우가 많다. 재연프로그램에 출연했기 때문이다”며, “오디션을 봐도 재연프로그램 이력이 문제가 될 때가 많고, 얼굴이 알려져 재연배우라는 인식으로 자리잡아 이미지에 타격이 있다고 잘 캐스팅해주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대중들에게 얼굴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우리의 이름까지 아는 이는 전무하다시피할 것”이라 말했다. 또 이 배우에 의하면 재연배우들 대부분이 재연프로그램에 고정적으로 출연하다 보니 다른 스케줄을 소화해내기도 쉽지 않다고. 때문에 재연배우들의 재정은 더욱 고달플 수밖에 없다. 역할과 비중에 따라 사람의 인지도가 갈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물며 외모와 끼가 중요시되는 연예인의 경우는 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모든 연예인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화려하게 사는 것은 아니다. 물질적인 충만감 뿐 아니라 마음적 충만감도 채워지지 않는 이들이 훨씬 많다. 혹자는 “연예인들은 즐기며 별 일 하지 않고서도 수십억원을 벌어들인다. 연예인이 최고다”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이는 소수만이 누리는 특권이다. |
연예인들 인기만큼이나 수입도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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