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인회, 사무국 책임자 전격해임 ‘속사정’

이 뉴스를 공유하기











스칼렛 엄(72) LA한인회 회장이 지난 7월 제29대 한인회장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하자마자 사무국 직원들이 집단 사퇴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한인회 기능이 한때 완전 마비상태에 빠져 들었고 6개월 만인 최근에는 조동진 사무총장을 비롯해 로이 최 사무국장 등 집행 책임자들이 전격 해고돼 한인회가 ‘식물단체’로 전락하기에 이르렀다.
이 같은 사태 이면에는 스칼렛 엄 회장의 무능력과 조동진 사무총장과의 개인적 악연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여 적지 않은 파장이 예고된다.
엄 회장은 무투표 한인회장으로 당선되자마자 각종 의혹에 휘말리며 취임한 뒤에도 자질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결국 이번 사건으로 그의 지도력에 한계가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타운에서는 엄 회장이 과연 ‘무사히 임기를 마칠 수 있는가’에도 적지 않은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취임 이래 새로운 봉사단체로서의 한인회를 지향했으나, 실체는 내부 붕괴에 직면한 LA한인회.  특히 조동진 사무총장과의 마찰이 불거지면서 끝내 해고사태로까지 번지고 말았다. 본지는 지난 647호(2008년 6월 27일자)에서 스칼렛 엄 회장의 취임식을 보도하면서 ‘먹구름이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취임식에서 엄 회장은 ‘한인사회 권익신장과 발전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겠다’며 희망찬 출발을 다짐했다. 그러나 취임식에 참석했던 인사들은 한결같이 엄 회장 체제의 제29대 한인회 앞날에 ‘먹구름’을 예고하며 우려를 표했다.
도대체 이들이 우려하는 ‘먹구름’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 실체를 추적했다.


                                                                                       <성 진 취재부 기자>



LA한인회 공식 사이트(www.koreanfedla.org)에 들어가면 봉사단체로서의 기능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최근 소식란은 스칼렛 엄 회장의 동정에 관한 보도가 눈에 들어올 뿐 일반 동포들에게 유익한 정보나 소식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사들을 소개하는 란은 제대로 사진을 갖추어 놓지 않아 더덕더덕 누더기를 입힌 것처럼 성의가 없다.
특히 한인회 회장이나 이사장 그리고 이사들이 무슨 활동과 봉사를 했는지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정기회의록 코너는 과연 이 단체가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비영리단체인지 의심스럽게 한다.
이사회 회의록이 제목과 순서만 소개되었을 뿐 어떤 내용들이 논의되고 토의가 됐는지는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 28대(회장 남문기)의 정기 희의록과 비교해 너무나 큰 차이다.
더 한심한 것은 재정보고사항은 아예 기록이 없다는 것이다. 한인회는 지금까지 재정보고나 회의록 사항의 기본골격은 갖추어 놓고 사이트에 공개해왔다. 하지만 스칼렛 엄 회장이 취임하면서부터 이 같은 기본의무 사항 자체까지 무시된 것이다.
특히 최근 윌셔 그랜드 호텔에서 가수 조영남을 초청해 거창하게 치룬 한인회 모금파티에 대해서도 공개적인 결산보고가 나타나 있지 않다.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기부금을 걷고도 재정적 결산보고가 없다는 것은 논란을 부추길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엄 회장은 조동진 사무총장을 비롯한 사무국 고위간부를 한꺼번에 해고하는 초 강수를 뒀고 조동진 사무총장은 엄 회장의 무투표 당선 과정에 있었던 돈 거래 담합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맞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 같은 한인회의 파행은 회장단과 사무국 집행기능이 제대로 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일차적인 책임은 사무국에 있지만 봉사단체라는 기능상 회장과 이사장의 지휘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아직도 이들은 LA한인회가 구체적으로 무슨 활동과 사업을 해야 하는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본국 정치지향적 인물인 스칼렛 엄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 LA방미 시 역대 어떤 한인회장 중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며 각별한 우정을 과시했다. 또 최근 LA에서 개최된 흥사단 전국대회에 참석해 도산 활동에 대한 다큐멘터리 방영을 본 소감을 밝히며 ‘선조 이민들이 어떻게 활동해왔는가를 보면서 내 자신의 활동에 부끄러움을 느꼈다’면서 ‘앞으로 한인회만을 위한 활동보다는 커뮤니티를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그의 말과 행동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식물인간’ 사무국


