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오는 24일 LA방문에 앞서 14일과 16일 워싱턴DC를 방문해 주요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남미 브라질을 방문한 뒤 페루에서 23~24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 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24일 웨스트LA지역 호텔에서 개최되는 이명박 대통령 환영 리셉션에는 약 400~500명의 동포 인사들이 초청될 예정이다. 이미 LA에는 청와대 선발대가 자리 잡아 리셉션 준비와 이 대통령이 별도로 만나는 인사들과의 접촉을 진행시키고 있다. 미국에서는 대통령 비밀 경호대가 이 대통령의 숙소 등 행선지에 대한 경호지원에 나서게 된다. LA총영사관측은 김재수 총영사 부임 이래 처음 맞는 대통령 방문을 영접하기 위해 김 총영사 진두지휘 하에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과거에는 한국 대통령이 LA방문 시 LA한인회가 환영위원회를 구성했었으나 지난번 노무현 정권시절부터 이런 관례를 폐지하고 총영사관이 자체적으로 준비했다. 당시 LA한인회장이 보수계층이라 이를 피하기 위한 수법이라는 것이 한 단체장의 전언이었다.
<성진 취재부 기자>
LA한인회장은 한국의 대통령이 LA를 방문할 때 환영준비위원회 대표로 환영사를 하곤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관례가 없어졌다. 지금의 스칼렛 엄 LA한인회장이 환영사를 할 수 있는지와 관련해 청와대 지침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대통령 리셉션장에서 대통령과 가까운 자리에 배정받게 될 것이며, 공항 영접 때도 한인사회를 대신해 영접단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공항 영접단에 들어가기 위해 일부 단체장이나 인사들이 물밑교섭에 나서고 있어 총영사관 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리셉션 장소에서 이 대통령과 가까운 자리에 배석받기 위해 일부 인사들이 줄을 대고 있다는 것. 또 이 대통령의 격려사가 끝난 다음 한인사회를 대신해 누가 질의에 나설 것인가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일고 있다. 이미 LA총영사관측은 리셉션 초청 대상자 400여명의 명단에 대한 인적사항을 청와대에 회보했으며, 청와대는 이를 토대로 신원조회에 들어갔다. 그동안 총영사관측은 한인단체 임원을 포함해 언론계, 교육계, 경제계, 문화계 등등 각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초청 명단을 작성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워싱턴DC와 남미 방문을 모두 마치고 귀국 길에 LA에 들러 한인동포들을 만나는 한편, 오마바 당선인의 LA지역 한인 인맥도 만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LA총영사관측은 지난 미대선에서 오마바 지지 캠페인을 벌였던 한인 인사들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0년 말과 2001년 초 김대중 정권이 미 민주당에서 공화당의 부시로 정권이 교체됐을 때 제때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던 점은 이명박 정부가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고난의 행군”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G20 회의에는 우리나라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해 미국의 부시 대통령과 영국·독일·일본 등 선진국, 중국·인도·브라질·멕시코·남아프리카공화국·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신흥경제국 등 20개국 정상들과 함께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총재, 유엔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다. 당초G20 회의에는 미 대선에서 승리한 오마바 당선인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이 대통령과의 조우도 예상됐으나, 오마바 당선인이 불참을 결정해 이번 회의에서 양측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페루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22일 최고경영자(CEO) 서밋과 1차 회의, 23일 2차 회의 순으로 진행된다. 이 대통령은 CEO 서밋의 첫 번째 연설자로 나서 ‘아시아 경제 부상의 시사점’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이번 이 대통령의 미국과 남미 방문은 대통령 취임 후 가장 장기간 해외방문이 되어 이를 두고 청와대측이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외교통상부는 14일 출국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해외 일정을 짜면서 청와대의 지침에 맞추느라 진땀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남미는 물리적 시간과 시차를 고려할 때 가고 오는 데만 나흘이 걸린다. 청와대와 외교부는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의 APEC 회의 참석 때 남미 최대 국가인 브라질과 함께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칠레를 방문하는 일정을 마련했다고 한다. 한때 여성 대통령이 선출된 아르헨티나와 남미 초입의 콜롬비아 방문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달 초 G20 참석이라는 돌발변수가 생기면서 정부 관계자들이 고민에 빠졌다. 필요한 모든 일정을 소화하려면 2주 넘게 해외에 체류해야 하지만 경제위기 등 국내 상황이 심각한 때에 대통령이 장기적으로 해외에 체류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의중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일단 G20만 다녀온 뒤 다시 APEC 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그러나 대통령 특별기가 한 번 뜨고 내리는 데 드는 엄청난 유류비와 인력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따라 2주일 이내에 모든 일정을 마친다는 ‘데드라인’이 정해졌고, 정부는 칠레 정부에 “국내 사정상 부득이하게 방문을 취소하게 됐다”는 정중한 공문을 보냈다고 한다. 외교가에서는 이 대통령의 빡빡한 해외순방 일정에 대해 ‘고난의 행군’이라는 농담 섞인 평도 나온다.
오바마 따라 ‘저자세 외교’?
