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권 시절 당시 LA총영사관이 동포사회 3대 역점사업으로 추진했던 ▷수퍼블럭 프로젝트 ▷전광판 설치 ▷한국정원 조성 사업 등이 결국 LA동포사회를 오도하고 기만한 것으로 나타나 파장이 일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당시 LA총영사관에서 주도한다는 사실을 믿고 과거 이들 역점사업에 대해 성금을 기탁한 동포들이나 사업에 투자한 동포들이 막대한 재정적인 피해를 당했다는 점이다. 또한 지난 5월 본국으로 전임된 최병효 전총영사와 공관의 일부 전·현직 영사들은 3대 역점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를 빌미로 평통위원 추천이나 정부 포상 추천 또는 정부 지원금 혜택 등과 연계시켜 특정 인사들에게 혜택을 준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태는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특히 이들 3대 역점 사업들이 본국정부의 관계 규정에 의거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1년전부터 인지했고, 또 일부 사업들은 LA시 당국 관계 부처로부터 승인을 거부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임 총영사나 공관원들이 이를 감추고 계속 추진해 왔던 것으로 밝혀져 이에 대한 한국정부 차원의 조사가 불가피해 결과에 따라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될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이들 사업들을 직접 주도한 최병효 전총영사나 관계 영사들의 책임 문제가 주목이 되고 있다. 그동안 성금을 낸 일부 기탁자들은 ‘어떻게 공관장이 자신의 정치적 야심으로 동포사회를 기만해 사업을 추진했는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성진(취재부기자) |
프로젝트 1 : 한국정원 건립사업
한나라당의 중앙위원회 소속 외교통상분과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지난 18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 인수위원회 활동 당시 수집된 재외공관의 비리첩보들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노무현 정권 당시 의혹이 제기되었던 LA총영사관 주도로 전개되었던 사업들에 대한 실체들이 하나 둘씩 벗겨지고 있다”라고 말하면서 “국회가 완정 정상화 된 이후 재외공관 국정감사를 통해 비리의혹을 척결하도록 당차원의 건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해 전임 최병효 총영사에 대한 전면적 조사가 진행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비리의혹에 연계된 LA공관의 역점사업들에 대해서는 지난해 불가판정이 내려진 상태였다”면서 “현행 국고지원 관계법으로도 지원이 불가능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지난 7일 해당 분과위원회 전체 총회를 가졌다”면서 “앞으로 당정협의회 등을 통해 이 사건과 관련해 재외공관의 기강확립을 위한 대책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보는 지난 2006년 10월 29일자 <LA총영사관 주변개발사업 비리의혹>이란 제목으로 첫보도를 시발로 지난 7월13일자 <코리아타운 대형 프로젝트 ‘물건너 갔다’>까지 총 6건의 추적보도를 통해 LA총영사관이 관련된 비리 의혹을 폭로했으며 ‘3대 역점사업’이 사실상 백지화 됐다고 보도한바 있다. 본보의 보도처럼 이 사업들과 관련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정권교체 후 재외동포 현지 출신인 김재수 신임 총영사가 지난 5월 22일 부임하면서 “3대 사업 등 의 계속 추진여부에 대해 공관 정책 등을 검토해 동포사회에 알리겠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힌바 있다. 지난 18일 김 총영사는 출입기자단과 의 간담회를 통해 “3대 역점사업은 타당성을 검토했으나 법률적이나 기술적 그리고 예산확보 등에서 어려다는 것이 한국정부의 결론이다”면서 ‘사실상 폐기처분 대상’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본보가 특종보도한 ‘3대 역점 사업 백지화’가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

