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LA방문 비하인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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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통령이 외국 나들이 중 한인동포들을 만나게 되면 이런저런 말들이 나돌기 마련이다. 특히 정권 교체를 이룬 이명박 대통령의 LA방문은 MB지지층이 많은 해외최대 한인 동포사회를 찾았다는 점에서 큰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이런 이유로 이 대통령이 LA를 떠난 지 2주가 넘었지만 당시 화제가 계속 언론과 타운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이 대통령의 LA방문과 역대 대통령들의 LA방문을 놓고 비교하는 이야기들이 많다. 또 지난달 24일 베벌리 힐즈 호텔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 초청받은 사람과, 초청받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뒷담화도 상당하다. 간담회에 초청받은 사람들 중에서도 VIP가 누구였나를 두고도 설이 무성한 것.
특히 동포간담회에서 원고를 제쳐두고 즉석연설 중에 “지금 주식을 사면 1년 뒤에 돈 번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에서도 큰 논란거리가 된 바 있다.


                                                                                        <성진 취재부 기자>


지난 11월 24일 이명박 대통령 동포간담회가 열렸던 베버리힐스 호텔은 5스타 호텔로 베버리힐스 지역의 5개 호텔 중 가장 고급으로 손꼽히는 호텔이다. 과거 할리우드 최고의 미녀인 리즈 테일러가 애용했던 호텔이기도한 이곳은 하루 숙박비가 425달러부터 시작된다.
간담회 장소인 크리스털 볼룸은 아트 데코 스타일로 LA에서는 초일류급 호텔 볼룸으로 알려져 있다. 우아한 프렌치 도어 장식에, 눈부신 대형 샨델리아가 중앙에 반짝이고, 볼룸 외부는 아름다운 열대성 수목 정원으로 단장되어 있다.
이번 간담회는 헤드 테이블과 44개 내빈 테이블이 준비되어 동포 참석인사들의 단체별·그룹별로 배치됐다. 이중 12개 테이블에 이 대통령의 주요 수행원이 한명씩 앉았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비롯해 김덕룡 특보, 이태식 주미대사, 안상수 한나라당 의원 등 순이었다.
공교롭게도 수행원들이 낀 테이블 12개에 앉은 참석자들이 이날 초청된 450여명 인사들 중에서도 ‘별도의 VIP’라는 소문이 뒤늦게 터져 나와 총영사관측이 난감해 하고 있다. 좌석 배치는 총영사관에서 했지만 청와대나 여러 곳에서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
이날  헤드 테이블에 초청된 도산의 장녀 안수산 여사, 스칼렛 엄 LA한인회장 등을 포함한 10여명은 1급 VIP였로 분류됐다. 대통령 수행원들이 합석한 10여개 테이블의 약 100여명이 2급, 나머지 300여명은 3급인 셈이다.
이날 행사장에서 한 참석자는 과거 대통령 동포간담회나 리셉션에서는 대통령이 입장할 때까지 1시간 이상 서서 기다렸으나, 이번에는 미리 준비된 좌석에 앉아 있어 대통령을 기다리는데 지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참석자는 “대공황 이래 닥친 최악의 경기침체기에 이 같은 호화 호텔을 간담회장으로 정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이 간담회 행사를 마치고 떠나면서 앞자리에 있던 사람들과 악수를 나누며 퇴장할 때 다른 편에 있던 강금자 미주주부클럽회장이 갑자기 “이리 오세요. 소개할 분이 있어요”라고 소리치자, 이 대통령이 강 회장 쪽으로 돌아섰다. 이 대통령이 다가오자 강 회장은 옆에 있던 김지수 LA한국교육재단 이사장을 가리키며 ‘40여년 동안 동포사회에 봉사한 분’이라고 소개했다. 주위에 있던 에드 로이스 의원 보좌관인 김영옥 아시안담당국장도 이 대통령에게 자신을 소개했다.
근처에 있던 이숙희 북창동순두부대표는 이 대통령이 과거 LA를 찾았을 때 식당에서 함께찍은 사진을 보이며 사인을 요청하자, 경호처장으로부터 펜을 받아 즉석에서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이를 본 강금자 회장은 자신의 명찰을 빼어내 역시 사인을 요청했다. 이날 이 대통령이 행사장을 떠나기 전 동포들과 악수를 나누는 과정에서 이재권 탈북자돕기회장도 과거 상공부 사무관 시절 당시 현대그룹에 있었던 MB와의 인연을 이야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날 행사장에서 이 대통령이 공식수행원들을 소개하면서 김재수 총영사의 이름을 부르자 느닷없이 한 참석자가 “총영사가 동포사회를 위해 일을 잘하고 있다”고 큰 소리로 말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에 이 대통령이 “일을 잘 못한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라고 농담조로 응답해 장내에 웃음을 자아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일부 참석자들에게 “현지인 출신 총영사가 잘 하고 있느냐”고 물으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사고’는 성공