한인회 사무국을 ‘식물단체’처럼 만든 것에 대해 커뮤니티는 크게 분노하고 있다. 재미애국단체행동본부의 김봉건 대표회장은 지난 7일 “사무국 하나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지금의 한인회가 과연 커뮤니티의 대표단체라고 할 수 있는가”라며 “돈만 아끼려든다면 애초 한인회장이 되지 말았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김 회장은 또 “지난 7월 한인회 사무국 직원 사퇴소동 때도 엄 회장에게 ‘똑똑히 하라’고 주의를 주었다”고 말하면서 “이 같은 한인회는 차라리 없는 것이 커뮤니티를 위해서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포 1.5세인 대학생 제임스 김(23)씨는 “한인회장으로서 미래계획도 제대로 세우지 않는 것을 보니 안타깝다”면서 “이 같은 한인회장을 ‘지도자’로 지칭하는 것 자체가 코미디”라고 꼬집었다. 또 김씨는 “기금이 없다는 것은 한인회가 커뮤니티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는 단체라는 증거일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이제 한인 커뮤니티도 구태의연한 한인회 존재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와야 할 때가 됐다”고 말해 커뮤니티의 각성을 촉구했다.
최근 스칼렛 엄 회장이 한인회 간부 직원을 한꺼번에 해고했다는 보도에 대해 kabapr 라는 네티즌은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LA 한인회에서 사무총장과 사무국장을 해임한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사유는 경제적인 이유이고 두 사람에게 한달에 약 1만여 달러 가까이 지출되기 때문에 두 사람을 해고하고 임원들이 교대로 근무한다는 것입니다.
현 회장은 한인회장이 되면 한인사회에서 모금은 하지 않고 자신이 21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공약을 했던 분으로 기억됩니다. 사용처는 7만 달러씩 세 군데에 주겠다고 정했었습니다. 그런 부자 회장이 경제적인 이유로 일하는 사람을 해고한다는 것은 문제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조영남이라는 가수를 불러다가 티켓 한 장에 150불씩 받아가며 500명이 참석한 기금모금 디너파티를 벌였고 약 2만 5천불의 경비를 제외한 후 5만 불의 수익을 올렸다고 발표한 게 한 달 전인데 한인회에 돈이 없다니 자기가 약속한 돈은 안내고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기금모금은 하는 거짓말쟁이에 무능력하기까지 한 LA한인회장이 사무총장과 사무국장을 대신하여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식견 없는 지도자”


스칼렛 엄 회장은 지난 11월에 개최한 한인회 기금모금 파티를 끝내고 난 뒤 한달도 채 되지 않아 조동진 사무총장과 로이 최 사무국장을 전격 해고했다. 단체에 돈이 없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라는 것이 이유다. 한마디로 ‘구조조정’이라는 것이다.
LA한인회 역사상 사무총장과 사무국장을 동시에 해임하는 일도 처음이지만, 정관에 규정된 직급 자체를 무시하는 처사도 전무후무이고 해고 과정도 전격적이었다. 스칼렛 엄 회장은 지난 3일 “재정 문제로 인해 사무총장과 사무국장 자리를 없애기로 임원회의에서 결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임원회의를 운운해 해고결정을 밝혔으나, 임원회의 자체가 형식적일 뿐 아니라 정식 의결기구가 아니다. 엄 회장이 해고를 지시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더구나 사무총장 제도는 엄 회장이 취임하면서 사무국 강화를 공약하면서 실시한 것인데 불과 몇 개월도 안돼 폐지한다는 것은 앞으로의 계획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사무국을 바라보는 엄 회장의 사고방식도 문제다. 회장이나 이사장은 매 임기마다 교체되지만 사무국 직원은 위법사항 등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 근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봉사단체들이 활성화되기 위해서 사무국 기능의 강화가 항상 논의되어왔다.
그런데 이번 LA한인회의 해고사태는 이런 시대를 역류한 것이다. 물론 조동진 사무총장에 대한 의혹도 상당하다. 평소 엄 회장과 사사건건 마찰을 빚어 온 조 총장은 전임 이용태 남문기 회장 때 여러 번 재정적 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던 전력이 있다.
엄 회장은 자신의 사업에 제동을 거는 조 총장이 자신의 사람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여러 번 주위에 알렸다.
LA한인회는 조동진 총장과 로이 최 국장에게 이달 말까지 퇴직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사무국은 평직원 2명만 남게 됐다. 이들은 사무국에 들어온 지 불과 2~4개월 밖에 되지 않아 한인회 사무를 제대로 익히기에는 이르다.
엄 회장은 이번 조치와 관련 “들어오는 돈은 없는데 나가는 돈만 많다. 지난 11월 모금 행사에서도 기금이 잘 걷히지 않았다”며 “내달부터 사무총장과 사무국장의 빈 자리는 임원들이 돌아가며 대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무총장과 국장의 일을 한인회 임원들이 돌아가면서 할 것이라는 엄 회장의 자세는 한인회를 ‘땜빵 봉사단체’로 만들겠다는 심산이다. 커뮤니티 단체 활동 경험이 많은 애국동포단체연합회의 김봉건 대표회장은 “임원들이 돌아가면서 사무국 일을 할 것이라는 것은 실효성 없는 발언”이라면서 “그것이야말로 한인회를 ‘땜빵’으로 만들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헛방’된 기금모금