공관에 놀아난 단체들
지난해 5월 노 정권 아래서 총리를 지낸 이해찬씨가 LA를 방문했다. 당시 그를 만난 H 모 단체장에 따르면 한국정원 건립을 위해 500만 달러를 한국정부가 지원할 수가 있는지 여부를 문의했으나, 이 전총리는 ‘정부지원이 불가능한 사항’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노 정권의 실세총리로 한 때 이름을 날리던 이 전총리의 이 말은 한국정원 건립의 정부지원 불가능함을 의미했다. 한국정부는 이미 동포사회 지원과 관련해 좋지 않은 경험을 했던 적이 있었다. 독일 등에서는 현지 교민사회의 주장만 믿고 지원했다가 낭패를 본 경우가 있어 이후 그와 비슷한 사례에서는 정부지원 불가입장을 고수해 오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최병효 총영사는 500만 달러 한국정부 지원이 없을 경우 실질적으로 1200-1700만 달러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는 ‘한국정원’ 건립이 난관에 봉착한다는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동포사회를 상대로 계속 성금모금에 나섰다. 이같은 독려에 지난해 5월에는 주부클럽이 ‘일일식당’을 운영해 1만여달러를 모았고, 강창원씨는 서예전을 개최했다. 그리고 그해 6월에는 LA동부한인회가 5,000달러를 거두었고, 7월에는 흥사단이 나서서 5,000 달러를 기부했다. 그동안 동포사회에서는 “한국정원에 거액을 기부한 사람들이 정부 포상을 받았다”라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이와 관련한 투서들도 청와대와 외교부에 날라 들었다. 실지로 정부 포상을 받은 Y모 단체장에 대해 한 관계자는 “그는 원래 한국정원에 2만 달러를 기탁하기로 했는데 포상을 받은 후 나머지 1만 달러를 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총영사와 가까웠던 L 씨는 “한국정원에 기금을 내면 평통위원에 추천된다”고 사람들을 유혹하기도 하여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2008년 1월 당시 최 총영사는 신년 메시지 “로스엔젤레스 카운티 수목원 내에 미국 최초 한국 전통정원을 조성해보자는 뜻 있는 한인들이 기초 설계자금을 모아 사업의 시동을 걸었습니다. 저는 새해에도 이 역사적인 사업이 순조롭게 발전해가기를 소망합니다.”라고 밝혔다. 총영사관의 2008년 역점사업의 초점을 온통 ‘한국정원’ 건립에 맞추겠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새해 벽두 한국에서 날라 온 소식은 공관 관계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 주었다. 지난해 7월 한국 정부에 500만 달러 지원을 요청했는데 재외동포재단이 겨우 10만 달러를 보내 준 것이다. 한국 정부기관이 한국정원 관련 기금을 전달한 것은 그것이 전부였다. 이 기금을 확인한 1월 8일 당시 김성진 부총영사는 “지난주 외교통상부 산하 재외동포재단에서 10만달러를 보내왔다”며 “지난해 7월24일 한국정원 조성기금 명목으로 해외동포 지원금을 신청했는데 이중 일부를 지원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의 한국정부 지원은 요원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관의 김성진 부총영사와 윤희상 공보관은 ‘한국정원 건립 추진 위원회’ 모임에 계속 나타나 독려하는 분위기를 띄었다.