지난달 24일 오후 이명박 대통령이 탄 KAL 특별전세기가 LA국제공항을 이륙하자, 환송 나온 이태식 주미대사, 김재수 총영사를 포함한 공관 요원들은 크게 안도하는 기색이었다. 이 대통령이 머문 17시간을 ‘무사고’로 마무리한 것에 대한 안심의 표정이었다.
김 총영사는 부임 6개월째 ‘대통령 LA방문’이라는 대과제를 수행하는라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 외교관 출신이 아니기에 대통령 영접행사에 참여한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6개월 동안 김 총영사는 공관 내 리더십 장악보다는 외부로 다니는 재미에 빠진 것 같다는 평가가 많았던 만큼 이번 기회에 이를 만회하기 위해 더욱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떠난 뒤, 외교부 관계자들과 잔무처리를 위해 남은 요원들 사이에서는 ‘MB의 LA방문은 역대 대통령들의 방문과 비교해 가장 말썽이 없는 행사’라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역설로 말하자면 ‘가장 성공적인 행사였다’라는 것이다. 귀국길에 오르기 전 이 대통령은 김 총영사에게 ‘수고했다. 공관직원들도 수고 많았다’는 격려를 전했다.
과거 미국을 방문한 한국 대통령들은 매번 매끄럽게 넘어가지 않고 논쟁의 대상이 되어왔다. 일반적으로 정상 방문은 방문 6개월 전에부터 각종 의전절차와 경호문제부터 시작해 국가원수간 대화 내용 까지 준비하는 등 한 치의 오차도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챙기고 확인하는 절차를 밟는다.
물론 이번처럼 타국을 순방하는 과정에서 귀국길에 LA를 들리는 경우는 정상방문처럼 6개월 전부터 준비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생기면 해당 지역 공관장에게 책임이 돌아간다.


시위 신경 쓴 노무현


80년대 전두환 대통령의 LA방문에는 반정부 데모대들이 검은 관 (광주민주화운동관련) 까지 동원해 외신까지 보도되는 등 시위로 한창 시끄러웠다. 당시 전 대통령은 1981년 아프리카 3개국 방문에서도 황당한 일을 당했다. 나이지리아와 세네갈 방문은 비교적 원만하게 치렀으나 마지막 방문국인 가봉의 수도 리브르빌 (Libreville ) 공항 환영행사에서 가봉 대통령실 소속 군악대가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를 연주하는 촌극이 벌어진 것.
당시 방문자체를 취소하고 돌아가자는 전두환 대통령의 불같은 분노에 이범석 외무장관, 함병춘 비서실장, 장세돈 안기부장, 함태혁 주 가봉 한국대사가 아연 질색하였고 전 대통령을 설득하는데 반나절이나 걸리기도 했다.
북한 국가 곡조를 눈치 챈 장세돈 안기부장이 군악대장의 지휘봉을 내려 쳤고 연주가 중단 돼 단상에 자리 잡은 양국 정상들과 참석 내빈들은 잠시 당황했으나 북한 국가가 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공항행사를 취소하고 영빈관에 도착한 전 대통령은 수행원들이 접근 할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난 상태에서 가봉 방문 자체를 취소하라고 소리쳤다.
결국 수행원들이 봉고 대통령의 정중한 사과와 경위를 확인하는 선에서 방문 일정을 마치자고 하소연해 가까스로 전 대통령을 설득했다. 귀국한 전 대통령은 ‘당장 주 가봉 대사를 소환하라’고 명령했다. 이런 사건이 터지면 공관장 목이 달아나는 것은 물론이고, 외교부의 관련 공무원들조차 징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11월 14일 LA를 방문해 당시 세인트 레지스 호텔에서 동포간담회를 가졌다. 당시 대통령 수행원들이나 공관측은 데모가 일어나지 않을까 전전긍긍한 바 있다. 당시 노 대통령의 LA 방문을 앞두고 수개월 전, 청와대 측에서는 대통령 방문과 관련해 ‘시위를 미연에 방지하라’는 지침을 일찍부터 외교부에 내린 상태였다.
외교통상부는 주미 대사관과 LA 총영사관에 만반의 대비를 할 것을 지시했다. 당시 이윤복 LA총영사는 국정원에서 파견된 담당관들과 함께 연일 동포사회의 분위기에 촉각을 세웠고 코리아 타운의 보수계 대표격인 K회장을 비밀리에 만나 회유하면서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당시 총영사관 관계자들은 대통령이 LA에서 시위대를 막기 위해 전력투구했다.



