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일로 미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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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가 악재에 악재를 더하며 회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프레디맥에 이어 페니매도 미국 경제를 향해 펀치를 날렸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패니매가 2·4분기에 총 23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월가의 예상치를 세 배나 웃도는 수치로 패니매는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패니매는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인한 신용 손실이 전분기 대비 66% 증가한 53억 달러를 기록했다”며 실적 악화의 이유를 설명했다.
패니매는 또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보통주 배당금을 종전 25센트에서 5센트로 삭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주택 시장 침체로 시작된 경제 위기가 미국의 부유층 신용 시장마저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블룸버그 통신은 6월 미국 소비자 대출이 전월대비 143억달러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경제학자들의 예상을 두배 웃도는 수치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소비자 대출의 급증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주택 가격 하락으로 홈에쿼티(Home-Equity·주택순자산)가 감소한 상황에서 신용카드 사용과 신용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자칫 연체율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면서 신용경색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주택 침체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의 부유층 회원 신용까지 악화시키고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특히 그녀는 소비자들의 신용카드 사용 분석을 결과를 놓고 “이는 소비자 줄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한편 무디스는 이날 미국 최대 신용카드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무디스의 블레인 프란츠 애널리스트는 “가파른 주택 시장의 침체 속에서 신용카드 대출의 연체 증가로 손실이 예상된다”며 등급 하향 검토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미 지난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한 바 있다.
                                                                                     <황지환 취재부 기자>


무디스, 전세계 신용위기 강타 경고
신용카드 대출 연체 증가로 카드사도 위기


전세계 유가가 하락세를 유지하면서 경제 회생의 희망을 품고 있으나 여전히 악재는 거듭하고 있어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무디스는 신용 위기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덮칠 수도 있다고 전망했기 때문이다.
무디스가 밝힌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경제 침체의 영향으로 전세계 채권 디폴트(채무불이행) 비율이 1년간 10%까지 급증 할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전세계 채권 디폴트 비율은 전월보다 0.4% 상승한 2.5%를 기록했다. 작년 11월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특히 미국의 디폴트 비율은 올해 말까지 5.7%로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가 신용등급들을 부여하는 기업 중 올해 들어 디폴트를 선언한 기업은 총 48개에 달해 전년동기에 비해 4배로 급증한 상태이다. 무디스의 케니스 에머리 디폴트 리서치 디렉터는 “향후 1년간 전세계 디폴트 비율은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량 모기지 연체율도 급증
실업수당 청구 건수 최대


신용등급이 우량한 모기지의 연체율도 높아지고 고용 사정마저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신규 프라임 모기지 가운데 대출 발생 12개월 이내에 3개월 이상 연체됐거나 주택이 경매에 넘어간 비율이 올해 4월 말 현재 0.91%로 높아진 것으로 집계돼 주택시장 침체가 더 심화될 수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7일 보도했다.
2006년에 발생한 신규 프라임 모기지의 경우 이 비율은 0.33%였다.
신용도가 서브프라임과 프라임 모기지의 중간 단계인 알트-A 모기지의 연체율도 4월 말 현재 12%에 달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경기 침체로 일자리를 잃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2일 마감 기준)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한 주 전보다 7000건 증가한 45만5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2년 3월 이후 최대 규모다.
또 미국의 7월 실업률은 전달의 5.5%에서 5.7%로 높아져 4년 만의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달 비농업 부문 고용은 5만1000명이 감소해 7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미국 정부가 세금 환급을 통해 소비 진작을 유도했지만 소비는 여전히 살아나지 않고 있다.
월마트는 7월 판매 실적이 동일 점포를 기준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 증가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3.4% 증가에 못 미치는 수치다.
역시 대형 유통업체인 타깃의 7월 판매도 동일 점포를 기준으로 1년 전보다 1.2% 감소해 월가 예상치인 ―0.3%를 밑돌았다.
소매업체 판매 실적을 집계하는 리테일 메트릭스에 따르면 7월 판매 실적을 발표한 소매업체 중 54%가 예상치를 밑돌았다.
미국 소비자들은 영화를 보는 횟수까지 줄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소재 미디어 시장조사업체인 인터프리트가 18∼54세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2%가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횟수가 줄었다고 답했다. 또 68%는 최근 여가생활에 지출하는 자금 규모를 줄였다고 응답했다.










달러 강세 전환
당분간 지속 예상


한편 세계 경제를 주름잡던 ‘달러’가 위상을 서서히 되찾고 있다. 유럽과 일본 경제에 대한 침체 우려가 고조되면서 반대로 달러가 힘을 얻고 있다.
미국 달러는 미국 외환시장에서 유로화와 엔화 모두에게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유로에 대해서는 8년만에 최대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유로 대비 달러 환율은 장중 1.499달러까지 떨어지며 초강세를 나타냈지만 이후 소폭 반등하면서, 전날 대비 0.031달러(2.02%) 하락(가치상승)한 1.501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2월27일이래 최저치이며 가치 상승률로는 2000년 9월 이후 8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이날 달러의 강세는 전날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발언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트리셰 총재는 “유럽 경제의 성장세가 3·4분기 특히 약화될 것”이라고 밝히며 ECB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낮췄다.
또 국제 유가가 지난 3개월간 최저치로 급락하면서 다수의 자금이 달러 시장으로 이동한 것도 달러 강세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이같은 달러 강세의 원인이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세계 3대 경제권이 모두 비틀거리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침체에 대한 대안처였던 유럽과 일본에서도 위기가 고조되면서 미 달러화에 대한 매수세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또한 “유럽과 일본의 경제 약화로 외환 거래자들이 달러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달러 강세의 이유를 분석했다.
로이터 통신은 최근 달러가 다른 통화에 대해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 약세장이 끝났다는 관측이 부각되는 중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유로대비 달러 환율은 한달 전만 하더라도 1.60달러를 넘었던 것이 지금은 1.50달러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BNP 파리바의 이언 스탠너드 수석 외환 전략가는 “미국 경제에 집중됐던 금융 시장의 우려가 유로권을 비롯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유로권 경제 성장에 대한 전망이 어두운 만큼 유로대비 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1.45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회사인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마크 첸들러 외환 전략가도 “달러 약세장은 끝났다”며 “향후 몇 년간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가 실물경제학자들과 외환 전략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향후 12개월간 달러대비 유로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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