이명박 대통령은 오는 15일로 예정된 워싱턴 G20 정상회의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하는 길에 오바마 당선자의 외교안보분야 참모들이자 미국 민주당 정권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 소속 연구원인 수전 라이스와 제프리 베이더, 이보 달든 등과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고 청와대측이 지난 6일 발표했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청와대가 오바마 당선자 또는 바이든 부통령 당선자와 이 대통령의 회동을 추진 중인지 여부는 알기 어렵다. 그러나 대통령 신분으로서 오바마의 참모에 불과한 사람들과 만나, 더구나 보고를 받는 형식도 아니고 간담회를 갖기로 한 대목은 의전상으로도 적절치 않고 격이 너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늘 실용을 강조하는 스타일이지만, 오마바 행정부 입각여부가 결정되지도 않은 사람들을 오바마와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만나는 것은 조급함에 나온 ‘저자세 외교’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오바마 정권과의 인맥이 부족해 이를 보완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차라리 이 대통령의 고위급 참모들이 그들을 만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정책 대응도 마음을 놓기 어렵다. 오바마는 대선기간 중 여러 차례에 걸쳐 한미FTA를 두고 문제 있는 FTA라고 언급하며 재협상 가능성을 내비쳐 왔지만 우리 정부는 오바마의 이 같은 발언을 선거과정의 단순한 ‘레토릭'(rhetoric 수사) 수준으로 규정하면서 무리하게 재협상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자국 이익이 가장 우선시되는 외교에서, 또 미국 자동차업계와 노동자들의 이해를 저버릴 수 없는 오바마 입장을 우리 입맛에 맞게 해석하는 것은 금물인데도 청와대는 벌써부터 재협상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해버려 오바마 정권의 반감을 살 수 있게 했다. 부시정권이 세계 유일의 ‘슈퍼 파워’로 힘에 기초한 ‘일방주의 외교’를 펴 왔다면, 오마바 정권은 세계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다자주의’를 강조하면서 이른바 ‘문제 국가’들과도 대화에 나설 것임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오바마 당선자는 ‘21세기 도전에 맞서기 위한 한미간 공동비전 개발’과 ‘북한과 이란 등의 지도자들과 직접대화를 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기존의 한미동맹 개념의 틀을 깰 가능성이 있고, 이명박 정부의 의사와 관계없이 북미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 분명해 보인다. 따라서 밀월관계를 지속해오던 부시 정권과 이명박 정부의 관계가 오바마 치세에도 계속 지속될 지 불투명하고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했다. 예를 들어 미국이 북한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테러지원국을 해제한 마당에 우리 정부에 일일이 협의하거나 통보하지 않고 곧바로 북측과 직거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무료 관광권 내놔라”
나라관광이 미 크루즈 회사 프린세스와 함께 실시하는 “7박8일 무료 크루즈 100명초청” 경품잔치에 수많은 한인들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미 수천장의 응모권이 밀려들어 나라관광 직원들의 손길도 바빠지고, 쇄도하는 전화문의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 가고 싶은 크루즈 관광이 무료라는 경품잔치에 본의 아니게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이 경품행사를 주관하는 나라관광의 변동영 사장이다. LA한인사회에서 처음으로 실시하는 ‘무료 크루즈 초청’이라 많은 한인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데, 공짜표를 은근히 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 변 사장이 이를 이해시키느라 힘들어하고 있다. 나라관광측은 “우리가 경품행사를 하기에 변 사장이 무료 초청권을 마음대로 관리하는 줄 알고 은근히 표를 요구하는 단체나 인사들이 있어 이를 이해시키느라 힘들었다”면서 “이렇게 요구하는 표를 계산해보니 우리가 경품으로 내걸은 100명 보다 더 많은 숫자를 넘고 있다”면서 허탈한 웃음을 보였다. 은근히 표를 요구하는 곳은 LA한인회를 포함해 신문사, 방송국 고위 관계자들로 알려졌는데 일부는 거의 반강제적으로 무료 초청권을 강요하기도 해 변 사장이 진땀을 빼기도 했다고 나라관광의 한 관계자가 밝혔다. 나라관광측이 밝힌 사항에 따르면, 경품행사는 크루즈 선사인 프린세스에서 오는 18일 직접 나라관광에 나와 감사반이 지켜보는 가운데 프린센스측이 직접 100장을 추첨하는 것이다. 이 같은 경품행사는 법에 따라 실시하기에 나라관광측이 전혀 어떤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다는 것. 나라관광측은 “무료초청에 당첨되기 위해서는 응모권을 보내는 이외는 다른 수단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스칼렛 엄 한인회장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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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칼렛 엄 한인회장 |
| 지난7일 옥스포드 호텔에서 개최된 도산 안창호 탄생130주년 및 흥사단 제95주년 기념대회에서 도산과 그의 딸 안수산 여사의 활동상이 다큐멘터리(제작 김영우)로 제작되어 상영되었다. 이날 한인사회를 대표해 축사를 맡은 스칼렛 엄 회장은 마이크 앞에 서자 격한 감정을 주체치 못하고 눈물을 흘려 잠시 장내를 숙연케 했다. 엄 회장은 이날 준비된 축사를 읽지 않고, 즉석연설로 자신의 감정을 토로했다. 엄 회장은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100여 년 전 선조들이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보면서 다시금 내 자신을 돌아보면서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눈물을 글썽이었다. 그는 또 “우리가 오늘날 이렇게 잘 살수 있었던 것이 선조들의 희생이었음을 새삼 느꼈다”면서 “지금 내가 한인회만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면서도 힘들어했던 것이 정말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어 엄 회장은 “선조들의 희생에 비하면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은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앞으로 한인동포들을 위해서 새로운 각오로 일해야 한다는 마음을 다지게 됐다”고 다시금 동포사회 봉사자로서 거듭 날 것을 다짐해 장내 참석자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한편 이날 스칼렛 엄 회장은 90평생 도산의 유산을 보존하고 한인사회에 공헌해 온 도산의 장녀 안수산 여사에게 즉석에서 금일봉을 전하면서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이날 흥사단 대회에서는 3.1운동 당시 도산의 부인 이혜련 여사가 손수 만든 태극기가 다시 소개되는 뜻 깊은 장면도 있었다. 이 태극기는 안수산 여사가 보관해 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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