 


좌파계통 외면


이 같은 역대 대통령들의 모양새와는 달리 이 대통령의 LA방문은 환영일색이었다. 동포간담회에 서로 초청을 받으려고 로비를 벌이는 일도 벌어졌다. 이 바람에 LA 총영사관 내부에서는 동포간담회 초청 대상자를 선정하는데 혼선이 뒤따랐다. 일부 진보계열 인사들도 초청을 받았으나 대부분 불응했다.
초청인사 선정에서 김 총영사와 일부 영사들 간 교감이 부족해 ‘누구를 참석시킬 것인가’를 두고 마지막까지 명단 확정을 두고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와중에 일부 한인사회 단체장이나 임원 또는 자신이 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를 간담회에 넣어 달라’고 자천타천으로 영사관에 줄을 대는 바람에 김 총영사나 관계 영사들은 곤욕을 치렀다.
이번 동포간담회에는 정식테이블로 450여명만을 예약해 마음대로 인원을 조정할 수 없었다. 영사관 측은 전화로 사전 참석여부를 확인한 다음 불참의사를 확실히 밝힌 숫자만큼 대기자 명단에서 인원을 채워 넣었다. 당시 한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이용태 전 LA한인회장은 자신과 함께한 그룹 인사 10여명을 넣어달라고 했으나, 영사관은 모두를 참석시킬 수 없었다.
타운의 L모 여성 단체장은 “자신을 넣어 달라”고 끝까지 사정해서 막판에 간신히 허가를 받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특별한 지위가 없는 B모씨는 늦게 참석을 신청하고도 초청이 허가되기도 했다. 1차 초청명단에 들어가지 못한 일부 인사들은 청와대와 한나라당에까지 줄을 대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간담회에는 과거에 비해 교육·문화 관계자들이 많았다. 이는 평소 김 총영사가 “교육에 관심을 갖겠다”고 한 목표에 대한 집념의 소산이라는 후문이다. 경제계 인사들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최근의 경기침체에 대해 비즈니스 계통의 참석자를 많이 초청했어야 했다는 소리가 나올 만 했다. 더구나 일반 서민들의 모습은 찾기가 힘들었다.
참석자 선정에 객관적인 기준보다는 선심성 초청이 많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명칭은 간담회였으나,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연설하고, 각본에 따른 3명의 질문자가 나섰으나, 동포사회의 분위기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말꼬리 잡지말라”


그러나 이 대통령의 즉흥연설에 대해 참석자들은 ‘시의적절한 연설이고, 경기침체기에 희망을 주는 메시지’라며 환영을 나타냈다. 한 참석자는 “지난번 노무현 전 대통령은 LA와서 마음속에 응어리진 반미감정만을 드러냈다”면서 “이 대통령은 솔직하고 애정담긴 연설을 남겼다”고 말했다.
“주식을 사라”고 간담회 장소에서 한 MB의 말을 두고 정치권과 언론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점에 대해 당시 간담회에 참석했던 김명관 목사는 “이 대통령의 연설의 진면목을 파악하지 못하고, 앞뒤 문맥조차 이해하지 못한 기자가 말꼬리를 잡는 행태였다”며 비난했다.
당초 동포간담회 초청장에는 오전 9시 30분까지 입장을 완료할 것을 당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 베버리힐즈 호텔에서는 오전 9시45분에야 경찰과 미 정부 경비 요원들의 의해 체크가 시작됐다.
참석자들은 초청장과 운전 면허증·여권·영주권 등ID카드를 제시하고 여성들은 핸드백 등을 검색 당했다. 이날 참석자 들은 오전 10시 20분경에 행사장인 크리스털 볼룸 입장이 완료됐다.
그러나 K변호사는 모든 사람이 입장한 다음인 오전10시 30분경에 나타났으나 입장이 허가됐다. 단체장 S회장은 초청장을 우편으로 받지 못해 참석자들이 다 들어간 다음에 영사관 직원들이 확인한 다음 입장을 허가 받았다. 단체장을 역임한 Y 전 회장은 이날 신분증을 갖고 있지 않아 입장을 거절당해 ‘치욕스럽다’면서 중간에 행사장을 떠나는 일도 벌어졌다.
건우회의 김복림 회장은 이날 이 대통령을 위한 선물을 들고 와 일부는 영사관 관계자에게 전했으나, 동포들의 환영글을 담긴 보드 판을 전달하지 못해 안타까운 표정으로 행사가 끝날 때까지 로비에서 기다리기도 했다.
윌셔 초등학교 2년인 홍유리 양과 이성배 군은 화동으로 뽑혀 이 대통령 부부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홍유리 양의 부모인 라이언 홍씨와 쥬디 홍씨, 이성배 군의 부모인 테리 이씨와 이현정씨는 행사장안에 초청받지 못하고 호텔 로비에서 행사가 끝날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한편 이번 대통령 동포간담회는 과거와는 조금 달랐다. 한 예로 행사 사회자가 정부 관계자가 아니라 동포사회의 TV방송 앵커들이 담당해 신선함을 주었다. 그러나 이번 동포간담회는 부부가 함께 초청받지 못하고 한쪽만 초청받는 구태의연함을 아직도 버리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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