모금운동 의문투성이
하지만 그동안 최 전총영사와 일부 공관직원들이 ‘LA지역의 한국정원 건립이 이민 역사상 최초’라며 동포사회로부터 성금을 모았던 행태는 현재 캐나다 토론토 지역에서 진행중인 ‘한국정원’ 건립과 비교하면 그 허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 캐나다 토론토동물원에 세워질 ‘한국정원’과 스코필드 박사 동상 건립 지원금으로 한국 정부는 이미 73만 5천달러를 지원했으며, 캐나다 연방 정부로부터도 200만 달러를 지원받을 계획이다. 지난해 12월에 토론토 동물원내 유라시아존의 5에이커 지역에 착공한 토론토 ‘한국정원’은 내년에 이명박 대통령을 초청해 동상 제막식 등완공식을 거행할 계획이다. 또한 토론토 한인사회는 국내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건립위원회 후원회장으로 추대해 대기업의 민자 참여 등을 요청할 방침이다. 왜 한국정부는 LA의 ‘한국정원’에 고작 10만 달러를 주고, 토론토 ‘한국정원’에는 73만 달러를 지원했을까. 이유는 한국정부의 해외 국고지원은 원칙적으로 지원 대상 목표가 한국정부 소유이거나, 한인사회의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때문이다. LA한인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한국정원’이 LA총영사관이나 한인사회가 소유권을 갖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이는 천만의 말씀이다. 전임 총영사가 주도한 ‘한국정원’의 소유권은 한인사회가 아니라 LA카운티 수목원이 갖게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인사회가 ‘한국정원’을 위해 모금하는 돈은 LA수목원으로 들어갔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우리가 돈을 모아 LA수목원에 좋은 일을 해주는 것”이라면서 비꼬기도 했다. 모든 설계와 건설 계획 등도 한인들이 주도할 것으로 보이지만 최종적으로는LA수목원이 승인권을 갖는다. 간단히 말하자면 한인사회가 1700만 달러짜리 ‘한국정원’을 LA수목원에 선물을 하는 것이다. LA수목원만 남는 장사인 셈. 이같은 ‘한국정원’ 건립에 그동안 검토작업을 벌인 한국정부는 현행법상 이미 지원한 10만 달러 이외의 기금 지원은 승인될 수 없다는 입장을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김 신임 총영사가 밝힌 것이다.
명분없는 국고지원
결국 LA수목원내의 ‘한국정원’은 한국정부의 재산도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한인사회가 주인이나 소유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1700만 달러의 거액을 투입해 건립한 ‘한국정원’을 기증했어도 후일 수목원측이 임의로 그 목적을 변경하거나, 폐기시켜도 미국법상 아무런 위반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같은 형태의 ‘한국정원’에 대한민국 국민이 낸 세금을 지출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 측의 입장이다. 그러나 전임 최병효 총영사나 일부 공관원들은 “한국의 전통 정원의 모습을 미국땅에 재현시켜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알리자”라는 입장만 고수해 모금운동을 펴왔다. 그러나 지난 수년 동안 모금한 돈은 불과 40여만 달러에 불과했다. 그 돈이 지금 어떻게 사용됐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발표가 없었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정원’ 건립에 한국정부가 500만 달러를 지원할 수 없다는 사실을 동포사회에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동포사회를 우롱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한국정원’ 건립에 남다른 관심을 표명했던 마이크 웜스 LA수목원장이 사임하고 타주로 떠나버렸다.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김 신임 총영사는 한국정원을 건립하자는데는 이의가 없을 수 있으나, 문제는 어떻게 건립하는가를 염려했다. 그는 설계가 완료된 ‘한국정원’에 대해선 “건립 자체를 반대하는 분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주류 사회에서 기금확보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힘들 것”이라고 역시 예산상의 문제를 지적했다. 신임 김 총영사는 한국정부 는 더 이상 지원이 없다는 사실을 이번에 확인해 준 것이다. 김 총영사의 자세는 ‘사실을 사실대로 밝혀주는 것이 공관의 입장’이라는 것으로 보여진다. 만약 계속 현 상태로 추진하다가는 동포사회를 우롱하는 것이 된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이제 공은 LA수목원과 한인 ‘한국정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전통정원건립추진위원회’ (회장 서영석) 로 넘겨졌다. 그러나 추진위원회도 최근 손발이 맡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위원회의 한 축인 ‘코리아가든 소사이어티’의 송재순 회장과 추진위측과의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최 전임 총영사를 포함해 공관의 실무 영사들이 뒤를 봐주었으나 이제는 기댈 언덕도 없어진 것이다. 전임 총영사가 지난 수년동안 온 정력을 기울려 모금을 주도했어도 30여만 달러밖에 모금하지 못했는데 한국정부 지원없이 추진위원회가 LA수목원과 함께1700만 달러를 모금한다는 것은 요원한 과제이다.

