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교포 ‘바이코리아’ 열풍… 국내송금 사상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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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교포들을 중심으로 ‘바이코리아’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증시에서 매도세를 이어가는 외국인과 달리, 교포들은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급등하고 국내 부동산값이 절반 가까이 급락한 기회를 맞아 미국 내 재산을 국내로 보내 본국 자산을 싸게 사들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5일 미주 등 해외교포들이 매월 17억 달러가 넘는 달러가 한국으로 송금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교포들이 국내로 송금하는 금액은 1997년 외환위기 직후 수준을 넘어 사상 최고 규모에 달하고 있다는 수치도 나왔다. 해외교포들의 바이코리아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이다.
                                                                                           <조현철 취재부기자>


지난 11월 미주교포들이 한국으로 송금한 액수는 15억 달러, 재일교포를 포함한 해외동포들이 송금한 금액은 20조가 넘는다. 한국은행 지난 15일 발표한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10월 중 송금이전수입은 12억 8천만 달러로 전월(6억 1천만 달러)에 비해 2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80년 이후로 최대 규모다. 10월 평균 원·달러 환율(1,327원)을 적용하면 1조 7천억원에 달하지만 웨스턴 유니온과 환치기 방식을 통해 보낸 송금을 포함하면 약 2조 5천억원에 이른다.
송금이전수입은 해외 교포 등이 국내로 송금한 금액으로, 외환위기로 교포의 국내송금 바람이 불면서 1997년 11월 2억 7천만 달러에서 12월 8억 6천만 달러로 3배 이상 급증하기도 했다. 이후로는 줄곧 매월 3억~5억 달러 규모를 유지해왔다.


국내송금 사상 최대 “한 달간 1조7천억원”


한국은행 조용승 외환분석팀장은 “송금이전수입 거의 대부분이 교포들의 국내 송금이라고 보면 된다”며 “최근 국내 자산가격이 많이 내려갔고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이 불안한데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투자목적의 국내 송금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환율이 급등하면서 국내에서 해외로의 송금은 급감했다. 내국인이 해외 거주자에게 보내는 송금이전지급은 10월 3억4000만 달러로 전월(5억1000만 달러)에 비해 30% 이상 급감하면서 2001년 4월(3억2000만 달러) 이후로 가장 적었다.
이에 따라 수입에서 지급을 뺀 송금이전수지는 10월 9억4000만 달러 흑자로 전월(1억 달러)의 10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이 역시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80년 이후로 최대 규모다.
기존 최대치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2월의 7억9000만 달러였다.



국내 부동산 헐값 매입


이같은 움직임은 교포들이 최근 국내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데다 원·달러 환율까지 상승해 고점 대비 30~40% 수준 가격으로 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교포들은 가격이 많이 내려간 ‘버블 세븐’ 지역 아파트의 매물을 주로 사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들은 미분양 아파트를 교포들에게 팔고자 해외까지 나가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국내의 아파트보다는 헐값에 매물로 나온 빌딩 등을 매입하고 있고 100억 원대의 빌딩을 사려는 교포들도 생겨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부동산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크지 않은데다 환율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고공행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주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원·달러 환율을 1200원으로, 한국경제연구원은 1210원으로 각각 예상했다. 1300~1400원대에 이르는 최근 상황보다는 조금 나아지겠지만 지난해 평균 환율(929원)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달러를 보유한 교포들로서는 환율 효과만으로도 국내 자산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얘기다.
박원갑 스피트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교포들의 부동산 매입 규모는 전체 시장 규모에 비해서는 많지 않지만 악성 매물을 소화하는 데는 어느 정도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화 ‘환테크’도 각광


환율이 급등하면서 ‘환테크’를 목적으로 원화를 사두는 교포들도 크게 늘었다. 환율 상승은 곧 원화가치의 하락을 의미하는 것으로 원화가치가 바닥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 원화를 저점매수하고 있는 것이다. 11월 중 외환은행의 원화 수출액은 644억 원으로 월별 기준으로 외환은행이 원화 수출을 시작한 이후로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외환은행의 원화수출은 지난 7월 56억원이었지만 8월 82억원, 9월에는 157억원, 10월에는 634억원으로 급증했다. 원화수출이란 국내 은행이 원화 지폐를 필요로 하는 해외 금융사에 수수료를 받고 원화를 판매하는 것이다.
환율이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해외 금융회사가 매입하는 원화 금액이 커지는데다 환테크 목적으로 원화를 사두려는 수요 자체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은행은 분석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교포들을 중심으로 예금이든 투자든 한국으로 돈을 송금하는 움직임이 많고 아예 원화를 사두려는 교포들도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예금금리가 사실상 ‘제로 금리’에 머물고 있는 미국 등에 비해 높은 점도 교포 자금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10월 예금은행의 저축성수신 평균금리는 6.31%로 2001년 1월 6.66% 이후로 7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하나은행 월드센터지점의 채은영 차장은 “상당수 이민자나 해외투자 고객들이 국내로 돈을 다시 역송금한 뒤 국내 금융상품에 분산 투자하고 있다”며 “특히 국내 예금금리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높다 보니 예금하는 교포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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