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패닉’상태…9월 위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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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큰일이 났다’ 이 소리는 지난 25일과 26일 27일 원달러 환율이 10년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내자 해외송금을 위해 은행을 찾았던 고객들이 토해낸 절망적인 탄식의 소리였다.
이날 25일 원.달러 환율이 16.4원 급등한 1,078원대로 치솟으면서 은행권은 하루종일 초 비상사태에 돌입했고 26일과 27일에는 1,090원대로 치솟자 은행 딜링룸에는 긴박감이 감돌았으며 해외 송금을 하려던 고객들은 환전을 미루고 발길을 돌리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외환시장은 페닉상태였다.
26일과 27일에는 금융시장이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9월위기설이 고개들 들면서국내신용시장이 얼어붙는 모습이였다. 은행가에서는 다음달 초 만기가 되는 외한 결재액이 수백억달러에 달하고 해외 차입여건이 악화되면서 외국인들은 국내 금융시장에서 짐을 싸들고 속속 나가고 있다.  원달러 외환 환율이 다음 달 1,100원대가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특히 중소기업 부채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신용시장이 얼어붙어 미국에 유학을 보낸 학부모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정부의 외환정책에 목을 메고 있으며 수출사업은 아예 개점휴업상태로 이대로 수개월만 가다가는 도산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극도로 팽대해 있다.
이 반면에 미국 은행에 거액을 예치하고 있는 한국 거주 예금자들이 예치된 돈을 인출해 한국으로 송금을 하는 사례가 급증해 은행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조현철(취재부기자)



25일 원달러 환율이 무려 1,078원으로 급상승하고 26일에는 1,090원으로 치솟자 은행 창구에는 이날 환율 상황을 묻는 고객들은 망연자실해 했다. 은행에는 고객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쳤으며 해외 송금을 위해 영업점을 찾은 일부 고객들은 오른 환율 급등에 당황하며 아예 송금을 포기하고 돌아가며 ‘며칠 기다려 보고 송금을 하겠다’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 외환창구 담당자는 “해외 송금을 하러 온 고객들 가운데 송금을 하지 않고 돌아가는 분들이 많았다”며 “당장 1만 달러를 송금할 경우 며칠 사이 20만 원 가량을 손해를 보기 때문에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자는 분위기였다”고 전하며 다른 은행도 마찬가지의 분위기라고 설명하며 ‘이대로가면 1,100원도 시간문제’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런 현상은 지난 주부터 환율이 오름세를 보여 고객들이 크게 당황하거나 놀라지는 않았으나 정작 이날 16,4원이나 급상승하고 환율이 1,100원대로 올라선다는 전망도 나오자 정부 개입을 기대하며 송금을 미루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해외 유학생 자녀를 둔 실수요자들이 환율 급등으로 발을 동동 구르며 당황하는 모습이고 향 후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부 학부모들은 조금씩 분할 매수을 하고 있는 모습이 여기저기 보이고 있다.


금융시장 위기감 고조..환율 폭등이 기폭제


금융시장에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위기로 국내 증시가 곤두박칠 치고 있고, 환율이 폭등하면서 9월 위기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외국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 만기가 대거 돌아오는 9월, 금융시장 대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이를 진화하려는 금융당국의 부단한 노력에 어느정도 진정되는 듯 했지만 최근 환율이 폭등하면서 이같은 우려가 재차 불거지고 있다.
이달초까지만 해도 1010원대에서 안정된 흐름을 보였던 환율이 한달새 70원 이상 폭등해 1080원선을 넘어서면서 외국인들의 환차손이 늘어났고, 결국 금융시장 이탈을 앞당길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한 금융시장 전문가는 “환율이 안정되면 우리나라 포트폴리오 투자자금도 동요하지 않겠지만 외국인들 대부분이 환헤지를 하지 않기 때문에 환율이 오를수록 더 빨리 빠져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위기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는 자금이 이미 이머징 마켓을 떠나 안전자산으로 회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외환위기의 방패막인 외환보유액은 당국의 환율방어로 지난 7월까지 석달째 감소해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IMF까지는 아니어도..`당분간 어렵다`













이에 따라 IMF 위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기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한 금융시장 전문가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문제는 공통적인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만 피해갈 수는 없는 것이고 시장 불안심리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기에는 불확실성이 높다”며 “하반기중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석태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가계나 중소기업이나 빚이 너무 많다는 점이 근본 원인”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극단적으로 IMF와 같은 상황으로 가거나 저성장 구조를 인정하고 다 같이 허리띠를 졸라메는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 정부가 성장을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외환위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신용카드 사태에 버금가는 어려움을 맞을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한국은행 역시 대외적인 반응을 꺼리면서도 시장 심리가 과도한 상승세로 쏠리는 점에는 다소 당혹스러워하는 눈빛이다. 다만 원.달러 환율 급등이 기본적으로 글로벌 달러 강세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았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지금 외환시장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시장의 수급 상황 등을 지켜보고 있다”고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실제 지난달 초 1,050원대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고강도 개입을 단행했던 외환당국은 그러나 이날 환율이 1,080원대에 육박했으나 고강도 시장 개입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한인은행 거액 예금자들 인출 급증


이달 말부터 전개되고 있는 원달러 환율 급상승 소식에 미국 은행에 거액을 예치하고 있는 한국 예금자들이 은행예금을 인출해 한국으로 역송금하는 사례가 급증하자 은행관계자들을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나?’하며 극도의 긴장감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 거주하는 예금자들은 올해 초부터 ‘한국계 은행들이 불안하다’라는 분위기에 극소수의 고액 예금자들이 예금을 인출해 다른 은행에 분산 예치시키는 현상을 보였다. 최근 LA한국계 은행들의 주식이 곤두박질치고 딜링컷 론이 한 은행마다 수천만달러에 이르고 있다는 보고에 위험을 느낀 한국 예금주들이 비행기를 타고 나라와 예금을 인출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원달러 환율이 무려 1,100원대에 이르자 은행 이자보다 높을 것이라는 기대 심리에 미국 은행에 예치된 예금을 인출, 한국으로 역송금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한인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은행상황을 설명하면서 ‘실제로 은행들이 고전을 금치 못하고 있으며 만약 불안을 느낀 예금자들이 예금 인출사태가 발생하면 꼼짝없이 망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 놓아 현재의 한인은행들의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다. 최근 한미은행과 새한은행과 다른 은행들이 잇따라 대규모 행원들을 감원 조치한 이유도 계속되는 손실에 대한 반증이유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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