프로젝트2 : 수퍼블록 프로젝트
수퍼블럭도 물건너갔다
‘수퍼블럭 프로젝트(Super Block Project)’는 원래 LA총영사관과 LA시 재개발국이 합동으로 추진했던 코리아타운 재개발계획의 하나였다. 약 3억 달러 자금이 소요되는 이 프로젝트는 코리아타운 역사상 최대 재개발사업 계획이었다. 이 재개발계획은 LA 총영사관 주위의 윌셔-버몬- 6가-뉴햄프셔의 직사각형 구역에 LA시와 LA 총영사관이 합동 프로젝트로 24-40층의 대형 커뮤니티종합문화센터를 포함해 주상복합 건물과 녹지대 조성 등을 추진하려는 야심찬 프로젝트였다. 이 계획은 “한국문화교역센터”(Korean Trade & Cultural Center) 또는 “코리아 프로젝트”(Korea Project)라고도 불렸다. 당초 계획안은 현재의 LA총영사관 건물과 인근의 데니스 식당과 오리온 자동차 그리고 주유소 건물들을 없애고 또한 LA시가 소유하고 있는 주차장 부지 등을 합해 그 자리에 20-40 층의 대형 종합커뮤니티 센터와 주상복합용 고층빌딩을 건축하고 녹지 공원도 조성한다는 것이었다. 투자 금액은 약 3억-5억 달러로 추산했다. 이같은 계획에는 총영사관 시설과 한미박물관, 한국무역관, 한국관광공사, 한인문화 센터 등 공공시설들과 함께 저소득층 주택과 상가 그리고 녹지시설들을 조성해 코리아타운의 새로운 허브를 조성한다는 장기적 목표가 들어있었다. 이 계획은 최병효 전 총영사가 부임하던 2년 6개월 전부터 관심을 둔 사업이며, 지난해 1월에는 LA시와 사업계획동의서(MOU)까지 체결했다. 하지만 한국정부의 입장은 달랐다. 한국정부의 예산으로 외국 정부와의 합작으로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기에는 현행 국내법상 장애가 너무나 많았다. 어떤 계획에는 국회 입법은 물론, 동의와 행정부의 현행법과 규정을 개정해야 하는 것도 포함됐다. 한편 LA시 재개발국의 목표는 한인커뮤니티 공공의 이익을 최대로 보장하는 것이 시재개발국의 원칙이었다. 그러나 LA총영사관측이 한인사회와 공동으로 연구해 제시한 청사진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계획보다는 특정이익집단의 이해가 걸린 사항이 많았다. 따라서 LA총영사관측과 LA시 재개발국과 이견이 노출되기 시작했으며, 그 과정에서 2006년 LA시장의 한국방문 중 외교통상부와의 MOU체결 무산이라는 해프닝도 터져 나왔다. 결국 LA시 재개발국측은 이 프로젝트를 LA총영사관측의 무성의로 판정해2008년 재개발사업 목표에서 ‘수퍼블록 프로젝트’ 제외시키기에 이르렀다. LA시 재개발국(CRA)은 지난해 말 ‘2008년 분기별 사업계획’을 편성하면서 코리아타운 재개발계획사업에 포함됐던 ‘수퍼블럭’ 프로젝트를 아예 삭제시켰다. 이는 재개발국이 지난해 1월 ‘수퍼블럭 프로젝트’와 관련해 LA총영사관과 체결한 MOU를 더 이상 준수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원래 이 ‘수퍼블럭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협조를 얻기 위해 비야라이고사LA시장이 지난 2006년 10월 한국을 방문했으나, 한국 정부 외교통상부와 LA총영사관과의 사전협의 미비로 MOU체결이 불발됐다. 당시 외교통상부 유명환 차관(현재 외교통상부 장관) 은 “한국 정부 소유 건물인 LA 총영사관과 그 부속 부지와 관련된 사업인 만큼 법률적 문제 검토가 우선돼야 한다”며 MOU체결에 응하지 않았다. 당시 이 같은 사실을 두고 일부에서는 LA시와 LA총영사관가 너무 앞서 나갔다고 지적했다.