LA한인회 사무총장과 국장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각각 봉급과 건강보험료 등을 포함해 매월 1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칼렛 엄 회장은 지난 7월 공식 임기를 시작하면서 한인회 재정 운영에 대한 구체적 방안도 없이 활동에 들어갔다. 기본적으로 수입·지출을 편성해 합리적으로 출발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얘기다.
사무국을 운영하려면 우선 기본임금을 확보하는 수단을 마련했어야 했다. 운영 기금 편성도 제대로 하지 않고 허울 좋게 ‘사무총장제도’를 신설했다. 기금모금 파티를 하면 적어도 몇십만 달러는 들어 올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덕분이다. 기금모금파티자체 계획도 엉성했다. 인기가수만 부르면 디너쇼가 잘 될 것으로 여겼다.
모금파티에 참석자는 많았으나 실속은 전혀 없었다. 도네이션을 하겠다는 의향은 받았으나 실제 입금은 예상에도 크게 미치지 못했고, 기부금 약속도 많이 깨진 것으로 알려졌다.
해고 통보를 받은 조동진 총장은 지난 27대, 28대 사무국장을 지냈고 현 29대 때 신설된 사무총장자리에 올랐다. 조 총장은 이용태 27대 LA한인회장 시절에 사무국장으로 영입돼 28대 남문기 회장 시절에도 계속 활동해온 인물이다. 스칼렛 엄 회장 취임을 맞아 한 때 사임설도 나돌았으나 사무총장으로 변신해 건재를 과시했다. 그는 장기간 사무국장으로 지내면서 기획력과 집행력을 인정받았으나, 한편으로는 부적절한 처신으로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조동진 총장은 지난 2005년 이용태 회장 재임 당시 APEC 정상회담 홍보 차 LA한인회를 방문했던  배덕광 해운대 구청장에게 후원금을 요구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당시 한인회는 임시 임원회의를 열고 조동진 국장 문제를 논의한 끝에 징계수위를 이 회장에게 일임했다.
당시 이용태 회장 은 한국 지방자치단체장에게 후원금을 요구한 조동진 국장에게 2개월 직무정지와 25% 감봉 처분을 내렸다.
감봉처분을 단행한 이용태 회장은 “조 국장이 비록 돈을 받지는 않았지만 ‘깨끗한 한인회’라는 이미지에 누를 끼쳤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또 “한인회 기금 운영은 투명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일벌백계 했다”고 말했다.
한편 로이 최 국장은 LA상공회의소 사무국장을 거친 뒤 지난 7월 한인회 사무국장으로 영입됐다. 최 국장은 상공회의소 근무 당시 현재 이창엽 한인회 이사장이 상공회의소 회장 당시 호흡을 맞춘 인연으로 LA한인회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