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미국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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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추가 환급 등의 강한 자극이 필요하다”,”세금 인상과 재정 확대는 상황만 악화시킨다. “
11월4일 미국 대선을 3개월 앞두고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 진영이 경기 해법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경제는 올 미 대선의 최대 이슈다. 한동안 이라크 철군 문제 등 대외정책을 놓고 비난전을 벌여왔던 두 진영은 최근 미 노동부의 실업률 발표를 계기로 경제 문제를 다시 쟁점화하기 시작했다.
포문을 연 것은 두 후보의 경제 자문역들이다. 오바마 측의 로버트 루빈 씨티그룹 이사회 의장은 “상황이 급속히 호전될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지만 현재로선 그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경기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빌 클린턴 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지냈던 그는 고유가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서민들에게 직접 보상해줄 수 있는 체감도 높은 경기 부양책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500억달러 규모의 추가 세금 환급과 100억달러 규모의 주택 차압 방지용 펀드 조성을 포함한 화끈한 경기 자극제가 요구된다는 주장이다.
반면 매케인 측의 경제 자문역인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 최고경영자(CEO)는 “경기가 악화될 수 있다”는 데는 동의했지만 “세금을 인상하고,정부 재정지출을 늘리는 (오바마 측의) 정책은 상황을 오히려 악화시킬 것”이라고 맞받았다. “매케인이 제안한 대로 자본이득세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고,중소기업 지원을 확대하면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논리다.
오바마는 현행 15%인 자본이득세를 20%나 25∼28%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법인세는 현행 35%를 유지하자고 제시했다. 매케인은 자본이득세 15%를 그대로 두고 법인세는 35%에서 25%로 점진적으로 끌어내리자는 상반된 입장을 내세웠다.
두 후보 간 지지율은 승부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백중세다. 갤럽이 지난 3일 조사한 결과 오바마는 45%,매케인은 44%의 지지를 얻었다. 오차범위를 감안할 때 1%포인트 차이는 통계학적으로 동률이다. 오바마는 민주당 대선후보로 결정된 뒤 매케인에 줄곧 앞서가고 있으나 45∼50%의 박스권에 갇혀 마의 50%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중동 순방이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도 국내 지지세로 연결짓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40∼44%의 지지율을 유지하며 역전 기회를 노리는 매케인은 한번도 오바마의 지지율을 추월하지 못하는 뒷심 부족 현상이 여전했다.
승부처는 8월 말,9월 초 각각 열리는 민주당과 공화당 전당대회와 이어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세 번에 걸쳐 치러지는 TV 정책토론회가 될 전망이다. 특히 경기가 침체될수록 판이한 두 후보의 해법은 지지율을 결정짓는 쐐기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네거티브전도 본격화













미국 대선에서 네거티브 캠페인이 본격화하고 있다.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 후보측이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인신공격이 점입가경이다. 며칠 전 오바마를 섹스 스캔들로 유명한 크리스 팰튼 등 연예인에 비유하더니 이번엔 오바마가 사이비 예언자로 ‘메시아 콤플렉스’에 빠졌다는 내용의 선거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매케인 캠프가 1일 선보인 광고는 오바마 유세에 열광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영화 ‘십계’에서 모세로 나온 찰턴 헤스턴이 홍해를 가르는 이적을 보여주는 장면까지 넣어 종교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오바마는 “2008년에 세계가 축복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게 알려져야 한다”는 내레이터의 말과 함께 구름에서 신과 같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내레이터는 “그들은 오바마를 신이라고 부를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가 이끌 준비가 돼 있는가”라고 반문한다.
이에 오바마 캠프 대변인인 해리 세부건은 “정말 슬프다”며 “우리가 지난달 5만1000명의 미국인이 일자리를 잃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한 대선 후보는 이런 유치한 행각에 모든 시간과 토론의 장을 쏟아붓고 있었다”고 비난했다.
지난달 31일 인종 문제가 이슈로 불거진 이후 두 후보 캠프간 신경전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매케인은 ‘인종 카드’를 오바마가 먼저 꺼내들었으며 자신은 추호도 네거티브 선거전을 벌이지 않고 있다고 강변했다. 오바마는 인종 이슈를 톤다운 시키려 애쓰면서도 공화당이 인종 문제와 관련한 공격을 누그러뜨리려고 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2004년 존 케리 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의 선거전략가였던 태트 데빈은 “인종 문제는 회피할 수 없는 중요한 선거 이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11월 대선 본선까지 두 후보간 ‘맞짱 토론’은 3차례만 열릴 전망이다. 오바마측은 2일 ‘미국 대통령 후보 토론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위원회가 제안한 세 차례 대선 후보 토론과 한 차례 부통령 후보 토론 제안에만 동의했다. 그간 매케인측은 10차례 타운홀 미팅식 토론을 제의했으나 지지율에서 앞선 오바마측이 사실상 이를 거부해 유야무야됐다.
향후 대선 후보 토론회는 9월26일(미시시피주 미시시피대학), 10월7일(테네시주 벨몬트대학), 10월15일(뉴욕주 호프스트라대학)에 열릴 예정이다. 부통령 후보 토론회 날짜는 10월2일(미주리주 워싱턴대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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