정치꾼 놀음에
‘수퍼블럭 프로젝트’는 원래 LA시 재개발국(CRA)에서 입안되어 빠르면 지난해 초부터 5년동안 LA시가 6,840만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었다. 만약 비야라이고사 시장이 2006년 한국방문에서 한국정부와 양해각서라도 체결했다면 LA시의회가 2006년 중 ‘수퍼블럭 프로젝트’를 승인해 재개발을 위한 해당 지역 토지수용령 등을 발동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LA시가 한국정부와 선계약을 체결했어야만 했다. 이 ‘수퍼블럭 프로젝트’가 처음 발표되자 한인사회와 주류사회의 내노라하는 인사들이 모두 달라붙었다. 정치인들을 비롯해 시정부 요원, 건축사업가, 개발업자, 단체장, 언론사 사주, 기업가 등등이 다양한 로비작전에 나섰다. 한 예로 한인사회의 개발업자 L씨, 건축업자 P씨, 언론계 C씨 등은 한미박물관 건립의 명분으로 개발계획에 관여하면서 LA시유지를 수용하려고 했으나 LA시 교통 위원회가 이를 부결시키자 시 정치인에게 로비작전을 펴기도 했다. LA시 재개발국이 ‘수퍼블럭 프로젝트’ 폐기를 기정사실화했는데도 불구하고 당시의 공관장이었던 최병효 전총영사는 동포사회에 이를 공표하지도 않고 쉬쉬하면서 지나쳤다. 코리아타운 역사상 최대의 재개발 프로젝트가 될 사업안에 대한 중대한 문제점을 숨긴 채 그는 지난 5월에 귀국해 버렸다. 지금까지도 공식적으로 LA공관은 이에 대해 말이 없다가 김재수 신임총영사가 새로 부임해 오면서 역점사업들에 대한 검토를 시작, 지난 18일 공식적으로 “사실상 어렵다”면서 처음으로 ‘수퍼블럭 프로젝트’가 문제가 있었음이 공개됐다. 김재수 총영사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정부의 검토결과 국유재산인 LA 총영사관 건물 및 부지를 민영개발 방식으로 재개발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라고 말하며 “수퍼블럭 구역의 재개발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한국정부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어렵다”라고 수퍼블럭 프로젝트가 사실상 무산됐다는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본보는 2년전에 이미 총영사관 주변 재개발사업이 ‘수퍼블럭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세상에 알려진 당시 “LA총영사관 주변개발 비리의혹”이란 제목으로 문제가 내포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지적했다. 또한 본보는 지난 3월 18일자(제 634호) 에서 “의혹 덩어리 코리아타운 개발사업”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수퍼블럭 프로젝트’는 LA시재개발국(CRA)과의 문제로 오리무중인 상태로 넘겨져 가망이 없는 프로젝트로 지적했다. 그리고 지난 5월 18일(제 642호)에는 “진척없는 코리아타운 개발사업” 과 7월 13일자(제649호) 에서 “코리아타운 대형프로젝트 ‘물건너 갔다’ 등의 기사에서 수퍼블럭 프로젝트가 이미 폐기상태임을 보도했다. 지난 13일자 본보기사에서 “수퍼블럭 프로젝트-전광판 백지화”라고 보도했는데, 이는 기자간담회에서 김 총영사가 ‘수퍼블럭 프로젝트’의 추진 불가능을 설명하면서 “한국 정부의 예산 지원에서 국외재산법상 어렵다”며 “민간업체로부터 최소 2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투자금을 유치하기란 현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한국정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바꾸어 말하면 이 프로젝트는 추진할 수 없는 프로젝트란 의미다.

프로젝트3 : 전광판 사업
복마전 ‘전광판’ 사업
지난 4년간 3대 역점사업 중 하나로 진행해온 ‘옥외 전광판 프로젝트’도 본보 보도한대로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공식적으로 밝혀졌다. 전광판 사업은 추진 3년만인 지난해 8월 시계획국으로부터 전광판 설치 허가를 받아낸 바 있으나 빌딩안전국과 재개발국(CRA)으로부터는 승인을 얻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재수 총영사는 지난 18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광판에 대해 “지난해 11월LA 시정부에서 불허 결정이 내려 공관에 정식으로 통보해왔다”면서 전광판 추진에 문제가 있음을 재확인했다. 지난 15일 총영사관의 윤희상 공보관은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11월 LA시정부로부터 전광판 설치를 허용할 수 없다는 공문을 받았다”며 “그동안 할 수 있는 일은 다했으나 ‘시조례상 영사관만 예외를 둘 수 없다’는 시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 윤 공보관은 “이에 따라 모든 관련 업무를 전광판 제작업체이자 투자업체인 ‘포코너스’측에 일임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 7월 국가 이미지 홍보를 위해 계획된 LA총영사관 전광판 사업 추진은 총영사관의 관여없이 책임이 시공업자인 포코너스측에 넘겨졌다. 국가 이미지 홍보를 위해 총영사관 역점사업중의 하나였던 전광판 사업이 지난해 11월LA시의 불허통보를 받고도 최병효 전총영사는 이를 동포사회에 알리지 않고 귀국해버렸다. 이같은 ‘전광판 사업’ 추진 문제가 발생했는데도 최 전총영사나 공관의 업무사항을 대변하는 윤희상 공보관은 무려 9개월간 이를 쉬쉬해오다가 김재수 신임 총영사가 부임하여 검토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던 것이다. 본보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전광판’ 관련 기사를 보도하면서 당시의 최 전총영사가 재임한 LA공관이 ‘전광판’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의혹이 있었음을 지적했다. 원래 한국정부 관련한 사업자 선정에서는 공개 입찰 방식을 취하여야 하는데, 당시 LA공관은 편법으로 ‘포코너스’(대표 고영민)를 선정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광판’ 사업에 투자자들은 속을 끓고 있다. 일부는 소송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정권 당시 총영사관의 잘못된 지침에 일부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해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전광판’ 사업 추진에 관여했던 최 전총영사나 관련 영사들은 LA시 조례상 불가한 사업을 일부 몰지각한 정치투기꾼들의 사주에 놀아나 지난동안 동포사회에 대해 “잘 추진되고 있다”고 사실을 왜곡해왔다. 이같은 행위는 국가홍보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 것은 물론 총영사관의 이미지를 추락시킨 결과를 야기시켰다. ‘3대 역점사업’이 물거품이 된 현재 아직도 공관의 관여 직원들은 ‘이들 사업이 공관의 사업이 아니고 동포사회의 프로젝트를 공관이 도와준 것’이라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일부 직원들은 현상태의 역점사업의 추진 불가능을 동포사회에 공표하는 것을 반대해온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노무현 정권 아래서 길드려진 일부 몰지각한 영사들이 새정부의 방침을 준수하지 못하고 계속 암약하는 듯한 자세에 대해 동포사회에서는 “당장 본국으로 추방시켜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3대 사업이 추진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힌 김재수 신임 총영사의 용기에 찬사를 표하는 이들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총영사관이 관여한 역점사업을 두고 향후 추진에 대한 한국정부의 입장을 밝힌 김 총영사에 대해 ‘한국정원’ 건립에 동포사회의 공론없이 추진한 것 등을 이유로 반대의사를 표명해왔던 하기환 코리아타운 주민의회 의장은 19일 “일상적으로 공무원들은 잘못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는 경향이 많다”며 “사실여부를 밝힌 신임 김 총영사의 용기에 놀랐다”고 말했다.
(다음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